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빠른 간편대출'의 함정

곧이곧대로 광고만 믿었다간 ‘낭패’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최근 무차별적으로 TV 대출 광고가 나오고 있다. 하루 평균 케이블TV를 통해 나오는 대출광고는 1000건이 넘는 수준. ‘대출광고 홍수’라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 이들 대출 광고는 대부분 쉽고 빠른 대출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쉽고 빠른 대출의 진실을 <일요시사>에서 조명했다.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있으면 수많은 대출 광고가 나온다. 밝고 경쾌한 배경음악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델들은 돈을 빌리라고 예비 대출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누구나 단박에 대출해준다는 등의 문구는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금융소비자에게 절실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대출?
현실은 팍팍!
 
TV광고에서 말하는 ‘쉽고 빠른 대출(이하 간편대출)’은 통상적으로 무방문, 무서류, 무담보 신용대출 등을 의미한다.
 
과연 이들 광고처럼 쉽고 빠른 대출(이하 간편대출)이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저축은행과 대부업 등에서 최근 간편 대출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출을 받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신용평가 회사인 나이스(NICE)신용평가가 대부업체 90여 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업체 대출 승인률은 23.9%였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 대부업체를 찾은 10명 중 8명은 퇴짜를 맞은 셈이다.
 
대부업체들은 20% 가량의 승인률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대부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 이용자들 대부분의 신용등급은 7.8등급이다. 이들 대출자의 상환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출 승인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도 “저축은행의 간편 대출에 대한 승인률은 공개할 수 없지만 최근 강화된 대출 심사로 인해 대부업 대출 승인률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신용이 낮은 대출 희망자가 간편대출을 받으려 한다면 생각보다 대출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 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들어 금융당국이 이자율을 낮추라는 압박을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에 하고 있다”며 “간편대출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가 까다롭게 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무차별적 케이블TV 광고…하루 평균 1000건
대부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강조
 
실제 취재를 진행해 본 결과 저축은행의 경우는 신용등급이 낮다면 실제 대출 받기 어려운 구조였다. 또, 개인 정보 도용에 대한 대비도 최대 5개의 절차를 거치면서 비대면 대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대부업체였다. 대출 과정에서 대부업체들의 상당수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우선 대부업체들 대부분은 간편대출을 TV광고 등을 통해 홍보하지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상품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자세한 상품 정보 및 대출자격을 알아보려면 전화 상담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대출상담 과정에서 ‘신용정보를 확인하는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해 금융상에 불이익이 생긴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상담원은 없었다. 금융 지식이 없는 일반 금융소비자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금융상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업체의 대출 기준이 매우 낮은 점도 문제였다. 아르바이트를 할수 없는 처지인 대학생 A(26)씨가 B대부업체에 대출 상담을 받자 대부업체로부터 방문 없이 신분증, 통장 사본 등 몇 가지의 서류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자는 34.8%로 법정 최고금리(34.9%)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었다. 대출 상환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출에 큰 무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돌려막기 유혹
지급불능 원인
 
어떤 곳은 대출 자격이 안 되는 대출 희망자를 자격이 되도록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기까지 했다. 500만원 가량의 빚이 있는 35세의 무직 남성 C씨가 500만원의 대출을 위해 D대부업체의 대출상담을 받자 상담원은 대출이 힘들 것 같지만 일을 하고 있다는 것처럼 꾸미면 대출이 가능할 것 같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사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해당 남성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 확인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4대 보험이나 월급 지급 내역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충격적인 사실은 B대부업체와 D대부업체 모두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대출을 해주는 업체였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대부업체는 이와 관련 “일부 대부업체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면서 “최근 낮아진 금리 탓에 수익이 악화되고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중소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무리한 돈 꿔주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업체의 허술한 대출 심사는 종종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지난 4월 광주광역시에는 재직증명서 위조로 사기 대출을 해 3억3000여만원을 챙긴 혐의(사기·사문서위조 등)로 조직폭력배 양모(33)씨와 모집책 안모(39)씨가 구속되고 범행을 공모한 2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대부중개업 사무실을 차려놓고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이라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염모(28)씨 등을 마치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가짜 재직증명서 등을 만들어 14회에 걸쳐 제3금융권에서 1억여원을 대출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김포에서는 훔친 신분증 14장을 이용해 신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은행계좌를 개설해 대부업체에서 4000여만원을 대출받은 혐의(사기및장물취득)로 이모(21)씨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사건도 있었다.
 
대부업의 손쉬운 간편대출은 이른바 ‘돌려막기’용 대출로 이어져 고금리의 늪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다.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자산 100억원 이상 80개 대형 대부업체의 지난해 상반기 신규 대출액 1조9640억원 중 1396억원이 ‘타 대출 상환’ 목적의 자금이었다. 전체 대부업 신규대출의 7.1%가 이른바 ‘돌려막기’ 목적으로 대출받은 돈이라는 의미다.
 
무차별 TV광고

칼 빼든 국회
 
국회는 대부업 TV광고의 간편광고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이 돈을 빌리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것을 우려해 대출 광고에 대한 제재에 관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에 오전 7∼9시, 오후 1∼10시, 주말·공휴일은 오전 7시~오후 10시까지 대부업은 TV광고를 못하게 된다. 현재는 방영시간에 대한 규제가 없어 하루종일 대출광고가 전파를 탈 수 있다.
 
 
대부협회가 대부업체 이용자 32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TV광고를 보고 대부업체를 안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7%와 6%의 대부업체 이용자가 인터넷과 휴대전화 광고를 통해 대부업체를 알게 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승인률 24%’ 10명 중 8명 퇴짜
허술한 심사 도마…범죄 악용도
 
특히, 어린이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광고가 노출돼 우려를 자아냈다. 금융정의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의 대부분(94.7%)이 대출광고에 노출됐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51.2%는 매일 TV광고에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투니버스, JEI 재능 TV 등 어린이가 주로 시청하는 방송에도 TV대출 광고가 나오면서 이를 지적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렇게 하루에 나오는 TV대출광고는 1000건이 넘는다.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이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케이블티브이방송협회로부터 받은 ‘주요 방송사업자의 대부업 광고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케이블채널에서 방송된 대부업 광고는 모두 75만7812건으로, 하루 평균 1188건의 광고를 내보냈다.
 
대부업계는 TV광고를 제재하는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는 소식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대부금융협회는 “국내 대형 로펌 3개사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헌법상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 평등권 등 대부업자의 기본권을 심하게 침해해 위헌적 소지가 높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재 너무해
위헌 소지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출상품 광고를 주류, 담배, 도박업 광고 등과 동일한 잣대로 규제하려는 입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대부업자 방송광고의 시간대 제한에 대한 위성 여부에 대한 세부 검토를 실시할 계획이며 필요한 경우 회원사와 협의해 위헌 법률 심사 청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onky@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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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