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식 통일 청사진 완전해부

‘당근과 채찍’으로 대화 이끌어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5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후반기를 시작하게 되는 박근혜정부는 전반기보다 더욱 숨 가쁜 국정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외교부문에 있어서는 9·10월 연이어 빅2 정상을 만나는 일정이 예정돼있다. 8·15기념식을 전후로 박 대통령은 ‘통일’을 언급하며 만남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바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초에 있을 중국 ‘항일전쟁·반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이하 전승절)’ 방문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메르스 사태’ 이후 무기한 연기됐던 방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연내에 한·중·일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등 외교부문에 있어서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각국 정상들과 나눌 대화의 최대 화두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외교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상회담
북한 압박

최근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에 참석해 한 발언이 화제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이 지난 7월10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열린 통준위 민간위원 집중토론회에 참석해 “내년에라도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한 참석자의 입을 빌려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참석자 중 한 명은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 또한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통준위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이) 북의 급변사태를 시사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산을 경계했지만, 최근 8·15기념식을 전후로 박 대통령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어 발언의 취지에 대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5일에 있었던 광복절 70주년 경축사 또한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진정한 광복은 민족의 통일로 완성될 것”이라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이루고 민생을 해결하며 평화·통일의 길을 함께 열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설 도중 박 대통령은 ‘7·4남북공동성명’을 언급하는 등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고조되고 있는 남북 간 긴장관계로 인해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북한전문가 대부분의 생각이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도발이 자행된 이후 북한은 줄곧 ‘조작된 모략극’이라고 말하고 있어 국내 여론은 악화 일로에 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있었던 이희호 여사 방북 때 북한은 “박근혜정부와는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뜻을 전했다. 지난 20일 자행된 북한의 ‘포격도발’은 이러한 남·북 갈등을 절정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중국 전승절
김정은 초대


박근혜정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당국에서 추진하던 이산가족명단교환 및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설치 등에 대한 제안도 잇따라 거절당하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북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제안이 담길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지뢰도발로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박근혜정부는 외교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해법을 찾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박 대통령의 방중·방미 소식으로 이러한 전망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에 맞춰 중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9월3일로 예정된 전승절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주석과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의 만남에서 다양한 얘기가 오고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핵’ 문제도 그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및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전승절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박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박 대통령에게 전승절 참석을 청한데 이어 김 위원장에게도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했던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가장 환영할 만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아직 북한 측에서 방문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투트랙, ‘도발엔 단호, 대화엔 협력’
한·중·일 정상, ‘전승절’서 만남 추진


<연합뉴스>를 통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중 간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면서 “핵문제를 둘러싼 북·중 간 긴장과 갈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10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로 미뤄뒀던 미국 방문을 시작한다. 그달 16일에는 오바마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계획돼 있다. 당초 지난 6월16일 성사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한·미 정상 간 대화의 화제는 단연 북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가 밝혔듯 두 국가 간 동맹국으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등 대북공조, 동북아 안보 등의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 소식을 전하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이번 10월 방미의 주 의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개발 계획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점, 한반도 긴장 완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점, 김정은 체제가 아직 불안정하다는 점을 들어 한·미 정상이 나눌 대화의 핵심은 북한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
대북 공조 확인

2개월여에 걸쳐 방중·방미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여권의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관계자는 정상급 인사들의 해외 방문에 대해 “아무리 급해도 1개월 전에는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2~3개월 전에는 방문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은 남·북 관계의 활로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은 지금보다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0월10일에 북한 노동당 70주년 행사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전례를 봤을 때 북한은 이날 ‘4차 핵실험’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못해도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일 것이란 게 북한전문가들 대부분의 예상이다. 따라서 남·북 긴장관계가 지금보다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10월 방미, 오바마와 북핵 현안 논의

10·10 노동당 70주년, 북 도발 예고

박 대통령은 이러한 도발에 맞서 한·중·일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에 맞춰 아시아 국가들 간의 외교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연내 3자 정상회담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민국은 의장국으로서 10월 내 추진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3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 올해 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 회담이 성사되면 이후 ‘한·중’ ‘한·일’ 정상회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한·일 과계 개선이라는 화두도 있어 박근혜정부는 일본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3자 회담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한·중·일 3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외교적 고립이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연내 추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일 회담
북한 고립

최근 박근혜정부는 북한에 대해 ‘도발엔 단호, 대화엔 협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지뢰도발이 있었을 당시 “북한의 행동은 명백한 군사도발”이라고 말한 반면, 8·15경축사에서는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 향상과 경제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말이 단적인 예다.

3자 회담 또한 같은 기조로 해석된다. 북한을 압박·고립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발 빠르게 진행될 외교전에서 박 대통령은 과연 청사진대로 북한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그 출발점이 될 전승절에 국내는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전승절 참석, 국민의 생각은?

국민의 50% 이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중국으로부터 전승절에 초대받은 박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야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50% 이상인 51.8%가 ‘참석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반면 ‘불참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20.6%를 보였으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7.6%로 조사됐다.

국민 50%↑ “박 대통령 전승절 참석해야…”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참석 의견이 많이 나왔다. 50대의 경우 64.8%가, 60세 이상의 경우는 64.0%가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인 20대에서는 참석 의견이 32.1%, 불참 의견이 39.1%로 나타나 오히려 행사에 불참해야 한다는 응답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지난 18일 발표된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주간 정례조사에서는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이후 지난 8주 동안 33~37%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해왔던 지지율이 8월 첫째 주엔 전주대비 4.6%포인트 오른 39.5%를 기록했고, 둘째 주엔 39.9%를 기록하면서 4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 광복절과 관련된 행사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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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