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솜방망이 처벌’ 논란

진짜 몸통 나누고 깃털만 살짝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지난 4년간 실체가 없는 지주사라는 의혹을 꾸준히 받고 있는 회사가 있다. 삼양라면으로 유명한 삼양그룹 실질적 지주사인 ‘비글스’다. 페이퍼컴퍼니 논란까지 있는 비글스지만 관계 당국의 감독을 피해가는 모습이다. 감독당국은 하위 계열사에 변죽만 울리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양식품이 계열사에 부당지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과징금 총 3억200만원을 지난달 20일 부과했다. 부당지원을 받은 회사 에코그린캠퍼 역시 100만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과징금 3억 부과
 
공정위에 따르면 에코그린캠퍼스는 삼양식품과 총수일가 등 내부 지분율이 100%에 달하는 비상장 계열사다. 원유 생산 및 목장 관광업을 하는 사업체로 강원도에서 대관령 삼양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1995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20여년 회사 임직원 총 13명에게 에코그린캠퍼스 업무를 맡기고 인건비를 대신 지급했다. 또 에코그린캠퍼스의 관광사업을 위해 삼양식품은 자사 셔틀버스를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연평균 450대 이상 무상 대여했다.
 
삼양식품의 지원금액은 총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10년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적으로 열악했던 에코그린캠퍼스는 삼양식품의 지원으로 경쟁 사업자에 비해 유리한 여건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공정위가 지난해 2월 모기업에서 부당지원 받은 계열사도 제재할 수 있도록 근거조항을 도입한 이후 모기업과 계열사를 함께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중견그룹의 부당지원 행위도 공정위의 감시 대상”이라며 “에코그린은 법 시행 유예기간(1년) 경과 이후 행위에 대해서만 제재를 받아 과징금액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양식품에 대한 제재를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나온다. 삼양식품 지주사의 각종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에 내린 제재가 ‘변죽만 울리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삼양그룹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탓에 많은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 당장 삼양그룹은 중견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을 제외한 모든 지주사와 계열사가 비상장사로 이뤄져 있어 내부 비리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최근 삼양그룹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대다수의 사례를 살펴보면 상장사에 이름을 올린 삼양식품에서부터 사정이 시작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상장사에 비해 비상장사는 상대적으로 관리 감독이 소홀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비글스’에 대한 많은 의혹에 대해 감독 당국의 무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비글스는 2011년 세상에 존재를 처음 드러내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 병우씨가 지분 100%를 쥐고 계열사에 실질적인 지주사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과 법인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는 오너일가의 편법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검찰·국세청·공정위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외면하는 모양새다.
 
비글스는 설립부터 의뭉스러운 모습이다. 비글스는 200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는데 당시 13세였던 병우씨가 지분을 100%를 쥐고 있어 설립 자본금 출처 논란이 일었다. 특히, 2012년에는 삼양그룹의 지주사 내츄럴삼양의 지분 26.9%를 매입해 어떤 돈으로 지분을 사들였는지에 대한 의혹의 증폭됐다. 이 과정에서 내츄럴삼양의 지분을 정당한 가격에 매입했는 지에 대한 의혹도 동시에 불거졌다.
 

아울러 대표를 제외하고 종업원이 없는 회사로 알려진 비글스가 2010년 기준 6억원의 매출을 올린 상황도 의혹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글스는 내츄럴삼양의 지분을 매입해 실질적인 그룹 지주사의 영향을 행사했다. 문제는 비글스가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내츄럴삼양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을 당시 비글스가 법인에 올린 사무실 주소가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찜질방으로 알려지면서 페이퍼컴퍼니 논란에 휩싸였다.
 
공정위 대관령목장 부당지원 사실 적발
이상한 지주사 모르쇠 “변죽만 울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비글스는 회사의 주소를 오피스텔로 옮겼지만 실체가 없다는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옮긴 주소지 역시 실체가 불분명한 사무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법인 등기에 등록된 주소지의 사무실이 실질적으로 직원들이 운영하는 회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의혹이 재차 제기된 것이다. 설립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비글스의 설립목적은 농산물 도소매업, 수출입업, 경영컨설팅 및 기업 투자관리업과 해외기술알선-보급 및 이를 추진하기 위한 해외투자업 등이지만 실체가 불분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양그룹 측은 비글스의 존재가 처음 언론에 나올 당시 관계를 부정하는 모양새였다.
 
 
이후 비글스가 내츄럴삼양의 최대주주이자 오너3세의 개인회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양그룹은 비글스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협력사일 뿐”이라며 비글스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었다. 지난 4년간 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비글스와의 관계 설명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
 
비글스는 설립 과정부터 삼양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가 되기까지 많은 의혹을 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관리당국이 조사에 착수해야 할 이유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독 당국은 비글스에 대한 의혹 제기가 시작된지 4년이 지나고 있는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비글스가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미성년자인 병우씨가 어떤 자금으로 비글스를 설립하고 내츄럴삼양의 지분(26.9%) 인수했는지에 대한 의혹과, 정당한 대가로 내츄럴삼양의 지분을 인수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다.
 
자금 출처에 대한 의심은 국세청(증여)이, 또한 정당한 대가로 내츄럴삼양의 지분을 사들였는가에 대한 의혹은 검찰(배임)이, 수상한 매출과 관련해서는 공정위(일감몰아주기)가 각각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통상적인 것으로 보여지지만 비글스에 대한 의혹이 지난 4년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도 관련 당국의 어떠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지 않고 있다.
 
국세청은 “미성년자인 병우 씨가 설립한 자금의 출처와 관련한 내용은 국세청 소관 업무가 맞다”면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감독 당국의 공식적인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삼양그룹이 각종 의혹 제기에 좀더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독당국 무관심
 
감독당국 관계자는 삼양그룹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된 데 대해 “비글스의 경우 제기된 의혹이 많아 감독 당국 간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면서 “삼양그룹이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이 아닌 중견기업이기 때문에 감독당국의 시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