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순의 이상한 연구용역 집착

"돌고래 방사 때 연구용역비만 6억5천 썼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서울시가 지난 2013년 불법 포획된 돌고래의 방사를 결정한 후 이를 위한 연구용역비로만 6억53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당시 서울시가 돌고래 방사를 위해 7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면서 너무 과도한 예산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사용된 예산 중 대부분이 연구용역비였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상한 연구용역 집착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서울시가 불법 포획돼 서울대공원에서 전시하던 돌고래 3마리를 방사하는 과정에서 연구용역비용으로 무려 6억53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용역-정부기관 등에서 연구개발 과제에 대한 조사를 다른 전문연구기관에 맡기는 일)

돌고래 방사에 사용된 총예산은 6억9300만원. 사용된 예산 중 대부분이 연구용역비였던 것이다. 당시 돌고래 방사를 위해 너무 과도한 예산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사용된 예산 중 대부분이 연구용역비였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된다.

연구용역 집착
배보다 배꼽이 커

지난 2013년 열렸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돌고래 방사 혈세 낭비 논란을 가장 심도 있게 파헤쳤던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도 “돌고래 방사와 학술연구용역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용된 예산 중 대부분이 연구용역비용으로 사용됐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돌고래를 방사하면서 진행한 연구용역의 제목은 ‘돌고래(제돌이)의 야생방류, 적응 및 기존 개체와의 사회성회복에 관한 학술 연구’다. 연구용역 제목대로라면 돌고래의 야생방류 후 적응 과정 및 기존 개체와의 사회성 회복 여부를 지켜보기 위해 무려 6억5300만원을 사용했다는 것이 된다. 과도한 연구용역비 지출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물론 동물복지도 중요하지만 지금도 서울시에서는 ‘세모녀 사건’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방사한 돌고래가 잘 살아가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6억원이 넘는 돈을 사용한 것이 정상적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돌고래 방사 연구용역에 사용된 6억5300만원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시가 발주한 모든 연구용역을 통틀어 3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과도한 연구용역비가 사용됐다는 비판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해당 연구 용역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이하 제주대)이 실시했는데 제주대가 방사작업과 학술연구용역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연구용역비에 가두리 양식장 임차비용과 먹이비용, 야생적응 훈련비용 등이 모두 포함됐다는 것이다.


박원순 취임 후 연구용역 70% 이상 증가
'답정너' 연구용역에 혈세 수백억 펑펑?

하지만 해당 비용을 제외하고도 8개월 동안 진행된 연구용역에는 연구원 2명과 연구보조원 2명의 인건비로만 8000만원 가량이 지급됐으며 재료비 5211만원, 여비 2470만원, 회의비 1400만원, 조사비 1940만원, 일반관리비 2018만원 등 적지 않은 예산이 쓰였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연구용역이 시작된 것은 2013년 4월30일이지만 돌고래가 방사된 것은 그해 7월18일이다. 제주대가 연구용역을 통해 돌고래 방사를 준비한 기간은 3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가두리 임차비용으로만 2억6000만원이 지급됐다.

제주대가 방사작업과 연구용역을 동시에 진행한 것도 논란거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만약 건축용역을 진행하면서 연구용역업체가 건축까지 직접 맡게 하면 무조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사업을 따내려 할 것”이라며 “방사작업과 연구용역을 한 곳에서 동시에 진행하면서 방사과정에서 예산낭비는 없었는지, 절차상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한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주대가 돌고래 3마리를 대상으로 야생적응훈련을 시키는 과정에서 한 마리가 가두리를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연구용역보고서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다. 해당 돌고래가 가두리를 탈출한 후에도 야생에 잘 적응해 살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한 전문가는 “방사훈련이 끝나기 전 돌고래가 가두리를 탈출한 것은 분명히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해당 돌고래가 야생에 잘 적응했으니 다행이지만 수억원을 투입한 프로젝트인데 폐사라도 했으면 어쩔 뻔 했냐?”고 지적했다.

비판은 오해?
반성 없는 결과

하지만 서울시 측은 “연구용역을 공개 입찰시켜 봤지만 참여하려는 곳이 없었다”며 “돌고래 방사를 책임진 제주대 김병엽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돌고래 전문가다. 방사과정과 연구용역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돌고래 방사작업을 주도한 서울대공원 측은 돌고래 방사에 너무 과도한 예산을 사용했다는 비판적인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1000만원을 들여 방사된 돌고래의 가치를 측정하는 연구용역을 추가로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돌고래가 아직 방사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서 돌고래 방사사업을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얼마를 추가로 낼 수 있는지를 묻는 여론조사였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가구당 1년에 4584원을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답했고, 해당 연구용역을 진행한 업체는 서울시내 가구 수가 356만7727가구임으로 서울시민 전체가 1년에 약 164억원을 돌고래 방사사업에 쓸 의사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여권 인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서울 시민들이 1가구당 4000원 가량을 돌고래 방사사업을 위해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답한 것인데, 이를 서울시내 가구 수로 곱해 마치 서울시가 돌고래 방사를 위해 164억원을 추가로 써도 된다고 답한 것처럼 결과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려움에 처한 어떤 사람을 위해 서울시민들이 1가구당 4000원 가량을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해서 그 한 사람에게 164억원을 지원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결과를 내놨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만약 서울시가 산출된 결론에 자신이 있다면 지금 당장 ‘서울시가 돌고래 방사를 위해 매년 얼마를 추가 지출해도 되겠느냐’는 식의 여론조사를 해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왜곡된 결과를 얻어내려고 서울시민들의 혈세를 1000만원이나 더 지출한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연구용역을 진행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유승훈 교수는 “이번에 사용된 조사방식은 우리가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쓰이는 방식”이라며 “조사방법상의 문제는 전혀 없다. 이번 조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통계학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원순 취임 후
연구용역 만능주의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는 이 같은 연구용역 발주를 크게 늘려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2010년 이전 연구용역 발주 현황은 서울시가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아 비교대상에서 제외)과 비교해 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의 연구용역 발주 건수는 무려 70~80%가량이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3년에는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컨설팅업체 맥킨지로부터 30억을 들여 고가의 경영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너무 과도한 컨설팅비용을 지불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박 시장은 “해당 컨설팅을 통해 2조360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30억원을 투입해 2조360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해당 컨설팅이 진짜 2조3600억원의 세금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가 발표되자 일각에선 이미 기존에 있던 대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 했고, 지나치게 수익사업 발굴에만 치중한 결과를 내놨다는 비판도 있었다.

연구용역 만능주의, 홍보까지 컨설팅
중복 연구용역으로 예산낭비 우려

서울시는 또 지난 2014년에는 ‘서울-평양 간 도시교류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실시했는데 해당 연구용역에 대해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정부가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 차원에서 평양과 도시교류활성화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 55억원을 편성했지만 지금까지 집행된 예산은 2억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서울시가 다산콜센터 상담사 직접 고용여부를 놓고 무려 3번씩이나 비슷한 내용의 연구용역을 실시하려고 하다가 다산콜센터 직원들이 해당 연구용역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중복된 내용의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박 시장은 취임 후 서울연구원장 자리에 자신의 측근들을 차례로 임명하면서 낙하산인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로부터 가장 많은 연구용역을 수주하고 있는 기관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에 총 75개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는데 이중 35개를 서울연구원이 수주했다.

박 시장이 취임 후 첫 번째 서울연구원장으로 임명한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선거 당시 박 시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던 인사다. 서울연구원장 자리에 경제학자나 관료 출신이 아닌 언론학자를 기용한 것은 이례적이라 임명 당시 뒷말이 무성했다.

결과적으로 이 교수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서울연구원장 자리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 교수의 뒤를 이어 서울연구원장 자리에 임명된 김수현 세종대학교 교수는 박 시장의 인수위원장을 지낸 최측근 중의 최측근이다.

낙하산 인사
객관성 흔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발주하는 연구용역의 대다수를 수주하는 서울연구원장 자리에 최측근을 앉혀놓으면 연구용역 결과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뜻의 신조어) 식으로 나올 우려가 있다”며 “각종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의 경우 잘못된 연구용역 결과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다가 큰 손해를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연 박 시장의 최측근이 원장으로 있는 서울연구원에서 박 시장이 추진하려는 사업들에 대해 제대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울연구원은?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첨병

서울연구원은 복잡하고 다양한 서울의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서울시정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특별시청 산하 재단법인이다. 서울연구원은 당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언론정보학과 교수인 이창현 전 원장이 취임한 후 ‘서울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이 전 원장은 “전국의 15개 시도연구원 이름에 다들 ‘개발’ ‘발전’이라는 말이 들어간다”며 “개발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뺀 것에 의미가 있다. ‘시정’도 공무원이 요구하는 것만 하지 말자는 의미로 뺐다”고 설명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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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