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강남자동차매매단지 김용선 관리단장

“강남단지 사람들, 전임 관리단장 손에 놀아나고 있다!”

[일요시사 경제팀] 이창근 기자 = <강남자동차매매단지 내홍 전모> 1탄 기사가 나간 후 강남단지 관리단은 <일요시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고발했다. 관리단에 대해 악의적인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이다. 1탄 기사에 이어 내보낸 <관리단 전 직원 양명렬씨의 양심고백> 기사도 문제를 삼았다. 사실 확인 없이 양씨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담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14일 언론중재위원회는 <일요시사>가 보도한 1탄 기사에 대해 “강남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언론사의 기본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다. “제기된 문제에 대한 충분한 반론을 담았기 때문에 중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다.

다만 양명렬씨 인터뷰를 담은 후속 기사에 대해서는 “양씨의 발언 수위가 높은 만큼 관리단 측에도 동일한 발언 기회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다음은 언론중재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강남자동차매매단지 김용선 관리단장의 인터뷰다.

- 언론중재위를 통해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하고 싶은 말이 뭔가?
▲ 일전에 관리단 취재 왔을 때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고 해명을 했는데 마치 관리단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 그렇지 않다. 매매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 그대로를 취재해서 보도한 거다.
▲ 물론 여러 사람 만나보고 기사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 말은 믿을 수 있고, 관리단의 해명을 못 믿겠다는 접근 아니었나?


- 허참. 강남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홍을 보도했을 뿐 누구 말이 맞고 누구 말이 틀리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수사기관에서 답을 내놓을 게 아닌가?
▲ 하여튼 관리단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 무엇이 그렇게 아쉬웠나?
▲ 양명렬씨의 주장이 아무런 검증 없이 나갔다. 700만원이면 될 회계 결산비용을 5000만원이나 줬다는 말이랑 200만원짜리 배터리 교체비용을 2700만원으로 처리했다는 부분만 해도 그렇다.

- 그것이 어떻다는 것인가?
▲ 그 사람이 무슨 영수증이나 증빙자료를 주던가?

- 자신이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 그러니까 그 자료 보았느냐는 말이다. 아마 직접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자료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 말만 믿고 관리단에서 보여준 회의록과 결산자료를 부정하는 발언을 실은 것이 참 아쉬운 부분이다.

- 전직 관리단 직원의 발언이기 때문에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펴는 사안의 진위파악은 수사기관의 몫이다. 각종 의혹은 관리단이 매매단지와 관련된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탓에 생긴 것 아닌가?
▲ 그렇지만 관리단에 대한 부정적인 의혹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취재하지 않았다. 나로서는 그게 더 아쉽다.

- 강남단지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 것에 관리단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 잘못한 일로 질책을 받는다면 왜 억울해 하겠는가? 잘한 일도 이상하게 왜곡해서 해석하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그렇다.

- 단지 내 사람들은 관리단장이 다 해먹고 다닌다고 인식하고 있던데...
▲ 그러니까 말이다. 200만원이면 교체할 배터리를 2700만원에 했다고? 참, 어처구니가 없다. 진짜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배전반 공사에는 관리단 돈이 10원 한 장 안 들어갔다. 전기안전점검에 따른 배전반 공사 견적이 2700만원은 LED 공사비용에 합산해 발주했기 때문에 따로 회계처리 하지 않는다. 그것을 200만원 배터리 운운하다니... 참 악의적인 해석이다.


- 전 직원인 양명렬씨 등의 증언이 틀렸다는 것인가?
▲ 틀렸다. 완전 허위다. 오죽하면 그 사람을 고발까지 했겠나. 관리단이 회계자료에 공개한 것이 맞다. 어떻게 회계자료를 의심하는지 모르겠다.

- 그렇다면 회계비용 관련한 이슈도 악의적 해석이란 말인가?
▲ 그 부분은 회계법인이 보내준 자료를 보면 답이 나온다. 2013년과 2014년 회계결산 비용으로 입금된 내역이 거기에 있다. 600만원 한 번, 30만원 한 번. 총 630만원 지급했다. 다 세무서에 신고된 거다. 회계 맞추기가 어려워 5000만원 넘는 돈이 집행됐다고? 관리단 통장 다 뒤집어 보라고 해라. 보면 알 것 아닌가!
 

- 그 말도 많은 LED 공사 얘기 좀 해보자. 전기료가 23만원 밖에 안 줄었다는데...
▲ 정말 말이 안 되는 소리다. 2012년부터 금년 6월까지 3년 치 전기세 명세서 줄 테니 확인해 봐라. 23만원 줄었다고? 매달 1000만원 가까이 줄고 있다. 절감액이 980만원 이하면 그 차액만큼을 공사업체가 물어주도록 계약되어 있다. 더 이상 어떻게 해명하나?

- 중국산 재료를 썼다는 말이 있다.
▲ 국산 제품 쓰도록 계약되어 있다. 만약 중국산 제품 사용했다면 공사업체가 책임지도록 하면 된다. 2019년까지 보장되는 5억 짜리 하자보증보험도 받아뒀다.

- 중국산 제품 썼을지도 모른다는 말인가?
▲ 내가 조명기술자도 아닌데 그것까지 확인할 능력은 없다. 그러나 계약서에 어떻게 해야 강남단지에 피해가 가지 않는지 만약 피해가 생기면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 나중에 조사결과 중국제품이 사용됐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당연히 계약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 주차비에 대한 양명렬씨 주장이 설득력이 있던데.
▲ 주차비를 개인 통장이 아니라 관리단 통장으로 받는다. 당연히 회계감사를 받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서 자금을 운용한다. 총회책자 11페이지, 23페이지 미수금 내역을 보면 다 나와 있다. 어느 상사가 주차비를 얼마나 냈고, 어느 상사가 얼마를 안 냈는지 상호까지 다 공개했다.

그 내역이 틀리면 해당 상사에서 가만히 있었겠나? “내가 언제 이만큼 주차비를 밀렸느냐, 무슨 수작을 꾸미려고 이런 문서를 만들었느냐” 하면서 진작 난리가 났을 것이다.

- 그래도 관리단의 해명이 통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 글쎄 말이다. 뭔가 제대로 잘못을 지적한다면 할 말이나 없지. 이건 잘한 일도 비비꼬아서 못된 일로 만들어 놓으니 미칠 지경이다.

- 상인들의 시선도 같은 맥락이던데...
▲ 그게 더 죽겠다. 몇 사람이 분위기를 잡고 관리단을 물고 늘어지니까 다들 그런 줄 안다. 어느 누구 한 명 직접 관리단에 찾아와서 따져줬으면 좋겠는데, 찾아오지는 않고 자기들끼리 의혹만 키운다.

- 왜 그런다고 생각하나?
▲ 전임 관리단장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10년 동안 관리단장을 했던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과 그 일당들이 현 관리단을 흠집 내고 있다.

- 그 사람이 왜 그런다는 말인가?
▲ 그럴 사정이 있다. 지금 관리단은 전임 관리단장을 포함한 집행부 5명에 대해 27억 짜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거의 십년간 관리단을 운영해 온 이 사람들이 관리단에 끼친 손해가 크다. 그래서 횡령과 배임혐의로 고소 고발을 했고, 다섯 명 각각의 재산에 11억5000만원씩 가압류를 걸어 놨다. 그 때문이다.
 


- 그것이 어떤 상관이 있는가?
▲ 생각해 봐라. 자기 재산에 11억 이상 가압류가 걸려있으면 그것을 풀고 싶지 않은가.

- 그런데?
▲ 그러려면 관리단과 나를 공격해서 흠집을 내야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신임 관리단장으로 만들고, 그 다음 전임단장 고소 건을 취하시킨다는 수순이다.

- 전임 관리단장이 그럴 힘이 있나?
▲ 전임 관리단장만이 아니다. 가압류 당한 집행부 인사 5명도 똑같이 절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관리단이 하는 모든 일에 태클을 걸고 있다.

- 단지 내 상인들의 시선도 흠집 내기로 보는가?
▲ 전임 관리단장이 이 단지를 장악한 것이 10년 이상이다. 매년 하게 되어 있는 결산총회를 3년 넘도록 안하고, 닦달해서 결산하라고 하면 4년 치를 몰아서 한 번에 하던 사람이다. 단지 내에 나름 인맥도 많고, 같이 손발 맞추던 집행부 측 사람들까지 나서서 바람을 잡으니까 사람들이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언제고 진실을 알아 줄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 이기홍 강남지부장도 전임 관리단장에게 놀아나고 있다고 생각하나?
▲ 지부장과는 나름 좋았다. 사적으로는 형님 동생 했던 사이다. 일전에 내가 “형님! 거, 전임단장 꼬붕 노릇 좀 그만 하세요”라고 한 적 있는데 그것이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 내 딴에는 문제가 있다 싶어서 한 말인데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지부장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 순수한 사람을 이용해 먹는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할 뿐이다.

- 양명렬씨도 마찬가진가?
▲ 지금도 그 사람에게 화가 나지만 배경은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 양명렬씨가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다던데.
▲ 보여주던가?

- 일부 확인했다.
▲ 확인 해 보니 어떻던가, 그 자료들이 맞던가?

- 맞고, 틀리고를 제3자가 어떻게 단정할 수 있나? 비교 대상도 없는데... 다만 아무 근거 없이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판단은 가능했다.
▲ 그럼 그 사람 증거는 믿고, 관리단이 제시하는 증거는 못 믿는다는 것인가?

- 그 역시 믿고 안 믿고의 영역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했으니 그 결과에 따르는 것이지 기자가 판단할 영역은 아니다.
▲ 그 말은 내가 이 자리에서 아무리 해명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말인데... 좋다. 양명렬씨가 수사기관에 증거를 제시했다고 하니 관리단도 그 자리에서 해명하는 것으로 하겠다. 다만...

- 다만?
▲ 양명렬씨에 대해 한 마디는 하고 넘어가고 싶다. 안 그러면 내가 무슨 찔리는 것이 있어 반박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생길까 싶어서다.

- 어떤 말인가.
▲ 나중에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은 확실히 해두고 싶다. 무슨 증거를, 어떤 경로로,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 ‘잘못 알았느니, 오해였느니’ 하는 말로는 수습할 수 없을 것이다.

- 9월8일 치러진 관리단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렇다. 무산됐다. 투표자 수가 이상이 있어서 개표도 못하고 투표함이 봉해진 상태다.

- 부정투표 의혹인가? 작년 선거도 뒷말이 많았다던데.
▲ 창피하지만 그렇다. 행사를 준비한 주최자 입장에서 참으로 참담하다. 조만간 다시 총회를 열기로 했다.

- 이번에도 출마했다고 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관리단장을 왜 또 하려고 하나?
▲ 관리단장 직책에 큰 미련은 없다. 정말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다. 하는 일마다 음해하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싸우는 것도 이제 지친다. 정말 그만 하고 싶다. 하지만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 그게 뭔가?
▲ 내가 그만두면 다시 예전처럼 강남단지가 난장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질서를 잡아놨는데 다시 전임 관리단장 추종 세력들에게 관리단을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혹시 내 조건을 들어준다면 모르지...

- 조건? 어떤 조건 말인가.
▲ 누구든 관리단장에 선임되면 전임단장에 대한 27억 횡령 배임 건을 취하하지 않겠다고 공약하는 것이다. 그 건을 내가 마무리 짓도록 위임해 준다면 그 사람을 밀어줄 용의도 있다. 전임 관리단장 측과 무관한 사람이라면, 그래서 내게 27억 횡령배임에 관한 일을 끝까지 맡겨 준다면 내가 밀어 줄 수 있다.

-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 이미 관리단의 비용이 크게 들어간 사안이다. 유야무야 넘기면 관리단 빚만 늘어난다. 꼭 27억을 회수해야 한다. 그래야 강남단지가 산다. 결코 관리단이 제기한 민사재판을 취하 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게 아주 중요하다.

- 민사재판 마무리 때문에 연임을 하겠다는 것인가?
▲ 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템이 예전으로 주먹구구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싶은 것도 이유다.

- 주먹구구 시절?
▲ 잘 이해가 안 갈 수 있다. 예전에 어떻게 했는지 관리비 내역 하나만 보자. 이것은 2009년도 관리비 부과내역서다. 2009년 11월 분 관리비 총액이 4299만원이다. 맞나?
 

- 맞다. 4299만원. 정확히는 4299만8240원이다.
▲ 2011년 10월 분 관리비 총액도 보자, 얼마인가?

- 이 시기도 4290만원으로 적혀 있다.
▲ 그렇다면 이것 좀 보자. 내가 취임한 이후 시기인 2015년 3월 분 관리비. 부과 총액이 얼마인가?

- 음, 3200만원이다.
▲ 매달 걷는 관리비가 1000만원 줄었다. 매달 1000만원이면 1년에 1억2000만원이다. 그 만큼 상인들의 부담이 줄었다.

- 부과내역서를 보면 관리비가 준 것은 같기는 하다.
▲ 그 어떤 사람들은 이것도 거짓말이라고 할 거다. 그런데 거짓말이 아니다. 관리단에 매매단지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관리비 부과내역서가 다 있다. 언제든 와서 봐도 된다. 이 내역서는 매달 각 사업자에게 보내는 것이니까 아마 이 내역서를 모아둔 사람도 꽤 있을 거다. 이런 것을 어떻게 속인단 말인가?

- ‘민사재판 마무리’와 ‘현 시스템 강화’가 명분인가?
▲ 그 동안 해 온 노력이 아까운 부분도 크다. 열심히 안 해서 욕먹은 것이라면 모르겠는데 열심히 하고 욕먹은 것이라 억울한 면이 있다. 아직 강남단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더 노력하고 싶다.

- 다음 달에 다시 선거를 치르면 당선 될 확률은 있는가?
▲ 모르겠다. <일요시사>가 내보낸 기사의 후폭풍이 하도 커서 장담하기 어렵다. 언론중재위 권고가 아니었다면 이런 자리도 없었을 게 아닌가? 투표권 가진 사람들에게 열심히 어필하고 처분에 맡길 수밖에... 누가 관리단장이 되든 민사소송이 취하되는 지 안 되는 지 언론이 꼭 지켜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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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