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공정언론특위 '언론 길들이기' 논란 내막

차라리 '보수언론견제특위'라고 하지 그랬어!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분명한 언론 탄압” VS “오죽하면 이러겠나?” 지난해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공정언론대책특위(이하 공정언론특위)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공정언론특위가 언론 보도에 대한 항의전화나 방통위 심의 요청 등의 활동을 부쩍 늘린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공정언론특위의 활동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얼마나 (편파보도가) 심하면 이런 특위까지 만들었겠느냐?”

새정치민주연합 공정언론대책특위(이하 공정언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의원의 하소연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1월 공정언론특위를 출범시켰다. 신경민 위원장은 해당 특위를 출범시킨 이유에 대해 “종편 방송을 보면 특정 의원을 타깃 삼아 며칠씩 십자포화를 퍼붓는다”며 “우리 당의 정책에 대해 악의적으로 낙인찍기 방송을 하고 검증되지 않은 패널을 초청해 근거 없고 품위 없는 대담을 진행하는 종편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편파보도?
편파심의?

현재 공정언론특위에는 신 위원장을 필두로 김관영, 박범계, 박수현, 박혜자, 유은혜, 유승희, 윤관석, 이상민, 임수경, 최민희, 최원식 의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언론특위는 출범 당시부터 심각한 논란에 휩싸였었다. 새정치연합이 언론사별로 담당 국회의원을 정하고 담당 국회의원들은 해당 언론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항의전화나 항의방문, 방통위 심의 요청 등의 방법으로 언론 보도에 대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을 이용한 언론사에 대한 실력행사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이른바 ‘의원 언론담당제’에 대해 “마치 당원 1명이 주민 5가구를 감시하는 북한의 ‘5호 담당제’를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공정언론특위의 활동은 문서, 항의전화, 항의방문, 법적 대응 등 갖가지 방법을 통해 언론인에 대해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지극히 반민주적인 발상”이라며 “북한 독재정권이 해온 언론탄압 수단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일으켰던 의원 언론담당제는 아직까지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논란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공정언론특위의 활동이 언론 길들이기가 아닌 소통강화를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종편 출범 이후 언론 상황은 야당 무시, 더 나아가서는 언론의 야당탄압이라고까지 부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야당의 주장도 언론이 제대로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정당한 활동”이라고 항변했다.


언론의 야당탄압?
야당의 언론탄압?

실제로 종편 출범 이후 새정치연합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은 보수진영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 종편 방송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정신감정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고, 또 다른 방송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패널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참사를 비판하는 야권을 향해 “좌파가 반대하니까 잘된 인사”라는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생방송 도중 ‘새정치,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는 원색적인 자막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종편 채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도를 넘은 칭찬을 자주했다. 한 사회자는 “박 대통령은 김연아 선수와 비슷한 점이 많다. 강직하고 침착하고 무결점이라는 점이 닮았다”고 했고, 심지어 어떤 종편 채널은 박 대통령을 예수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출연자는 “예수께서도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비유 표현을 자주 쓰셔서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언론특위가 종편모니터단원들을 선발해 한 달간 모니터를 실시한 결과도 참담했다. 한 모니터단원은 “종편이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정도일 줄 몰랐다. 이렇게 방송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니터링 기간 내내 종편에서는 야권에 대한 근거 없는 폄훼가 이어졌고,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도를 넘은 칭찬이 봇물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방통위 제소 남발, 찍힐까 조마조마
공정언론특위? 보수언론견제특위?

방송 제작자들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패널들의 돌발발언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패널 배치의 편향성도 문제다. 공정언론특위가 지난해 종편 채널에 출연한 패널들의 성향을 분류해 봤더니 여권성향의 패널은 80%가 넘었고 중립성향의 패널은 11%, 야권성향의 패널은 고작 4.9%에 머물렀다.

하지만 아무리 야권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악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감정적인 대응은 곤란하다는 것이 언론계의 반응이다. 한 언론계 종사자는 “공정언론특위가 정말 공정한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한 특위라면 정치 편향적 보도를 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만 찾아내 문제 삼는 것은 공정언론특위가 아니라 차라리 ‘보수언론견제특위’가 솔직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언론계 관계자도 “새정치연합은 언론이 비판기사를 내면 반성하기보다는 무조건 음모가 있다, 배후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문제”라며 “약간 망상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종편이 편파적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나 정윤회 문건 파문 때 한 달 가까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낸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공정언론특위가 공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례로 공정언론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최민희 의원은 야권에 비교적 우호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JTBC가 지난 해 ‘다이빙벨’과 관련한 인터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방송심의 대상이 되자 방송심의를 중단하라는 압박공문을 방통위에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는 해당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이빙벨을 이용하면 세월호 실종자들을 쉽게 수색할 수 있는데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 끝에 세월호 수색현장에 다이빙벨이 투입됐지만 줄이 끊어지는 등 실패만 반복하다 철수했다.

결국 JTBC와 이종인 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아야만 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종인 대표와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등을 사기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새정치연합은 언론 담당 의원의 역할을 5가지 항목으로 분류했는데 그 중 ‘언론과 관계개선을 위한 유화적인 접촉 병행’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새정치연합이 결과적으로 ‘정언유착’을 시도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정언유착?
소통강화?

공정언론특위가 너무 자의적인 해석으로 언론사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례로 공정언론특위는 출범 직후 일부 언론이 새정치연합의 합당에 대해 야합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의 편파성을 보였다고 주장했는데, 언론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기사들까지 편파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사실상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기사를 쓰라고 강요하는 행태”라며 “이는 언론탄압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매체 성격에 따라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비판을 할 수도 있고 칭찬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런 기준이라면 지금 경남 무상급식 폐지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진보매체들도 모두 편파적인 것이냐”고 되물었다.

공정언론특위는 출범 두 달 만에 방통위에 4건의 심의 요청을 한데 이어 위원회 논평 및 부대변인 논평 5건, 유선 항의 7건, 해당기관 이첩 5건을 실시했다. 공정언론특위가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니 언론종사자들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항의전화가 언론소통 강화?
오죽하면 이러겠나? 동정론도


한 언론계 종사자는 “이전에는 보도에 불만이 있어도 보좌진들이 대신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는데 공정언론특위가 출범한 이후에는 국회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항의를 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 같다”며 “아무래도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정언론특위 측은 국회의원이 직접 항의전화를 거는 것은 특위가 정한 매뉴얼이 아니고 해당 의원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 역시 “종편 출범 이후 야권에 대한 언론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언론 길들이기라는 오해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수매체들뿐만 아니라 진보매체들 역시 정치 편향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언론계의 현실”이라며 “새정치연합은 공당인 만큼 공정한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입법을 하는 등 좀 더 큰 틀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 길들이기 중단
편파 방송부터 중단


공정언론특위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정작 공정언론환경 조성과 관련한 입법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언론특위 측은 “현재 편파보도에 대한 모니터링 및 항의 활동과 입법 준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입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은 현재 방송심의제도를 특정언론에 대한 길들이기 용도로 남발하고 있다”며 “현재 한 언론사당 최대 12명의 의원이 배정돼 해당 언론을 감시한다고 하는데, 언론사들이 새정치연합을 마음대로 비판할 수 있겠나? 새정치연합은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하고 언론의 비판을 경청하고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먼저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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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