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정은 '아바타협상' 손익계산서

남북은 적대적 공생관계? "둘 다 정권안보용으로 썼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북한의 지뢰 도발로 준전시상태로까지 치달았던 남북의 대치 상황이 극적인 타협을 통해 마무리됐다. 특히 이번 협상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전 형식으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남북협상의 극적 타결로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두 사람의 손익계산서를 <일요시사>가 따져봤다.

북한의 지뢰 도발로 준전시상태로까지 치달았던 남북의 대치상황이 지난 25일 새벽 극적인 타협을 통해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남북협상에는 우리 측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장관과 북한 측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비서가 참석해 무려 43시간 동안 전대미문의 마라톤 끝장협상을 벌였다. 양측 대표단은 고령의 나이에도 무박4일 동안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쪽잠을 자며 협상을 이어나갔다. 

무박4일 협상
아바타 협상?

특히 이번 협상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전 형식으로 치러진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협상진행 과정을 CCTV로 지켜보면서 실시간으로 구체적인 지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남북협상의 극적 타결로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무엇을 얻고 잃었을까?

우선 박 대통령은 이번 협상 타결이 향후 국정운영에 큰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 세월호 사고, 정윤회 비선개입 의혹,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사태에 이르기까지 대형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당연히 그동안 제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가 없었다.

지난 25일에는 박근혜정부가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았지만 야당에서는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박근혜정부 내부에서도 임기 절반을 허송세월로 보냈다는 자조 섞인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대로라면 임기 후반기 국정 장악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조기 레임덕까지 걱정해야 하는 신세였다.

원칙주의 통했나? 박근혜 지지율 급상승
임기 반환점 돌아, 레임덕 걱정은 끝?


하지만 임기 반환점에 터진 대북변수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느새 50%에 육박할 정도로 급상승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냄으로써 박 대통령의 대북 원칙주의가 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북한이 그동안 합의문에 북한 주체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사과를 고집하기보단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해왔던 야당으로서는 무척 머쓱해진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향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의 추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여당인 새누리당도 청와대에 이전보다 더 협조적인 태도로 나올 공산이 크다. 때문에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남북협상이 타결된 후 “국정 개혁의 최대 호기를 맞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혁 최대 호기
지지율 급상승

이번 회담을 통해 단순히 군사적 긴장완화만 이뤄낸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점도 주목할 만하다. 남북은 합의문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 개최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추진, 민간교류 활성화 등의 합의를 이뤄냈다.

박근혜정부 내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던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으면서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나 박 대통령이 추진했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도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 중국 외교성과도 빛났다는 평가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 일변도의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힘썼다. 남북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은 남북한 모두 자제하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물밑에서는 북한을 상당히 압박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24일 남북 군사긴장이 고조된 것과 관련해 “(9월 3일 베이징에서 전쟁승리 70주년 기념행사로 열릴) 열병식에 (북한이) 실질적인 간섭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중국은 무관심할 수 없다”며 북한에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다음달 2~4일 중국을 방문해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물론 박 대통령이 잃은 것도 많다. 우선 여권 내에서도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해 진정한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벌써부터 딴소리를 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던 황병서 국장은 지난 25일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도 언론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자신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해준 것은 박근혜정부의 실수”라며 “북한이 유감을 표시한 것은 쉽게 말해 ‘자신들과 관련은 없지만 어찌됐든 사람이 다쳐 유감’이라는 뜻이다. 자기들의 책임도 인정하지 않은 유감 표명을 받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 때도 북한은 자신들은 폭침과 전혀 관계없지만 무고한 군인이 사망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현하겠다고 했다”며 “이명박정부 때는 그런 유감 표명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는데 박근혜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북한에 면죄부를 줬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면죄부?
굴욕적 합의?


일각에서 박근혜정부의 합의가 굴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또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재발 방지 약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으나 정작 합의문엔 ‘재발 방지’라는 표현도 나와 있지 않아 논란거리다. 다만 정부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는 문구가 사실상의 재발 방지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확성기 방송 재개는 북한의 동의 없이도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는 수단이다. 또 북한이 도발을 해올 때마다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번 협상을 통해 새로 마련된 재발 방지책은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다. 비정상적인 사태라는 표현도 너무 모호하다.

일례로 북한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이를 비정상적인 사태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고작 두 달 만에 합의를 번복하고 도발을 재개할 경우 박근혜정부는 심각한 역풍을 맞게 될 우려도 있다.

회담결과 내부 결속용으로 대대적 홍보
흔들리던 북한체제 안정, 김정은 노림수?

반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다. 북한으로서는 아무런 피해없이 눈엣가시 같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켰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체제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다. 남한에 대한 목함지뢰 도발을 하고도 아무런 피해 없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 시켰으니 이것만으로도 북한은 큰 성과를 얻어낸 셈이다.

또 북한은 우리 측에 유감 표명을 하긴 했지만 자신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원론적인 유감 표명에 불과해 이를 김정은 띄우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북한의 <조선신보>는 남북협상이 타결된 이후 “43시간의 마라톤협상의 결과 도출된 북남합의는 우연히 나오지 않았다. 무쇠와 같은 담력을 지닌 영도자의 지략과 영군술의 결실”이라며 김 위원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은 이번 협상 타결을 대남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하며 선군절 55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은 흔들리던 내부 체제 결속용으로 더없이 좋은 카드를 얻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경제적 실리까지 챙겼다. 남북은 합의문 제6항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는데 사실상 천안함 사태 이후 민간 교류를 금지한 5·24조치의 부분적인 해제라는 평가가 많다. 북한은 이번 합의를 통해 남북교류의 물꼬를 틔우며 향후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체면 구겼지만
경제실리 챙겨

또 북한으로서는 이번 도발과 합의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대중 외교에서 최근 북한이 우리나라에게 밀렸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이 본격적인 북한 관리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도 다음 달 중국 전승절 행사에 최룡해 노동당비서를 파견하기로 하면서 북중 간 관계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김 위원장으로서도 다소 손해를 본 부분은 있다. 지뢰 도발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며칠 만에 유감 표명을 한 것은 확실히 체면을 구긴 것이라는 평가다. 또 국제적으로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신뢰할 수 없는 국가’ ‘골칫덩이 국가’로 굳어진 것도 스스로 아쉬운 점일 것이다. 특히 국내에선 이번 회담의 성과를 박 대통령이 응징과 원칙을 강조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이 더욱 강경일변도로 변할 가능성도 크다. 북한으로선 뼈아픈 패착일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남북의 극한 대립 끝에 결국은 양쪽 지도자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얻어냈다”며 “북한과 우리나라의 역대 보수정권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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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