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리포트 - 그들이 궁금하다’ ②그들은 어떻게?

“한번 죽이면 또 죽이고 싶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경찰청 범죄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913건의 살인범죄가 발생했다. 이 중 총기, 칼, 독극물 등을 이용한 소지범죄가 771건, 미소지범죄가 142건으로 조사됐다. <일요시사>에서는 범행 강도가 높은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살인은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치정, 원한, 재물(강도), 정신병으로 인한 살인이 일반적이나 장기간에 걸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연쇄살인도 더러 발생한다.

대한민국 발칵 연쇄살인

연쇄살인은 장기간에 걸쳐 여러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살인범과 피해자 사이에 원한, 치정, 채무 등의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에 행해지는 살인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은 ‘외딴집 일가족 연쇄살인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 ‘대구동구연쇄살인사건’ ‘정두영연쇄살인사건’ ‘유영철연쇄살인사건’ ‘서울서남부연쇄살인사건’ ‘경기서남부부녀자연쇄살인사건’ 등 7건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쇄살인은 1975년에 발생한 ‘외딴집 일가족 연쇄살인사건’이다. 살인범 김대두(당시 27세)는 8월13일부터 10월7일까지 55일간 전남 광산군민 안종현(당시 63)씨를 시작으로 경기도 평택, 양주, 시흥, 수원 등 전국 9개 지역의 외딴집에서 17명을 살해했다.

가장 참혹한 살인으로는 평택의 외딴 초가집에 살던 할머니(당시 71)와 손주(당시 5·7·11세)를 장도리로 가격해 살해한 사건과 시흥군의 20대 여성을 강간한 후 부엌칼로 가격해 살해한 사건이 꼽힌다. 시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서 피해여성의 자녀인 생후 3개월 된 아기도 발로 짓밟아 내장 파열시켜 살해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청바지를 세탁소에 맡겼다가 세탁소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김대두는 1976년 12월28일에 사형됐다.


다음으로 알려진 연쇄살인은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재조명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이다. 1986년 9월19일부터 1991년 4월3일까지 여성 10명이 살해된 이 사건은 2006년 4월2일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1986년 9월19일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에서 하의가 벗겨진 노인(당시 71세)이 목 졸려 살해된 채 발견된 데 이어 불특정 다수 여성 9명이 강간 살해됐다.
 

피해자 전원이 태안읍 반경 2km 이내에서 살해돼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80만명의 경찰이 동원돼 수사를 벌였으나 3000여명이 용의자로 지목된 채 미제사건으로 분류되고 말았다. 7·9·10차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3명이 자살하는 소동이 벌어져 항간에 ‘화성괴담’이 떠돌기도 했다.

1997년 2월20일 대구광역시 동구에서도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살인범 이승수(당시 21세)는 함께 잠을 자던 김(당시 27세)씨가 자신의 몸을 더듬는데 격분해 흉기로 살해한 후 도주했다. 50m 근방의 분식점에 들러 식사를 하려다 “식사 안 된다”는 종업원 이모양(18세)의 말에 또 다시 격분해 이양을 살해했으며 새벽기도를 가던 60대 여성도 살해했다. 총 4명을 살해한 이승수는 사형을 선고받아 현재도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불심검문 중인 방범대원 김찬일(당시 43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11년간 복역한 정두영(당시 32세)은 출소 직후인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16번의 강도짓을 하고 9명을 살해했다. 부산과 울산 등 경남 일대에서 살인강도 행각을 벌인 정두영은 충남 천안에서 인질강도를 저지르다 체포됐다.

1999년 6월2일 부산 서구 부민동의 한 부유층 주택에 무단침입한 정두영은 가정부의 머리와 얼굴이 으스러질 정도로 가격해 살해했으며 2000년 3월11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 고급 주택에서 두 명의 여성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살해했다. 같은 해 4월8일에는 DCM철강 정진태 회장의 자택에 침입해 정회장과 가정부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
 

유영철(당시 34세)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0명을 살해했다. 유영철은 주로 80대 이상의 노인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으며 8월13일 구속 기소돼 ‘이문동살인사건’을 제외한 20명 살인범죄의 유죄가 인정, 사형 선고를 받았다. 미국 잡지 <라이프>의 ‘20세기 대표 연쇄살인자 30인’에 선정돼 역대 최악의 살인마로 통한다.

유영철과 살인수법이 비슷한 살인범 정남규는 2004년 2월26일부터 2년간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1월14일 경기도 부천시의 한 공터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생 2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데 이어 20대 여성 두 명도 둔기로 가격해 살해했다.


또 조선족 김모씨는 옆구리와 가슴 등 4곳을 칼에 찔렸고, 군포시 산본동에서 우유배달을 하던 김모씨도 20차례 칼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영화 <살인의 추억>의 유행으로 ‘서울판 살인의 추억’으로 주목받은 정남규는 2006년 4월22일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정남규는 2009년 11월21일 독방에서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했다.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이 연쇄적으로 납치·살해된 ‘경기서남부부녀자연쇄살인사건’도 발생했다. 강호순은 납치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후 인근 절벽 및 농가에 암매장했다. 

길가다 ‘푹’ 묻지마살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른 연쇄살인범들이 있는가 하면, 동시간대에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 살해한 묻지마살인범들도 최근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특히 군부대의 총기난사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1982년 4월26일, 청와대 근무요원을 지낸 우범곤 순경(당시 26세)이 지방 발령 및 동거녀와의 불화에 인근 예비군 무기고에서 카빈소총 2정과 실탄 180발, 수류탄 7발을 훔친 후 62명을 살해하고 33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우범곤은 우체국에 들러 집배원과 전화교화원을 살해해 외부와의 통신을 두절시킨 후 경남 의령군 궁류면 일대 4개 마을을 돌아다니며 총을 쏘고 수류탄을 터트렸다. 이튿날 새벽 5시 평촌리의 한 가정집에서 자고 있던 일가족 5명을 깨워 함께 자폭했다.

1991년 10월17일, 대구광역시 서구 비산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농부 김정수(당시 29세)가 무대 위에 휘발유를 뿌린 후 불을 질러 16명이 사망했다. 그는 옷이 누추하다는 이유로 출입을 제지 받자 격분해 범행을 일으킨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아동황산테러사건’은 1999년 5월20일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에서 김태완(당시 6세)군이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황산 테러를 당한 사건이다. 황산테러를 당한 김태완군은 실명과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49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2013년과 2014년에 재수사를 벌였으나 용의자를 좁히지 못했다. 이 사건은 2014년 7월7일부로 공시시효가 만료됐다.

최대 참사로 꼽히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는 지난 2003년 2월1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했다. 이 화재참사로 192명이 사망하고 21명이 실종됐으며 151명이 부상당했다. 방화범 김대한(당시 56세)은 경찰 조사에서 뇌졸중으로 오른쪽 상·하반신의 장애 및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게 되자 삶을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대한은 이듬해인 2004년 8월30일 지병 악화로 사망했다.
 

2005년 6월19일에 발생한 ‘연천군부대총기난사사건’으로 28사단 소속 GP 간부 1명과 병사 7명이 사망했다. 김동민 일병이 내무실에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1 기관단총 44발을 난사해 현장에서 8명 모두 즉사했다. 당시 연천군총기사건유가족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마련해 김동민 일병의 단독 범행이 아닌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김동민 일병은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다.

지난 5월13일에는 서울 서초구 소재의 한 예비군훈련장에서 사격훈련 도중 한 예비군이 동료 예비군 4명에게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사망했다. 사건 직후 자살한 가해자에게서 범행 계획을 적은 유서가 발견됐다.

벌레 취급하는 엽기살인


살인범들은 살해 대상자에게 독극물을 먹이거나 살인 후 사체를 토막 내는 등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최근 발생한 ‘파주전기톱살인사건’과 ‘시화호토막살인사건’, ‘상주농약사이다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4월1일,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거주하던 조선족 오원춘이 28세 여성을 납치한 후 목 졸라 살해했다.

범행 직전 여성에게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경찰이 주변을 수사하던 중 스패너로 여성을 내려친 후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오원춘은 사체를 358점으로 토막내 여행용 가방과 비닐봉지에 담아 팔달산에 버렸다. 검찰은 오원춘이 장기매매 목적으로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원춘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지난해 5월26일, 파주에서 핸드폰 채팅어플로 성매매를 해온 A(당시 37세, 여)씨가 모텔에서 성매수자 B(당시 50세, 남)씨의 신체 41곳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A씨는 B씨의 사체를 전기톱으로 토막 낸 후 인천 남동구의 한 공장 앞과 파주시의 농수로에 상·하반신을 나눠 버렸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신용카드로 귀금속을 구매하고 다른 남성과의 성매매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A씨에 대해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같은 해 12월4일, 수원시의 팔달산에서 얼굴과 팔, 다리가 없는 상반신 사체가 비닐봉투에 담긴 채 발견됐다. 당시 신장으로 추정되는 장기 일부만 있고 심장, 간 등의 주요 장기는 없었다. 사체 발견 지역은 오원춘 사건 발생 지역에서 1km도 채 되지 않은 곳이었다.

일주일 후 수원천 매세교 인근에서 검은색 비닐봉투에 담긴 살점과 속옷이 추가 발견됐다. 두 장소에서 발견된 사체 일부가 동일인이라는 국과수 감정결과가 나오자 경찰은 피해자와 동거한 박춘봉을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2월4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일대에서 토막 사체가 발견됐다. 인근 거주자 박(당시 67세, 여)씨의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박씨의 별채에 불이 난 점 등을 수상히 여겨 별채에 세 들어 살던 김(당시 58세, 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김씨가 내다버린 육절기(고기뼈를 자르는 기계)에서 박씨의 혈흔과 인체 조직이 발견됐으며 인터넷에 ‘인체해부학’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보해 김씨를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박씨가 김씨의 구애를 거절하고 방을 빼라고 한 데 앙심을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7일, 조선족 김하일이 토막 사체를 유기하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기도 시흥시 시화방조제에서 토막난 김하일의 부인 사체가 발견된 지 이틀이 지난 후였다. 김하일은 부부싸움에 우발적으로 아내를 망치로 때린 후 목 졸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하일은 아내의 사체를 화장실에서 부엌칼로 토막낸 후 시화방조제와 조카의 집 등 4곳에 유기했다.

지난 7월14일, 경상북도 상주군 공성면 금계1리의 한 마을에서 초복 잔치를 하던 7명의 할머니가 사이다를 마신 후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태에 빠졌다. 3일 후 초복 잔치에 동석했으나 유일하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박모(당시 82세) 할머니가 긴급 체포됐으나, 직접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오는 12월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사 속 기사> 살인사건 최다 발생지역 "역시 살인의 추억"
경기 화성시 태안읍 불명예, 10건 중 4건 '집안'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살인범죄의 실태와 유형별 특성: 연쇄살인, 존속살인 및 여성살인 범죄자를 중심으로’연구자료에 따르면, 살인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집안’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10년간 살인사건의 발생장소를 취합한 결과, 집안 발생이 41∼45%의 비율로 나타났으며, 이어 노상(16∼19%), 기타(12∼18%), 숙박 및 유흥업소(8∼10%), 상점 및 시장(2~5%), 야외(1∼5%)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사무실과 공사장·창고·공지, 기관의 살인범죄 비율은 1∼3%대였다. 10년간 평균치는 집안(43.4%), 노상(18.3%), 기타(15.1%), 숙박·유흥업소(9.2%), 야외(3.5%), 상점·시장(3.4%), 사무실(2.3%), 공사장·창고·공지(2.1%), 기관(1.9%), 교통수단(0.8%) 순이다.

살인범죄를 포함한 전체 범죄 발생도가 가장 높은 장소는 노상(60.8%), 기타(11.1%), 집안(10.4%), 숙박·유흥업소(5.1%) 순으로 나타나 살인범죄 발생 장소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의 최다 발생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으로 나타났다.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에서 3명, 안녕리에서 2명, 황계리·병점리에서 각 1명씩 살해돼 총 7명이 살해됐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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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