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공대협 이보열 위원장

민영화가 주거복지? “대통령님, 이건 아니지 말입니다”

[일요시사 경제 2팀] 이창근 기자 = 시도 때도 없는 국토교통부의 LH공사 편들기가 기어코 역풍을 만났다. 금년 1월 국토부가 발표한 ‘뉴스테이 정책’ 속에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운영·관리업무의 민간개방 항목을 끼워 넣은 것에 대해 주택관리공단은 물론 거주하고 있는 입주자들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로 결성된 ‘전국 공공임대주택 대표자 협의위원회’(이하 공대협) 이보열 위원장(54)은 “공공임대주택의 운영과 관리를 민간에게 개방하겠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거복지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라며 국토부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토부의 뉴스테이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공주택 운영·관리의 민간개방’을 명시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공임대주택의 운영과 관리를 민간에 개방하면 서비스가 나아지고, 관리비도 하락될 것’이란 국토부의 견해는 한 마디로 ‘탁상행정의 결정판’이라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정책?
 
“서민들을 위한 주거정책에 LH공사가 요구해 온 비상식적 주장을 끼워 넣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이 위원장은 “공공임대주택의 운영과 관리는 절대 민간에 개방해선 안 된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민간개방을 철회하지 않는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토부에 맞서 싸우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행동도 개시했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60만 입주민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운영 및 관리의 민간개방 반대’를 약속하는 서명까지 받고 있다. 여·야당을 가릴 것 없이 서명한 국회의원이 100여명이다. 입주민과 국회의원의 서명으로도 철회되지 않으면 동원 가능한 입주자들과 함께 국토부 앞 항의시위를 계획 중이다. 어떻게든 민간개방만큼은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주택 입주민들이 국토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단체를 결성하고 행동에 나선 것 자체부터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예고된 반발이라 할 수 있다. 그간 국토부와 LH공사의 행보들이 모두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임대와 영구임대주택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국민임대주택 주민들은 LH공사의 광역관리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고, 영구임대주택 주민들은 기존의 단지관리 방식을 박탈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민간개방을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관리 시스템이란, 몇 개의 임대단지를 총괄하는 하나의 통합관리센터를 두고 그 아래 각 단지별로 건물 관리업무를 맡기는 민간업체를 고용해서 이원화 방식을 말한다. 임대운영과 건물관리를 분리한 만큼 단지관리 방식에 비해 고객만족도가 떨어진다. 주로 LH공사가 관리하는 국민주택이나 장기임대주택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단지관리 시스템은 각 단지별로 관리소를 두고 임대업무와 관리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일원화 방식이다. 주택공사 시절 임대주택의 운영관리 전담조직으로 분리된 주택관리공단의 서비스 방식이 바로 이 방식이다. 각 단지별로 전담 관리조직이 있는 만큼 입주민 밀착서비스가 가능하다.
 
 
관리실에 전화만 하면 전기, 수도, 보일러 등의 시설물 하자처리는 물론이고 각종 임대계약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독거노인 말벗 해주고, 한 부모 가정 학생들 숙제도 도와주고, 관리비 내기 어려운 가정은 후원자 연결해 주는 일까지 해 왔다. 사회적 취약계층이 많은 영구임대주택 입주민들의 호응이 높은 것은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만족감 때문이다.  
 
문제는 입주민들에게 호응이 높은 단지관리 방식을 LH공사가 싫어한다는 데 있다. LH공사는 그간 수시로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을 민영화하거나 민간기업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국토부의 입을 빌어 2년 내 민간개방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공공임대 60만 입주민이 뿔났다!
억지 논리로 민영화 추진에 반발
 
이러한 LH공사의 태도는 최근 몇 년 동안 국정감사의 단골 지적 사항이었다. 2002년 노사정 합의와 2009년 토공과 주공 합병추진위 당시 ‘공공주택 건설과 분양은 LH공사가, 운영과 관리는 주택관리공단이 맡는다’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매번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LH공사는 꿈적하지 않았고, 국토부 역시 업무이관을 미루는 LH공사에 어떠한 제재나 시정을 촉구한 바 없다. 
 
“국토부의 탁상행정이 문제입니다. 현장을 모르니까 LH공사가 만들어 준 논리를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죠. 관리 운영의 민간개방은 LH공사 근무하는 임직원들 자리보전 방편일 뿐 결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이런 배경으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은 “LH공사와 국토부는 한통속”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 국토부 출신 인사가 LH공사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 보니 LH공사의 생존 논리를 ‘서민을 위한’ 국가정책 속에 끼워 넣었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시각은 무리가 아니다. <일요시사>가 지난 997호와 998호에 연속보도한 ‘LH공사의 횡포-힘 없는 주택공단 죽이기 1, 2탄’을 통해 공개된 바와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부채 142조원의 부실경영도 모자라 호화청사에 성과급 잔치, 성추행 파문 등 공기업 비리 백화점이라 불리는 LH공사의 생존전략이 바로 주택공단의 매각 또는 업무회수다. 주택공단이 존재하는 한 ‘공공주택의 운영·관리를 공단 측에 이관하라’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게 될 것이고, 그 와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공기업의 정상화 기조로 인해 LH공사의 업무 및 조직 축소를 막기 위한 마지막 카드인 것이다. LH공사가 부채해소와 조직 정상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자회사 밥그릇을 뺏고 있다고 비난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LH공사의 장단에 국토부가 춤을 추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국토부 뉴스테이 정책에서 민간 개방 부분은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나마 공기업인 주택관리공단의 그늘 아래 최소한의 주거환경을 보호받고 있었는데 이를 민간에 개방하면 사회취약계층의 삶이 더욱 각박해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것이다.
 
“운영·관리의 민간 개방이 무슨 주거복지입니까? 이익 없는 일을 민간업체가 하나요. 서비스가 좋아지고 관리비도 안 오를 거라는 논리 자체가 탁상행정이고, 서민기만입니다. 국토부가 나서서 사회안전망을 없애겠다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LH 장단에 국토부 춤
 
이보열 위원장은 국토부가 입주민들의 반대에도 민간 개방을 추진할 경우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박 대통령의 주거복지 공약과도 배치되는 이번 정책은 60만 입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님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취약계층의 사람들이 그나마 마음 붙이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터전을 LH공사 사람들 밥그릇 챙겨주자고 외면해서 되겠습니까? 사회안전망이 붕괴되면 그 때는 LH공사도, 국토부도, 이 정권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꼭 알게 할 거고요”
 
 
<manchoice@ilyosi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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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