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원로들의 난' 막전막후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잊어질 뻔했을 뿐…"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원로들의 난’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당의 원로들이 지난달 29일 전격 회동을 갖고 신당 창당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신당 창당설이 불거진 일은 이미 여러 번 있었지만 당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야할 원로들이 직접 신당 창당 논의에 나섰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다.

“당 원로들이 모여서 신당 창당 논의를 했다고?”

지난달 29일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발칵 뒤집어졌다. 당의 원로들인 권노갑, 정대철, 이용희, 김상현 상임고문과 5선 의원을 지낸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이 모여 신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노병 돌아올까?
노병 잊혀질까?

당장 다음날 새정치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의 원로들께서 모여 신당 창당 등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는데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 역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신당 창당 움직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당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야할 원로들이 직접 신당 창당 논의에 나섰다는 점은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당시 모임에서 원로들은 4·29재보선 참패 이후에도 문재인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는커녕 친노계 사무총장의 인선을 강행했다며 이대로는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어렵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로들은 현재 새정치연합의 노선으로는 표의 확장성 부분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며 중도 및 보수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중도개혁신당’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중심 잡아야할 원로들이 왜?
친노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이날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봉호 전 부의장도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 전 부의장은 모임을 앞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신당, 분당 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좀 밀도 있게 논의해보겠다”며 이번 모임이 신당 창당 논의를 위한 모임이라는 사실을 거침없이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실제로 신당 논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기자들에게는 그냥 일상적인 모임이었다고 잡아뗐을 텐데 김 전 부의장은 대놓고 신당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며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내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이 노골적으로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라고 분석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이날 모이신 분들은 정치적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들인데 이날 발언의 파장을 모를 리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신당 논의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사실상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노욕?
충정?

파장이 커지자 이날 회동에 참석했던 정대철 상임고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원래 권노갑 고문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참석하지 않았고 별다른 정치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며 “이날 회동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평균 나이가 80이 넘는다.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우리가 직접 나서서 뭔가 해보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당 원로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원로들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 원로들 중 상당수가 친노가 장악한 당 지도부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원로들의 난으로 향후 새정치연합이 심각한 내홍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원로들은 대부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나 구 민주당계다. 정치권에서는 친노와 이들의 관계에 대해 “남(새누리당)보다는 가깝지만 그렇다고 친자식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친노와 원로들 사이가 벌어진 결정적 계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실시한 대북송금특검이다. 대북송금특검으로 원로들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어야만 했다.

친노진영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도 이들에겐 아직까지 배신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친노가 당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 원로들에게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로들이 보기에는 마치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이 어느 날 양자로 들어와서 집안의 재산을 다 차지하려는 모습으로 비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친노 지도부에 대한 당 원로그룹의 불편한 감정은 이미 한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난 4·29재보선을 앞두고 동교동계 인사 60여명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한 논의를 했는데, 선거 지원 여부를 자체 투표해본 결과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필요할 때만 호남을 찾는 거냐”며 친노가 장악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 원로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 전반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조달해야 하는데 총선까지 너무 시간이 촉박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명분과 비전도 마땅치 않다. 신당을 대표할 만한 인물도 없다.

원로그룹 중심 신당 창당?
신당 창당보다는 지분 욕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로들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원외인사들이고 이미 과거의 인물들이라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내에서도 충격적이긴 하지만 내년 총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직접 나서기보단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각 그룹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야권 내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신당이 추진되고 있는데 원로그룹이 앞장선다면 이들을 한데 묶어 거대신당을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속된 말로 이날 모인 인물들이 이미 한물간 사람들인 것은 맞지만 원로라는 상징성이 있고, 그동안 그들이 정치권에서 닦아놓은 인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들이 직접 나서서 어떤 세력을 구성하기보다는 사방팔방 흩어져 있는 신당 창당 세력들을 하나로 잇는 구심점 역할 한다면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 상황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 참석한 정대철 고문은 최근 야권 신당설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정 고문은 4·29재보선 패배 이후 당이 부침을 겪자 비노진영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한길, 안철수 의원과 신당행이 거론되고 있는 박주선 의원, 당내 대표적인 반노인사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 호남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정배 의원 등과 잇달아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정 고문 본인은 다분히 사적인 만남을 가졌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워낙 민감한 인물들과의 연쇄적인 만남이라 정치권은 정 고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재보선 패배 이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비노인사들이 정 고문을 중심으로 신당 논의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하다.

원로그룹 신당설
구심점 역할?

김한길 의원이 최근 밝혔듯이 소위 비노는 친노가 아니라는 게 공통점이지 조직으로 뭉친 계파가 아니다. 따라서 비노인사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향후 정국운영에 대한 입장 차이도 크다. 이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이들과 고루 친분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경험을 가진 당 원로들만큼 제격인 인사들도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당 원로들이 신당 창당보다는 신당 창당 카드를 무기로 내세워 내년 총선에서 지분을 얻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원로들의 신당 창당 논의 소식이 전해진 후 당 일각에선 “(원로들이) 아직도 정치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지난 4·29재보선 당시 권노갑 상임고문은 선거 지원을 약속하면서 “당 운영에서 주류가 60%, 비주류가 40%를 맡는 게 관행이었다”며 “이러한 정신을 문재인 대표도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실상 선거 지원의 대가로 지분을 약속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당장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은 가신들이 지분을 챙기는 데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권 상임고문에 직격탄을 날렸다.

논란이 커지자 권 상임고문은 “모두가 동참하는 당 운영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새정치연합의 원로들이 정치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그런데 또 다시 당의 원로들이 신당 논의라는 파격적인 이슈로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이 당내 지분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욕심?
성공할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신당 창당 모색이 사실상 지분 확보를 위한 협상카드일 가능성이 있다”며 “당 원로들이 현실적으로 창당 작업에 실패한다고 해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줄지어 탈당선언이라도 하면 그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의 원로라고 하면 당내 갈등이 있을 때 이를 중재하고 잘 추슬러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동안의 역할이었는데 당의 원로들이 직접 신당 창당 논의를 했다는 것은 무척 황당한 일”이라며 “당의 어른들인 원로들조차 지지하지 않는 정당을 국민들에게 지지해달라고 하면 국민들이 지지해주겠나? 친노진영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원로들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연 정치적으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새정치연합 원로들의 난은 성공할 수 있을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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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