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국·검에 돌직구 날린 김경진 변호사

“검찰 강건너 불구경…국정원 수사해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국정원 불법 해킹 프로그램 파문으로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다. 매일 같이 각종 의혹이 쏟아진다. 하지만 국정원 상급자인 대통령과 수사기관 검찰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형국. 특히 검찰은 아직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이번 국정원 파문과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 부장검사 출신 김경진 법무법인 이인 변호사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간 감청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퍼지고 있다. 지난 14일 국정원은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지만 해명을 뒤집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 사찰 의혹은 더해지고 있다. 18일에는 이번 파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국정원 직원 임씨가 자살까지 했다. 더불어 해킹의 숨은 대상으로 정치권이 지목되는 등 파장은 점차 확대될 조짐이다. 
 
“터질 게 터졌다”
 
김경진 변호사는 “국정원이 증거를 없애기 전에 검찰이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정원은 무소불위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부장검사 출신으로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얼굴을 비치고 있다. 다음은 김 변호사의 일문일답. 
 
-국정원 불법 해킹 파문이 일어났다.
▲터질 게 터진 거다. 국정원에서 이런 불법을 저지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유우성씨 간첩 증거 조작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국정원에서 중국 공문서를 조작해 중국 정부에 항의까지 받았다. 또 국정원이 대선 때 댓글부대를 운영해 국정원장이 감옥에 있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가 일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납치해 수장시키려고까지 한 사건도 있다. 국정원 댓글부대처럼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다. 빨리 수사를 해야 한다. 
 

-국정원 직원이 돌연 자살했다.
▲국정원은 그동안 자신들의 범법 행위가 밝혀지는 순간 항상 자살을 시도하거나 죽었다. (지난해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연루된 국정원 직원 권씨 자살 기도, 안기부 삼성X파일 사건의 비밀도청한 미림팀 공씨 자살 기도,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 불법 도청 사건과 관련된 국정원 전 직원 자살, 김영삼정부 때 북풍 공작을 주도한 권씨 자살 기도 등이 있다.)
 
이게 조직 문화가 아닌가 싶다. 혹은 분명 국정원 훈련을 받을 때 이런 교육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공작 활동하다 잡혔을 때 대처 매뉴얼 말이다. 그 최악의 경우가 자살일 것이다. 이게 국내에서도 똑같이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파문이 사실이라면 어떤 부분에서 위법한가.
▲현재까지 나온 의혹은 크게 내국인 사찰, 불법 도감청, 불법 해킹프로그램 사용, 대선 개입 의혹이다. 국가정보원법과 정보통신망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 등 다양한 법에 걸린다. 먼저 도감청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는 통신비밀보호법에 걸린다. 도감청은 법원 영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정원이 지금까지 도감청을 하면서 영장을 발부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내국인의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불법적으로 침입해 정보를 빼냈다는 의혹도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친 및 정보보호를 위반한 것이다. 만약에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치 관여까지 했다면,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죄와 직권남용죄가 적용된다. 
 
 
-국정원 존재 자체가 문제라는 말도 있는데.

▲국정원의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라는 점이다. 국정원은 완전히 치외법권 소도(법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나 마찬가지다.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구조다. 예산도 기밀이며, 국회의원도 알 수 없다. 전혀 감시가 안 되고 있다. 국정원은 오로지 대통령에게만 보고한다. 마음만 먹으면 대통령과 국정원이 짬짜미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 국정원 직원은 검찰도 함부로 체포도 할 수 없다. 삼성X파일 때 검찰이 국정원 직원을 체포했는데, 국정원장이 항의 전화를 했다. 그 직원은 얼마 되지 않아 석방됐다. 사법절차를 밟을 때 국정원에 통보를 하게 돼 있긴 하지만, 사실상 국정원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정원장이 승인하지 않으면 체포 할 수 없다. 최소한 범죄적 행위라면 국원장 승인 없이 사법절차를 밟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국정원 구조적 문제에 과감히 메스 대야 
검찰은 정권 눈치만…보수화된 사법기관
 
-검찰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수사할 수 있지 않나. 
▲이 정도 의혹과 자료면 충분히 인지 수사할 수 있다. 송금, 의뢰 내역, 재미 과학자 해킹 의혹 등 수사해 볼만하다. 거기다 국정원 직원까지 죽었다. 하지만 검찰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채동욱 전 검찰 총장을 찍어내리는 청와대를 보며 뼈저리게 느꼈을 거다. 결국 청와대에서 오더가 떨어져야 움직일 것이다. 국정원 직원 대선 개입 때랑 비슷한 양상이다.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시절에 X파일이 터졌다. 당시 검찰의 대응은?
▲내가 직접 수사를 맡지는 않았다. 하지만 X파일이 터졌을 때 검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어쨌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철저히 조사하라”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검찰이 움직인 게 아닌가 싶다. 그 당시에는 즉각적이고 공개적인 대응을 했다. 
 
-검사 시절과 비교했을 때 사법기관이 많이 달라졌나? 
▲안 그래도 법이라는 게 무척 보수적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보수화되고 있다. 현재 대법관들을 보면 대부분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특히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어떤 판결도 내리지 않고 파기환송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선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대법원에서 판결을 회피했다. 이는 분명히 보수권력에 공고하게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검사 생활을 할 때만 해도, 대법관 중에는 재야 운동권 출신이나 진보적인 법관이 많았다. 현재는 어쨌든 기관장들이 보수거나 친정부 성향이다 보니 전보다는 많이 달라졌다.  
 
-이번 파문의 향후 전망은.

▲흐지부지 입씨름 하다 끝날 것 같다. 국정원은 비밀유지라는 이유로 자신들의 치부를 쉽게 밝히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나서지 않는 이상 버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검찰은 여론이 악화돼 정권에서 수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수사 가능성은 낮다. 시민단체에서 고발한다고 해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댓글 사건처럼 꼬리 자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또 꼬리 자르기?
 
-국정원이 갈 길은?
▲국정원은 직원들 앞으로 이례적으로 성명 발표까지 했다. ‘국가를 위한 국정원’이라고. 그 말을 누가 믿겠는가. 온 국민이 그렇게 되길 뼈저리게 원하고 있지 않은가. 국정원의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관계자들은 국가 반역죄를 저지른 거나 마찬가지다. 사형이거나 무기징역이다.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min1330@ilyosisa.co.kr>
 
 
[김경진 변호사는?]
 

▲1965년 장성 출생
▲금호고등학교
▲고려대 법학과
▲31회 사법시험 합격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군산지방검찰청 검사
▲광주지방검찰청 검사
▲대검찰청 검찰제도 연구관
▲서울중앙검찰청 검사
▲광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법무법인 이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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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