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단두대 매치' 노림수

애증의 관계…결국엔 너 죽고 나 살기?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대선 때부터 애증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또 한 번 정치생명을 건 대결을 펼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던 안 의원은 “혁신안은 실패했다”며 문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졌고, 문 대표는 재신임투표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두 사람의 맞대결엔 어떤 노림수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 때부터 애증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정치적 라이벌이다. 그런 두 사람이 또 한 번 정치생명을 걸고 한판 대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7·30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당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나 공개활동을 자제해오던 안 의원은 “혁신안은 실패했다”며 문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내년 총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 혁신위원회가 친노진영에 유리한 공천룰을 발표하자 비노진영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재신임투표라는 깜짝카드로 맞서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5일 비공개회동을 가졌지만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안 의원은 혁신안을 의결할 중앙위 개최의 연기를 요구했지만 문 대표는 중앙위 개최를 강행했다. 지난 16일 새정치연합 중앙위에서는 비노진영이 퇴장한 가운데 혁신안을 투표도 없이 박수로 가결시켜버렸다.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두 사람의 맞대결엔 어떤 노림수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반혁신 혁신안
비노의 절규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이 거칠어지면서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이 탈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탈당설에 대해 안 의원의 최측근인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그럴 뜻이 전혀 없다고 몇 차례 공언을 했다”면서 “지금 국민이나 당원이 원하는 것은 분당이나 신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있다. 안 의원이 정치적 고비 때마다 돌발행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과거 안 의원은 갑작스런 대선 후보직 사퇴나 민주당과의 합당을 결정하면서 최측근들에게조차 그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이미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박주선 의원은 안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 “당에 머물 명분과 이유가 없다”면서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안철수, 문재인에 칼 겨눈 이유?
총선 앞두고 지분 챙기기 목적?

일각에선 안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당 혁신안에 딴지를 걸고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표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한 후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던 안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단숨에 이슈 중심에 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안 의원의 최측근 송호창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의 최근 행보가 몸값 올리기를 위한 권력투쟁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면이 있다”며 솔직히 인정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정치지도자라고 하면 당연히 권력투쟁에서 이겨야하는 거고, 그래야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며 “정치인이라고 하면 (몸값을 올리기 위한 권력투쟁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숨에 문 대표와 동등한 위치에까지 올라섰다. 

권력투쟁 당연
세력 키우기


안 의원은 이번 사태를 거치며 어느새 비노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비노진영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우리끼리도 단합이 안 되는데 어떻게 친노의 독주를 막겠느냐”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왔었다.

대표적인 비노인사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비노라는 건 특정조직이나 이해로 뭉친 계파가 아니라 친노가 아니라서 비노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안 의원이 비노의 구심적 역할을 할 인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혁신안 중앙위 통과 과정에서 비주류 의원 12명은 성명서를 내고 “반대의견을 무조건 반혁신으로 몰아 토론을 봉쇄했다. 구태정치이자 패권의 민낯”이라며 “혁신이 유신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외에도 많은 의원들이 중앙위 표결 직전 회의장을 빠져나왔고 문 대표를 비판했다.

만약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반기를 들고 나선 의원들을 하나로 모을 수만 있다면 단숨에 거대 계파의 수장격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내 취약한 정치적 기반이 가장 큰 약점이었던 안 의원으로서는 정치인생 최대의 기회를 맞게 된 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느슨한 연합체였던 비노진영이 안 의원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친노진영에서도 더 이상 비노진영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안 의원의 행보가 결국 내년 총선에서의 지분 챙기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미 안 의원의 측근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채비에 속속 나서고 있다. 안 의원의 몇몇 측근들은 출마지역에 벌써부터 사무실을 개소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당내 세력이 절실하고 이들을 반드시 원내에 진입시켜야 한다. 때문에 이번 사태를 통해 문 대표를 흔들고 총선 지분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문 대표에게 ‘낡은 진보 청산’ ‘당내 부패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을 제안하며 문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면 함께 노력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제시한 것들은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다. 사실상 문 대표에게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다”며 “문 대표와 끝까지 각을 세우려 했다면 그런 당연한 요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 의원이 원하는 것이 결국 공천 지분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안 의원의 도발에 재신임카드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맞대응한 문 대표의 속내도 궁금하다. 문 대표는 비노진영의 당대표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비노진영을 겨냥해 기득권과 공천권을 챙기기 위해 당대표를 흔들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하려다 철회하기도 했다. 문 대표가 내민 재신임카드는 재신임을 통해 비노진영을 아예 정리하고 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재신임카드가 단순한 정치적 쇼는 아니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 딴전
내부 권력투쟁

이미 친노진영에서는 당 중앙위에서 혁신안이 통과된 만큼 재신임투표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비노진영에서도 당내 분열을 일으키는 재신임투표를 철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측근 비리가 불거지자 재신임국민투표를 전격 제안했지만 여론은 국정혼란을 우려해 재신임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고 국민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표가 과거 노 전 대통령이 재신임카드로 위기를 모면했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문 대표로서는 재신임투표가 실시되더라도 얼마든지 통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문 대표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추석 전 재신임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비노계의 한 인사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해야지 현직 당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투표를 하면 웬만해선 재신임 하는 쪽으로 기울지 않겠느냐”며 “과거 아무리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도 막상 재신임을 묻는 투표를 하면 재신임 쪽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존재감 없어질까? 정치적 기지개
‘상극’ 안-문 격돌은 예정된 수순

문 대표가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새정치연합은 총선을 7개월 앞두고 갑작스런 지도부 공백상태를 맞게 된다. 이런 방식의 재신임투표로는 문 대표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에 문 대표를 재신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당원투표 결과에 따라서도 재신임을 받겠다고 한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당대표직에서 아예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친노진영은 당원 투표에서 불리하고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혁신안을 통해 친노에 유리한 공천안을 모두 통과시켜놓은 만큼 몇 달 더 당대표직을 수행한다고 달라질 것이 없다”며 “차기 총선 전망이 야권에 불리한 만큼 오히려 당대표직에서 미리 물러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렀다가 패하면 문 대표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게 되지만 미리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당을 위해 선당후사 했다는 명분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당대표 버리기?
난파선 탈출?

또 이 관계자는 “국회선진화법이 있는 만큼 어차피 총선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어느 한 쪽이 과반을 넘기더라도 다른 진영의 협조 없이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야권의 텃밭에서만 모두 승리해도 그 정도까지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묘한 균형 감각이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패하면 차기 대선지형은 (야권에)오히려 유리 해진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국 혁신위원도 문 대표의 백의종군을 요구하며 문 대표의 조기사퇴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꼭 둘 중 한명이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문 대표가 친노 측 공천권을 과감하게 양보하고 친노 중진들의 총선 불출마선언까지 이끌어 낸다면 얼마든지 비노진영과 화합이 가능하고 당 지지율도 반등시킬 수 있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두 사람의 진짜 노림수는 무엇일까? 두 사람의 정치생명을 건 단두대 매치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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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