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정권-롯데그룹, 인연과 악연 풀스토리

"박정희 때부터 밀어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롯데그룹(이하 롯데)이 오너일가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으로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의 수상한 성장과정도 새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가 재계순위 5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대 정권의 수상한 특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롯데는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해 현재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일까? 역대 정권과 묘한 인연을 맺어온 롯데가의 성장과정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재계순위 5위 롯데그룹(이하 롯데) 오너일가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신동주·신동빈 형제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벌이는 다툼은 마치 ‘한일 합작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처럼 롯데가 연일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되면서 롯데의 수상한 성장과정도 새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가 재계순위 5위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결탁해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결탁?
이상한 한일합작

이미 일본에서 롯데를 연매출 700억엔 규모의 종합과자회사로 키워냈던 신격호 회장이 한국에 진출한 결정적인 계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신 회장은 한일협정을 맺을 당시 일본 내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대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공개된 한일회담 외교문서에서는 신격호란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 일을 계기로 롯데는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각종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973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관광진흥정책 이후 신 회장의 국내 투자는 더욱 본격화된다.

당시 박정희정부는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신 회장에게 반도호텔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은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인 호텔이었음에도 해외 국빈급 인사 영접과 국제행사를 주최하기에는 시설이 매우 열악했다.

급성장 때마다 정치권과 묘한 관계
박정희정권때 명동 상권 장악 시작

박 전 대통령은 관광 사업을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호텔 산업부터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반도호텔을 정부 주도 아래 민영화 시키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반도호텔을 매입할 수 있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웠고 결국 신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호텔롯데 건설은 일사천리로 이뤄졌으며 각종 지원이 뒤따랐다. 게다가 신 회장은 외국인자본도입법의 혜택을 받아 부동산취득세와 재산세, 소득세, 법인세 등을 대폭 면제받았다.

신 회장은 한국 국적자였지만 일본에서 10년 이상 거주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국내법은 외국인이 4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게 돼 있었는데 호텔롯데의 투자금은 100% 일본 롯데에서 나온 자본이었다. 박정희정부는 동일인인 신격호와 시게미쓰(신격호 회장의 일본이름)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황당한 편법을 묵인해주기도 했다.

편법 동원
정부의 밀어주기

또 당시 서울시는 강북 억제책으로 강북 지역에서의 백화점 건립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정부는 롯데백화점을 롯데쇼핑센터라고 이름 붙여 건립을 허가해준다. 박정희정부는 당시 롯데제과 껌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제조 정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마저도 눈 감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박정희정부의 롯데 사랑은 유별났다. 박정희정부에서 롯데는 현재 명동과 을지로 일대에 조성되어 있는 롯데타운의 기틀을 닦았고, 평화건설과 삼강, 호남석유화학 인수 및 롯데쇼핑 설립 등으로 엄청난 성장을 했다. 

롯데는 전두환정부 하에서도 각종 특혜를 받았다. 1970년대 서울시 도시계획을 총괄했던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저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롯데월드 건설에 모든 공공기관이 총동원됐다. 손 교수는 저서에서 “모든 관련기관이 발 벗고 지원하고 모든 문서가 초고속으로 처리됐다”며 “롯데월드는 우리나라 건축 역사에서 구청, 소방서, 시 본청, 건설부, 상공부, 재무부, 관세청 등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모두 나서 적극적으로 지원한 전무후무한 예로 남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또 롯데가 롯데월드를 건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친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롯데는 전두환정권 시절 현재 제2롯데월드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5공 청문회에서는 신 회장이 전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통해 해당 토지 매입을 성사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롯데는 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1980년대 외형을 급팽창시켰다. 1980년에는 롯데쇼핑을 설립해서 롯데그룹은 유통서비스 산업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김영삼정권에서도 롯데와 관련한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소통령으로 불렸던 김현철씨는 당시 롯데물산 김웅세 전 사장의 사위였다. 김 전 사장은 신격호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직접 추천을 의뢰해 영입한 인사로 알려줬다. 김 전 사장은 1990년 롯데물산 사장에 취임한 뒤 1991년부터 롯데월드 사장을 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2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하자 롯데는 김 전 사장을 통해 본격적인 로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실려있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1990년 3월 신 회장이 찾아와 잠실 롯데월드를 100층으로 지으려 하는데 못 짓게 한다면서 항의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김영삼정권이 들어서면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다음 정권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제2롯데월드는 롯데의 숙원사업이자 골칫덩이였다. 1990년대 초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비업무용 토지였던 제2롯데월드 부지를 강제 매각하게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김영삼정권 시절이었던 1993년 소송에서 승리해 해당 부지를 지킬 수 있었다. 해당 소송 결과와 관련해서도 김현철씨가 롯데물산 사장의 사위라는 점에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외에도 김현철씨의 장인인 김 전 사장을 통해 담배인삼공사 인수를 시도하다 불발되자 대신 주요 역전사업권을 독식하며 그룹을 계속 키워나갔다. 롯데는 또 1997년 2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롯데호텔을 나란히 세웠는데 당시 세금특혜의혹과 건축허가 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편 의도된 것은 아니겠지만 롯데의 정치권 혼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롯데호텔 맹경호 상무의 딸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씨가 결혼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 혼맥
노골적인 로비

롯데의 로비는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도 계속됐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신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노태우정부와 김영삼정부에서 그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대중정부 들어서는 신 회장이 직접 당시 총리에게 부탁했을 정도다. 하지만 총리의 검토 지시를 받은 국방장관이 “만약 추진하겠다면 장군들도 옷을 벗겠다”며 사표를 들고 와 강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제2롯데월드 사업은 노무현정부 때도 다시 추진됐지만 역시 국방부와 공군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롯데는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부산 롯데타운 신축 허가, 맥주시장 진출 등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경유착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롯데는 이명박정부 시절 정부 주관 행사를 대부분 독점하다시피 했고, 46개였던 계열사는 79개까지 늘어났다.


박원순 시장 아들 롯데임원 자녀와 결혼
이명박정부 시절 정부 주관 행사 독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롯데의 16년 숙원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까지 내줬다. 당시 호텔롯데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기였다. 이 전 대통령이 제2롯데월드 카드를 들고 나오자 역시 군은 반발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단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에서 열린 민관합동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국방장관에게 “제2롯데월드 문제를 오래 끌지 말고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제2롯데월드 건설 반대에 앞장섰던 당시 공군참모총장은 임기를 6개월이나 앞두고 교체됐다. 당연히 이명박정부가 롯데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청와대 측은 “의심암귀(疑心暗鬼·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모든 걸 의심스럽게 보게 된다는 뜻)”라며 의혹제기를 일축했다.


이명박정부의 제2롯데월드 인허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제2롯데월드에서 공군 성남기지(서울공항)는 불과 5km 거리다. 무려 555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이 비행 항로를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직을 걸고 제2롯데월드를 반대해왔던 이유다.

제2롯데월드
국가적 재앙?

공군 출신의 한 전문가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정부가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는 조건으로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해줬지만 위험 요소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악천후와 기체 결함, 조종 미숙 등으로 비행조정이 약간만 안 돼도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또 “만약 전시나 비상상황에서 비행할 때는 적의 공격을 피해 회피 기동을 해야 하는데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는 치명적인 장애물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놀라운 점은 롯데가 이처럼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특혜 시비를 겪었음에도 단 한 번도 법의 심판을 받은 적은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롯데에 대한 사정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롯데는 사정 칼날을 잘 피해나갔다. 지난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창립된 롯데는 어느새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롯데는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해 현재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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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