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HTS 사고' 내막

믿고 맡기라더니…고객 울먹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증권사의 거래 프로그램 HTS(Home Trading System)를 이용한다. 신한금융투자 한 고객이 HTS로 주식거래 중 수익이 났는데도, 실제로 손해를 입은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차이가 1억원이었다. 담당 직원들조차도 오류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 본사는 오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A씨는 2008년부터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주식을 시작했다. 그는 일명 물타기를 하며 꾸준히 수익을 내 금융전문가들도 인정한 소액투자자였다. 그는 지난해 중순 주식담보대출과 계좌 두 개를 만들어 주식을 거래했다. A씨는 올해 11월9일까지 주력 종목인 삼성전기와 KC그린홀딩스를 매일 사고팔기를 반복하며 각각 400만원과 2100만원으로 총 2500만원의 수익을 보고 있었다.
 
직원들도 몰라
 
하지만 원장(세부 거래 내역)을 받아 보니 삼성전기는 -6200만원이, KC그린홀딩스가 -280만원, 총 -9000만원 가량 손실이 났다. 원장과 HTS 화면상에 나온 두 종목만 해도 금액이 약 1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보통 원장과 HTS 상에 오차는 많아봐야 몇백원 정도다. 오차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액수다. HTS 프로그램의 총체적 부실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지점이다.
 
이번 HTS프로그램의 문제를 야기한 것은 ‘담보주식 상환·교체’와 ‘두 계좌로 종목을 분산해 입·출고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A씨는 주식을 최초로 시작한 2008년부터 2014년 6월(문제 발생 이전)까지 약 6000만원의 실현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2014년 6월(문제 발생 이후) A씨가 처음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후 같은 해 11월25일까지 단기간에 1억원 가량 손실을 봤다.
 
문제 발생 전까지 A씨가 거래한 106개 종목을 보면 이익종목은 99개, 손익 없는 종목은 1개, 손해종목은 5개에 불과했다. 문제 발생 후 거래한 35개 종목 중 이익종목은 26개, 손해종목은 9개이다. 손해 종목 9개 가운데 6개는 담보주식 상환·교체 및 입·출고를 한 종목이었다. 이들 종목에서 HTS 손익정보화면과 실제원장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그 중에는 삼성전기와 KC그린홀딩스도 있다.
 

A씨는 지난해 6월18일 처음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당시 A씨는 빨리 대출을 갚을 생각으로 지점 담당자에게 어떻게 상환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담당자는 담보대출이 잡혀있던 종목이 풀리면 상환 가능하다고 알려줬다. A씨는 주식담보대출을 처음 이용하기 때문에 담당자에게 “담보교체 시 손해를 볼 수 있나”라고 물었다. 하지만 담당자 B씨는 “그런 거 없다”라고 답했다.
 
A씨의 매매패턴은 평가손해 시 매수를 지속해 보유 종목의 평균단가를 계속 낮추면서 거래비용 이상의 미세한 평가 이익만 발생해도 즉시 매도해 현금화했다. 다시 말해 담보교체를 하며 매수매도를 반복해 물타기를 했다. 이때부터 자신과 담당자도 모르는 문제가 발생해 손실이 누적됐다.
 
이어 지난해 10월17일 A씨는 물타기를 하며 평균단가를 낮추기 위해 계좌 두 개를 만들어 보유 주식을 입·출고했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발생하며 손익정보 오차는 더 확대됐다. 한편 A씨와 신한금융 지점 담당자들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A씨는 주식담보를 대체할 때마다 입고하면 평균단가가 달라져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문의한 적이 있다. 11월17일 A씨는 이를 이상하게 여겨 원장을 확인했다. HTS 화면과 다르게 많은 손실이 나 있었다.
 
A씨는 물론 담당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담당자 B씨는 “제가 매매를 한다고 해도 HTS를 보고 매매를 할 수밖에 없다. 뭔가 개선을 해 달라고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HTS에서 보면 이익이 난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다른 담당자들도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며, 당시 아무도 HTS 손익평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주식매매 HTS프로그램 오류 발생
'황당 계산' 수익 났는데 손해 처리
 

A씨는 “HTS의 정확성과 직원을 믿었을 뿐이다. 내가 직원들이 모르는 오류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며 “신한금융은 담보교체, 종목 입출고 시 평균단가가 오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으며, 직원들조차 이런 문제가 발생할지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HTS프로그램 상 오류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신한금융 홍보팀 관계자는 “A씨는 예외적인 경우다”며 “담보상환을 하며 계좌 두 개를 이용해 주식 투자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민원을 제기한 이후 11월24일 신한금융은 전에 없던 유의사항에 ‘입고 및 신용상환, 담보종목교체 등으로 체결 시점 이전의 평균 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 발생 시 손익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A씨는 “유의사항 항목이 모두 내가 적용되는 문제”라며 “신한금융은 HTS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문제가 터진 이후 유의사항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HTS에 위탁잔고와 주식종합 화면을 보면 매매기준(실제 매매된 가격)과 결제기준(결제한 날의 가격) 등을 선택해 조회할 수 있다. 보통 투자자들은 매매기준으로 거래한다. 신한아이트레이딩 서비스 가이드북에 따르면 “주식잔고에서 체결기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실시간 현재가로 평가한 금액의 합계 금액”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HTS 상에서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결제기준으로밖에 나오지 않았다. HTS 화면을 관리하는 멀티채널부의 D과장은 “매매기준이든 결제기준이든 결제기준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매매기준과 결제기준은 한 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의 경우 매매기준을 선택하면 체결 기준 현재 보유하는 실시간 현재가로 평가한 금액의 합계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신한금융은 왜 ‘체결 기준 현재 보유한 실시간 현재가로 평가한 금액의 합계’라고 명시했으며, 굳이 어느 것을 선택해도 결제기준으로만 나오면서 왜 매매기준과 결제기준을 나누어 선택하게 한걸까. 당시 D과장은 자신이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한금융 HTS프로그램을 담당하는 IT부서는 이미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IT부서 관계자는 “이것에 대해 바꾸려고 하는데, 지금 민원도 걸려 있고 사건도 걸려 있어 손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민원과 사건은 A씨가 재기한 것들이다. 이어 “사건을 수습하고 이 문제를 정리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홍보팀은 “결제기준과 매매기준은 정해진 게 아니고 회사마다 다르다”며 “본사가 결제기준을 하는 이유는 잔고 증명서, 출고확인서 등 대외기관 제출용 잔고 확인은 모두 결제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장과 한국거래소에서 조사한 손익 계산 결과도 크게 달랐다. 오히려 한국거래소에서 조사한 원장 손실내역이 더 큰 손실로 나왔다. A씨는 “신한금융 직원들조차 원장의 손실을 보고 놀랐다. 자신들조차 이러면 어떻게 매매를 할 수 있냐고 반문할 정도였다”며 “도대체 뭘 믿고 거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지난 3월6일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건 분쟁 조정에서 신한금융에 490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피신청인(신한금융)은 고객보호 의무를 위반해 실시간 손익이 왜곡되어 이를 믿고 거래하는 고객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는 HTS를 설계 ▲실시간 손익정보 오류의 위험성을 장기간에 걸쳐 고객에게 알리거나 설명하지 않아 손해가 확대 ▲피신청인이 HTS 기능 안내 시 ‘체결 기준 현재 보유하는 실시간 현재가로 평가한 금액의 합계’를 주식평가 금액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배상 이유를 밝혔다. 
 
거래소 배상 결정
 

신한금융은 이에 불복해 3월 24일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신한금융의 HTS 프로그램의 오류에 대한 손해액 배상 범위가 확정될 예정이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A씨 vs 신한금융 외압 공방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A씨와 신한금융투자 측은 맞서고 있다. A씨는 “이 문제로 한 언론에 제보했으나 기사화되지 않았다. 신한금융과 딜이 있었을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에 해당 언론의 논설위원이 왔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오히려 A씨가 정계에 진출한 지인을 통해 한국거래소에 외압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신한금융 홍보 담당관은 “A씨의 마음은 이해하나, 국회의원 등을 통해 한국거래소에 외압을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억울해서 국회의원한테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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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