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사위 스캔들 '소문과 진실'

거물급 마약 공범들 ‘이대로 묻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대미문의 마약 스캔들이 터질 조짐이다. 집권여당 대표의 사위가 휘말렸다. 뿐만 아니라 유명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현재 언론은 물론 검찰까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번 사건은 지난달 9월10일 <동아일보>가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기사는 ‘거액 자산가의 아들 A씨는 유력정치인의 인척으로 2년 반 동안 코카인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했으나 양형 기준을 벗어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검찰은 이에 항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온갖 마약 섭렵
펜트하우스 파티
 
기사에 나온 A씨는 ‘유력 정치인‘으로 소개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딸 김현경(32)씨의 남편 이상균(38)씨다. 상균씨는 충북 신라개발 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현경씨는 수원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특혜 채용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상균씨는 현경씨와 지난 8월25일 비밀리에 결혼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일제히 ‘김무성, 충청사위 맞는다’는 내용으로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 대표의 사위가 마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온갖 소문이 돌았다.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던, 모 병원장의 아들 ㄴ씨와 CF감독 ㅂ씨, 유명 연예인 ㅇ씨 등이 거론됐다. 이와 더불어 김무성 대표의 둘째 딸 현경씨도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현 정권의 실세의 조카 ㅅ씨까지 연루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여기서 일부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소문으로 떠도는 내용도 있다.
 

먼저 상균씨가 지난 3년 동안 마약을 투약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상균씨에 대한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담당재판부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합의부로 돼 있다. 검찰은 상균씨를 한차례 기소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5일과 올해 1월22일 두차례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가 마약을 투약한 시점은 2011년 1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3년 동안 마약류를 15회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에 대한 혐의는 모두 3건으로 마약류관리에 따른 법률위반으로 1건은 마약, 1건은 항정, 1건은 대마였다. 
 
상균씨가 투약한 마약은 코카인·필로폰·엑스터시·대마·스파이스 등 총 5종류에 이른다. 특히 코카인이나 스파이스 같은 마약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척 고가에 지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카인의 경우 소위 마약하는 이들 사이에서 ‘최상’으로 분류돼 국내 공급책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균씨는 통상적인 1회 투약량을 훨씬 초과하는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7월과 2013년 5월, 2014년 2월 등 상균씨는 한차례만 0.03g을 투약했을 뿐 그 외 두 차례는 0.05g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균씨는 2014년 6월 23일과 25일에는 1회 투약량이 0.1g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마약사범의 1회 투약량은 0.03g인 게 정설이다. 검찰이 마약거래를 적발했을 때 ‘몇 명분의 마약이다’라고 발표할 때의 기준도 0.03g이다. 상균씨는 통상적으로 1회 투약량의 2배에 가까운 마약을 투약한 것이다. 
 
김무성은 진짜
알았나 몰랐나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2월6일 상균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여론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말이 되느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 배경에 여당 대표의 사위라는 점이 한몫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위가 마약 전과가 있는지 몰랐다”고 일축했지만,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그때야 “딸이 울면서 호소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균씨는 유죄 판결을 앞두고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며 결혼 상대방인 현경씨의 이름과 직업 등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6일 선고된 판결문엔 재판부가 양형 기준을 이탈해 선처한 이유로 ‘가족 관계나 환경’을 들고 있으며, 상균씨가 현직 대학교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참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상균씨가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현경씨를 ‘현경’으로 저장해 놓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이 상균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현경 씨의 신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대표 가족 휘말려 세간 관심 집중
상습범이 집유 4년뿐 “봐주기 아니냐”
 
이런 탓에 현경씨도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마약 투약 공범의 존재 및 은폐 논란이 끊이질 않자 현경씨는 검찰에 DNA 검사를 자청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상균씨의 펜트하우스를 압수수색해 마약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 17개를 압수했다. 이 가운데 일부 주사기에서 상균씨의 DNA와 함께 제3자의 DNA가 섞여 있었지만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고 종결한 바 있다. 
 
제3의 인물 DNA를 발견했는데 주인공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마약 수사는 마약 투약자의 주변 인물을 수소문해 공범을 찾는 것이 보통인데 이례적으로 검찰은 제3의 DNA 흔적을 발견하고도 이를 밝히지 못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 때문에 혼합유전자의 당사자가 현경씨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현경씨가 직접 검찰에 자신의 DNA 검사를 자청한 것.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일 오후 “김(현경)씨의 유전자형과 압수된 주사기에서 검출된 혼합유전자형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제3의 인물은 누굴까.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을 보면 하나같이 거물급 인사들이다.
 
이들이 거론된 경위는 마약 공급책인 ㅈ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가 마약에 취해 모텔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ㅈ씨는 경찰 수사에서 마약에 취해 자신이 마약을 공급한 고객과 마약을 공급한 상위 공급책의 이름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 입에서 나오는 인물은 하나 같이 월척이었다.

부실수사 탓
의문만 무성
 

검찰은 일단 상위 공급책인 공예예술가 ㅅ씨를 구속해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술에서 상균씨를 비롯해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병원장 아들 ㄴ씨, CF감독 ㅂ씨, 유명연예인 ㅇ씨, 힙합가수 ㄱ씨 등이 거론됐다. 
 
병원장 아들 ㄴ씨와 ㄱ씨는 이미 마약 사범 전력이 있다. 특히 ㄴ씨는 산부인과 의사이기도 하다. ㄴ씨는 지금까지 마약 전과가 세 번째 이르는 것으로 의사면허를 박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교민 신문인 <선데이저널>은 상균씨와 함께 ‘마약파티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거론된 이들이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으로 이어지는 친분을 다수 SNS에 게재된 이들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ㅇ씨는 SNS 그램러브닷컴으로 상균씨로 추정되는 아이디와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상균씨는 SNS 인스타그램으로도 ㅇ씨와 ㄴ씨 등을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나이를 보면 비슷한 또래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상균씨는 1977년생이며, ㅇ씨는 1978년생. ㄴ씨는 1980년생으로 알려졌다.
 
ㄴ씨의 SNS에는 이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으로 ‘상균이형 몰아주기’ 등을 설명을 써서 ㅇ씨 등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셋과 여배우 ㅇ씨로 추정돼는 인물과 함께 요트를 타는 사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에 ‘내 청춘을 너희와 함께 했다’라는 글로 돈독한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위층 자제들 연루설

앞뒤 맞지 않은 해명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은 이들 중 2명은 마약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ㅇ씨도 함께 마약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주사기 주인이 ㅇ씨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공급책 ㅅ씨가 ㅇ씨도 함께 마약을 했다며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들과 SNS상 친구를 맺고 있는 ㅅ씨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 사건은 소문만 무성하다. 이런 배경에는 ‘검찰의 부실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와 서울고검국정감사에서 김 대표 사위의 마약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작년 11월 검찰이 이(상균)씨 자택에서 압수한 17개의 주사기 중 9개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지만 검찰 기소 내용에는 상당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씨의 판결문 속 공소사실에 주사기로 코카인이나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적시된 내용은 압수수색 시점과 1년 반 이상 떨어져 있거나 자택이 아닌 차량이 투약 장소인 사안”이라며 “공소사실에 빠졌다면 축소수사 아니냐”고 따졌다. 

그들만의 친분
SNS 통해 과시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앞선 법무부 국감에서 검찰은 이씨의 공범인 병원장 아들인 ㄴ씨와 CF감독 ㅂ씨가 마약 전과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들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판결문으로 확인됐다”며 “국회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진태 검찰총장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며 “1차적으로 당사자들이 각성했을 것이고 검찰도 이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김무성 '사위 스캔들' 언론도 긴장했다
 
지난달 9월 10일 <동아일보>에서 최초로 김무성 마약 사위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당시 이 보도가 나간 이후 정치부와 법조계 기자들은 ‘유력 정치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동아일보> 기자들도 이 정치인이 누군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함구령’이 떨어졌다는 것. 
 
특정 언론사에서 특종이나 단독 기사 등을 보도할 경우 기자끼리는 사실관계를 해주는 게 업계 관례다. 당시 한 법조계 기자는 “<동아일보>가 보도를 하고도 바짝 엎드려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며 “그 어떤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내내 ‘유력 정치인’의 정체를 풀지 못하다가 여러 입을 통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라는 사실이 확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배후에는 야당이라는 설과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쳐내기 위해 소스를 제공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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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