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메르스, 왜 심각한가 ⑤사스 때완 다르다

청정국 옛말…기피국 되나

[일요시사 경제부] 박호민 기자 = 지난 1일 메르스 환자 가운데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면서 전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 사스 사태와 신종플루 사태를 동시에 상기케 한다. <일요시사>는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들 질병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비교해 봤다.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관심은 사스와 신종플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과 2003년 국내에 유입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가운데 어떤 질병이 치명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치사율은 메르스가 가장 높고, 전염성은 신종플루가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점과 유사점 

2012년 9월 처음 발견된 메르스는 지난달 20일 바레인으로부터 입국한 68세 남성 1명이 메르스 환자로 최종 확인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됐다. 

메르스는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중동 지역을 중심(90% 이상 중동 발생)으로 발생해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불린다.  메르스는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중증급성호흡기 질환 증세와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을 동반한다. 38도 이상 고열, 기침, 숨 가쁨 등이 대표적 증상으로 꼽힌다. 잠복기는 2∼7일이며 최대 14일까지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가 있다. 치사율은 30∼40% 수준으로 사스와 신종플루보다 높다. 

2002년 11월 중국에서 발생해 2003년 국내 유입된 사스 역시 메르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질환이다. 올해 5월 기준 8273명의 환자가 발생해 775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9.6%다. 잠복기는 2∼7일로 메르스와 비슷하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현재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 등을 흡입하거나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전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8도 이상 열이 나고, 두통·근육통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나다 호흡기의 기능이 악화돼 사망으로 이어지는 점은 메르스와 유사하다. 사스는 중국·홍콩 등에서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사스의 사망률은 메르스보다 4.3배 가량 낮다. 증상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는 시간은 메르스는 11.5일, 사스는 23.7일로 메르스가 2배 이상 빠르다. 

전염성은 메르스보다 사스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3년 사스가 국내에 처음 창궐했을 당시 정부의 발빠른 대처로 큰 재난으로 확대되지 않았다. 

당시 정부의 대처를 살펴보면 2003년 사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하자 고건 전 총리는 국립보건원과 전국 13개 검역소를 통합하고 인력과 예산을 대폭 보강한 ‘질병관리본부’를 출범시켰다. 국립보건원 사스 전담 인력이 4∼5명에 불과하자 상급기관인 국무조정실이 직접 나서 인천공항 검역소 등 4곳에 국방부 소속 의료진 70명을 투입하기도 했다.

고 전 총리는 국방부에 “사스 방역도 국가를 방어하는 일이다. 군의관과 군 간호 인력을 투입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대처로 당시 국내에는 사스 환자 4명이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채 사건을 수습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가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평가를 내렸다.
 
일단 열나면 의심…기침·호흡곤란 동반 

치사율은 메르스 전염성은 신종플루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신종플루도 메르스와 증상이 유사하다. 감염된 환자가 기침과 재채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점과 고열과 근육통, 구토·설사 등의 증세가 메르스와 유사하다. 치사율은 메르스보다 현저히 낮다.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0.07%로 계절 독감(0.1%)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신종플루의 강한 전파력으로 많은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해 사망자가 많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3월 기준 2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률이 낮아 현재는 매년 유행하는 계절성 독감으로 분류된다.
 
신종플루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처는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신종플루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했을 당시 발병 이후 확진 판정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숨졌던 환자는 태국에서 귀국한 뒤 감기 증상을 호소했지만 일주일이 지나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과 비슷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에 걸린 남성 환자가 중동 지역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의료 기관을 무방비 상태로 돌아다니면서 다른 환자에게 병을 옮긴 사실이 드러났다.
 
예방은 스스로
 
메르스는 현재 진행형 질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에서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료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대책이 없다’ 참조). 따라서 메르스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인 상황이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외출 후 양치, 세수를 습관화 하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외출시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세계 유행 바이러스 현황
 
메르스 외에도 전세계 지구촌을 괴롭히는 바이러스는 많다. 그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견된 에볼라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발열과 전신성 출혈 증상이 발생한다. 치사율은 현재 36% 정도이며 현재까지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3개국에서 1만9031명이 에볼라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7373명이 에볼라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전염돼 미국과 스페인에선 각각 2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해 우간다에서는 에볼라의 사촌격인 마르부르크 바이러스가 창궐에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4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 소재 멩고병원에서 일하던 남성(30)이 사망한 것. 앞서 2010년에도 우간다에서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로 인해 2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10명이 숨졌다.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는 에볼라 환자와 마찬가지로 출혈과 구토, 설사, 고열 증상을 나타낸다. 마르부르크의 감염경로는 에볼라와 마찬가지로 체액을 통한 감염이다. 치사율은 25%에서 최대 80% 수준이다. 치료제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개발돼 향후 치사율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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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