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시즌 여야 당원모집 꼼수 백태

대목 앞두고 쪽수 채우기 '점입가경'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여야 각 정당의 당원들이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 나서려는 예비후보들이 공천 경선을 대비해 당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원을 많이 확보할수록 경선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는 늘 당원 모집과 관련한 온갖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여야 모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경선을 통해 내년 총선 공천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지역에선 벌써 예비주자들 간의 당원 모집 경쟁이 치열하다. 선거일까지 꾸준히 당비를 납부해 책임당원(※새정치연합은 권리당원이라고 부름)이 되면 당내 각종 선출직 후보자 경선과정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치열해지는 경쟁

여야 모두 몇몇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책임당원을 얼마나 많이 모집하느냐 하는 것은 후보자의 사활이 달린 일이다.

게다가 경선을 치루지 않는 지역이라고 할지라도 얼마나 많은 당원을 모집하느냐 하는 것은 후보자의 조직 동원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많은 당원을 모집할수록 공천심사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당원 모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간접적인 선거운동을 하는 효과까지 낼 수 있으니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라면 당원 모집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선거 때만 되면 당원 모집과 관련해 온갖 잡음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를 돌면서 주차된 차량들에 붙어 있는 휴대전화번호를 모아 무작정 전화를 걸어 당원 가입을 권유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오죽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는 오는 8월 이후 권리당원 명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부정한 방법으로 모집되거나 명부에만 기재되어 있는 ‘유령당원’을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권리당원 모집과정에서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꼼수는 당비 대납이다. 각 당마다 제도가 약간씩은 다르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당원이 투표권을 가지려면 투표일 전 6개월 동안 월 2000원씩의 당비를 내야 한다.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당비까지 내야한다고 하면 가입하려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보니 정치인 쪽에서 당비를 대신 내주고 가입을 시키는 당비 대납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당비 대납은 물론이고 웃돈을 얹어준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당원으로 가입하면 몇 만원씩의 수고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원 가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도 매달 돈을 내야 한다고 설명하면 대부분 안 하겠다고 한다”며 “여야를 불문하고 정말 순수하게 당비를 내고 있는 당원이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새정치연합 전남도지사후보경선 과정에서는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을 늘리기 위해 당비를 대납한 혐의로 기소된 노종석 전남도의원이 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당비대납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기부행위’의 일종이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출마희망자가 당비를 대신 냈다가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출마희망자 주변 사람이 당비를 대신 내줘도 똑같이 처벌받는다.

나도 모르게 당원 가입, 당비는 대납?
엉터리 주소와 유령 전화번호 '수두룩'


단순한 당비 대납 정도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아예 본인도 모르게 개인정보를 빼와 당원으로 가입시키는 사례도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도 고양지역에서는 특정 장애인단체의 회원 수백명이 본인 동의 없이 새누리당 당원으로 가입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검찰 수사를 받았다.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구매해 무작위로 가입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당원으로 가입할 때 대부분은 본인에게 아무런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는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부산에서도 의심스러운 일이 있었다. 새정치연합이 공개한 부산 금정구 지역 당원명부에는 340명의 당원 중 무려 160명의 주소가 중복되어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1곳의 주소에 서로 전혀 모르는 관계인 사람들이 최대 9명까지 등록되어 있기도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당시 부산시당은 “정당에서 보내는 공보물을 자택으로 받기 꺼리는 당원들이 지인의 집 등에 주소지를 등록해놓은 것 뿐”이라고 해명을 했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절반 가까이가 그런 식으로 당원에 가입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에 의혹을 제기한 한 후보자가 명부에 있는 한 당원에게 전화해보니 자기가 당원으로 가입되어 있는지도 몰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에는 새누리당이 대구지역 권리당원 입당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무려 3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신원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는 기입된 주소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신청서에 적힌 연락처에 전화를 해도 받지 않거나 입당 신청서를 아예 낸 적도 없다고 답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후문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중복됐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의 이름으로 입당 원서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입당 원서를 전수조사하면 여야를 불문하구 30퍼센트 이상 오류가 있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며 “그만큼 당원 모집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위원장들은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본인 대신 권리당원 모집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방의회 의원들로서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위원장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힘들다. 한 지방의회 의원은 “내가 출마하는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총선, 재보선 등 온갖 선거 때만 되면 구걸하듯 지역에서 권리당원 모집하러 다니기 바쁘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소연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위원장들이 경쟁자가 모아온 당원 가입 신청서를 반려시키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경쟁자가 당원 가입 신청서를 가져오면 온갖 트집을 잡아 걸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지역위원회에 당원 가입 신청서를 내지 않고 상급 사무처에 접수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신인은 절망


현재 정치권에서는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당원 투표가 경선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점차 늘리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처럼 부작용이 심각하다. 정치 신인에겐 당원 모집의 장벽이 너무 높고, 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부분 당비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유령당원이 되어버리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너무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한편 신청서를 낸 이후 6개월간은 당비를 내야 책임당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총선 일정을 고려할 때 이달 말까지는 여야 모두 당원 모집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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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