'뭇매 맞는' 두 부총리 딜레마

‘사분오열’ 가르는 사람 따로 ‘봉합수술’ 떠안는 사람 따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좌청룡·우백호’가 딜레마에 빠졌다.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금융개혁’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떠안았다.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핵폭탄을 넘겨받았다. 설상가상 두 사람 모두 정가복귀 마지노선까지 채 3개월도 남지 않았다.

한때 새누리당 ‘투톱’으로 활동했던 두 사람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와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2013년 각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정가에 이어 관가에서까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른손’ ‘왼손’에 비유되는 두 사람은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금융개혁’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좌청룡·우백호
최경환·황우여

최 부총리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중 하나인 금융개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22일 최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10월 중 창업 및 성장단계 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정책금융 재편방안을 마련하고 인터넷은행·크라우드펀딩 등 새로운 금융모델을 조속히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일찍이 박근혜정부는 4대 개혁(공공·교육·금융·노동)을 발표한 이후 금융개혁에 의지를 보여 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말 ‘경제관련 규제완화’를 외쳤고, 구체적으로 ‘액티브X’와 같은 비효율성을 제거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러나 금융개혁 핵심 주체 간 방향성이 달라 난항이 예상된다. 최 부총리와 기획재정부(기재부)는 금융권 노조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금융개혁이 탄력을 못 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금융노조 측은 정부가 금융 비효율성의 근원인 ‘관치금융’과 ‘낙하산인사’ 문제에 메스를 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주체인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의 ‘자율성 확대’를 개혁의 중심으로 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의 중심은 자율성 확대”라며 “다만 금융사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만큼 통제시스템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세 주체가 모두 엇박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 부총리는 최근 ‘금융개혁이 더딘 이유는 노조의 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개혁이 촉각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자충수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 11일 최 부총리는 페루 리마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며 “입사 10년 후에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 안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딜레마]
금융개혁 난항

최 부총리의 발언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알맹이가 없다”며 “이제 와서 이를 영업시간과 금융노동자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장 또한 마찬가지다. 최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은행 업무를 잘 몰라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분석을 내놨다. 익명의 한 은행권 관계자는 “셔터를 내려도 내부에 불이 켜져 있는 경우를 봤을 것”이라며 “시재·공과금 마감하느라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류정리 등 기타 자투리 업무까지 하고 나면 8~9시 퇴근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최 부총리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을 위한 노림수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인 출신답게 ‘노동시간’과 ‘강성노조’ 문제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박근혜정부는 금융개혁에 자신감을 보여 왔다. 최 부총리의 뚝심도 그렇지만, 대구고 인맥을 활용해 금융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 구동현 산은캐피탈 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등이 최 부총리와 대구고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2013년 여당 ‘투톱’, 관가에서 재회
금융노조 반발 “최경환 현실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금융권에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국민연금 인사와 관련해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충돌한 것이다.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를 통보한 것이 발단이었다. 최 이사장은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었다. 홍 본부장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최 부총리와 대구고 15회 동기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개혁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도 연계되어 있다. 야당은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추진할 경우 4대개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이상민 의원은 “지금 정부도 노동개혁과 같은 여러 가지 개혁에 대해서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될 부분들이 많지 않나”며 “만약에 이렇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야당의 반대, 또 역사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이면 결코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에 협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개혁이 늦어질수록 조바심이 나는 쪽은 최 부총리일 수밖에 없다. 최 부총리의 제20대 총선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가복귀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최 부총리는 11월 또는 늦어도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는 12월에는 정가 복귀가 예상됐었다. 만약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거나 늦춰질 경우 최 부총리가 느낄 딜레마는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황우여 딜레마]
역사교과서 총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정가는 물론 사회 이슈 중에서도 가장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학생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기 위해선 지금의 검인정 제도가 아닌 단일화된 역사교과서 발행이 필요하다’며 국정교과서를 추진하고 있다.

사학계와 야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이화여대 등 전국 대학교 역사교수들은 집필거부를 선언하고 있으며, 현장의 교사들은 반대서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관점에서 기록된 역사가 불러올 수 있는 ‘다양성’과 ‘창의성’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야당은 거리로 나섰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골라 서명운동에 나섰으며, 박지원 의원 등은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지난 15일 회동을 갖고 ‘국정화 저지’에 뜻을 모았다. 바야흐로 ‘문재인-심상정-천정배’로 이어지는 야권연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심 대표는 천 의원과 만난 이날 “박 대통령이 야당을 뭉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청은 합심해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학생들이 보는 자습서와 선생님들의 교사용 지도서는 완전히 좌편향 내용을 담고 있다”며 “좌편향 교과서는 발톱을 가진 교과서이고, 그렇기에 국정교과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직접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언급한 적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7종 (역사)교과서를 보면…(중략)…결과적으로 헌법가치로 받아들일 수 없는 설명이 많이 나온다. 그걸 바로 잡자는 게 개편 방안”이라고 말하는 등 당·청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국정화 반대 사학계 집단 집필포기
“국민 가르지 말라”던 대통령 어디?


국정화 추진은 지난 12일 확정됐다. 교육부는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한다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에 모든 관심은 교육부와 황 부총리에게 집중된 상황이다.

황 부총리는 국정화 역풍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황 부총리가 더 이상 교육부장관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복수의 언론은 황 부총리가 당 대표 시절 발표된 여의도연구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자가당착을 지적했다.

2013년 11월자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국정화는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맞지 않고 특정 정권의 치적을 미화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경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고서 발행 당시 여의도연구원 이사장은 새누리당 대표였던 황 부총리였다. 해당 보고서에 대해 여의도연구원 측은 담당 연구위원의 개인적 소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황 부총리의 부담감을 언급한다. ‘집필포기’ ‘서명운동’ 등 국정화로 가는 과정에 험로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장관으로서 느낄 책임감은 물론 내년 총선 출마라는 현실적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만약 국정화가 야권 및 사학계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화살은 온전히 교육부와 황 부총리에게 쏠릴 수 있다.

목전에 둔
개혁역풍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출국에 앞서 박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해 “결코 정쟁이나 이념 대립에 의해서 국민을 가르고 학생들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는 이미 ‘사분오열’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과 박근혜정부 사이에 있는 최·황 두 부총리의 역할론이 주목받는 이유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근혜 ‘순방 징크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3박 6일 동안 진행된 가운데 어김없이 ‘순방 징크스’ 얘기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었던 지난 2013년 5월경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나 국내에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 추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경에는 중남미 순방 길에 오른 첫날 ‘성완종 리스트’가 터져 정가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

지난 6월경에는 반대로 국내에서 ‘메르스 사태’가 터져 해외일정인 한·미 정상회담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 외에도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남북정상회의록 공개·이석기 내란음모·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사퇴·리퍼트 미국대사 피습사건에 이르기까지 약 13차례 크고 작은 일이 겹쳐 발생했다. 이에 세간에서는 ‘우연’보다 인과관계에 힘을 싣는 ‘징크스’라 표현하게 됐다.


나갈 때마다 일 터진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번 순방 징크스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를 꼽고 있다.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야당에서 나왔을 정도로 작은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연’이 겹친 징크스를 두고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억지스럽다는 의견이 있다. <경인일보> 배상록 정치부장은 칼럼을 통해 “사건으로만 치자면 대통령이 외국에 있을 때보다 국내에 있을 때가 훨씬 더 빈번할 터, 대통령이 국내에 있다는 사실을 굳이 결부시키지 않을 뿐이다”라며 “‘대통령이 나가기만 하면 일이 터진다’며 비아냥거리거나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건 아무래도 좀 치졸하고 억지스럽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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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