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키, “나중에 자랄 줄 알았지”

유치원생 딸을 둔 이모(35·여)씨는 “어린 여자애들은 남자애들보다 키가 더 빨리 자란다지만 우리 아이는 또래 남자애들보다 더 작아서 걱정”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또래보다 작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백모(46·여)씨는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키가 작아서 밖에 나가면 다들 중학생으로 오해한다”며 “이제 성장도 다 끝나가는 시기라 이대로 키가 자라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요즘 키도 하나의 스펙으로 여겨지면서 자녀의 키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모들이 많다. 전문의들은 아이들의 성장이 더딘 경우 신체적으로 성장이 느린 케이스도 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질환 때문에 성장이 저해되는 경우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키 작은 아이의 기준이란

키가 크다 혹은 작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가령 175cm라는 키를 어떤 사람은 작다고 생각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큰 키라고 느낄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의들은 별도의 기준을 정해놓고 저신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성별과 또래가 같은 아이들이 100명이 있다 칠 때 앞에서부터 3번째 이내로 키가 작은 경우 저신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아의 경우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약 2년 정도 빠른 성장을 보이므로 성별에 따라 키의 성장 정도를 달리 봐야 한다.
성장의 속도가 다른 이유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은 부모의 키와 관련이 있는데 양쪽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자녀의 키도 작은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환경적 요인은 영양상태, 질병 등을 들 수 있다. 1960년대 즈음 영양상태가 부실해 키가 작은 경우가 흔했으므로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게 생각됐으나 최근에는 영양결핍 등을 보이는 아이들이 줄어 유전적 요인을 더 중요시 여기기도 한다.

체질성 성장 지연이라 해 본래 키가 서서히 자라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현상은 사춘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사춘기가 늦게 오는 아이일수록 체질성 성장 지연을 보일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빨리 시작될수록 이른 나이에 성장이 끝나게 되며 사춘기는 부모를 따르는 경향이 커 부모의 사춘기가 빨랐다면 아이 역시 사춘기를 이른 나이에 맞이할 경향이 크다. 또 비만인 경우 사춘기를 앞당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키가 크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가족들의 키가 작거나 체질적으로 성장이 느린 경우가 아닌데도 저신장을 보인다면 특정한 원인이 존재하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내분비대사과 유한욱 교수는 “1차성 성장 장애라 해서 골격계나 염색체 이상이 저신장을 동반할 수 있으며 2차성 성장 장애의 경우 영양결핍이나 내분비질환, 극도의 스트레스 등으로 성장이 저해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들 질환 중 병원을 많이 찾는 대표적인 질환이 염색체 이상인 터너 증후군과 성조숙증이다.
터너증후군은 여아들에게만 생기는 질환으로 두툼한 손과 발, 짧은 목, 넓은 가슴 등의 외형적 특징을 보이는데 저신장은 터너 증후군의 가장 일반적인 특징으로 성장 호르몬 치료 등으로 성장을 돕기도 한다.

내분비선 질환으로 2차 성징이 빠르게 오는 성조숙증은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저신장을 초래하므로 사춘기가 여아의 경우 8세 이하, 남아의 경우 9세 이하에서 2차 성징이 나타날 시 성조숙증을 의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뇌의 종양과 같은 병변 등으로 인해 성장이 늦어질 수 있어 뚜렷한 이유 없이 자녀의 키가 작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키를 키워주는 방법도 있다?


전문의들은 아이의 성장 여부를 미리 진단하고 특정 질환이 있는지의 여부를 가늠해보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 즈음해서 신장과 관련한 검사를 받아보길 추천한다.

유한욱 교수는 “정확한 신체 계측을 통해 현재 신장과 체중을 측정하고 출생 시 체중 및 신장, 출산 시 병력, 성장 속도, 부모님 키 및 사춘기 시작 시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왼쪽 손목의 방사선 사진을 찍어 골 연령을 측정하고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 기능 검사 및 성장 호르몬의 분비 정도를 검사하는 것이 좋으며 여아의 경우 염색체 검사를 시행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키를 효과적으로 키워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서지영 교수는 “스트레칭이나 척추의 성장판을 자극할 수 있는 운동 들이 도움이 되며 단백질과 칼슘이 함유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편이 성장에 이롭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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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