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친노-비노 전면전' 치닫는 내막

"친노 돕느니 차라리 새누리 돕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친노 배제가 통합인가? 문재인 대표는 할 만큼 했는데 왜 자꾸 시비를 거는 건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전당대회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던 문재인 대표의 공언은 이미 허언이 돼버린 지 오래다. 친노와 비노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8전당대회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는 한동안 큰 호평을 받았다.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해 중도 외연을 크게 넓혔고, 가장 큰 관심사였던 당직 인선도 무난하게 끝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신임 사무총장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의원을 임명하고, 정책위의장에는 정세균계의 강기정 의원을 임명하면서 계파 안배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비노계로 분류되는 추미애 의원과 이용득 전 최고위원을 지명했다. 취임 당시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던 문 대표의 공언이 나름대로 잘 실천된 것이다.

계파 청산?
계파 대립!

이에 힘입어 문 대표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취임한 지 불과 19일 만에 다시 계파 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문 대표가 친노계인 김경협 의원을 수석사무부총장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김한길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승용 수석최고위원은 “그동안 수석사무부총장은 수석최고위원이 추천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문 대표가 관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친노인사를 임명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에 항의하며 한동안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반대를 위한 반대나 비판을 위한 비판까지 들어줄 이유는 없다”며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비노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김경협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원임에도 알게 모르게 문 대표의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인물”이라며 “그런 인물을 당 실무를 총괄하고 차기 총선 공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무부총장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결국 친노가 다 해먹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친노계는 이같은 비노진영의 문제제기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사무부총장은 공천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직책이 아니다. 사무처의 결정권자는 결국 사무총장이 아닌가? 이미 사무총장에 비노계 인사를 앉혀놨는데 사무부총장 한 명을 친노계 인사로 임명했다고 이렇게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비노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석사무부총장에 김경협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조직사무부총장에도 친노계인 한병도 전 의원을 임명하려고 했다.

친노 챙기기
비노 반발

그런데 이에 대한 비노계의 반발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문 대표도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한병도 카드를 철회하고 조직사무부총장 자리에 김한길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관영 의원을 임명한 것이다.

문 대표가 한발 물러서자 문 대표의 당직 인선에 반발해 당무를 거부해 온 주승용 최고위원도 일단 전북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당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 대표가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 온 노력들은 이번 사건으로 완전히 묻혀버렸다.
 

비노계는 문 대표의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이다. 탕평인사를 하겠다더니 측근들을 공천의 핵심 실무자로 임명하려한 문 대표가 스스로 오해와 분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노계의 생각은 다르다. 한 친노인사는 “친노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탕평이고 통합인가? 이는 분명한 역차별이다. 문 대표는 지금까지 탕평인사를 위해 정말 많이 양보했는데 겨우 사무부총장 자리 하나로 이렇게 몰아세우는 게 말이 되나? 차, 포를 다 떼 준 것이나 다름없는데 왜 자꾸 시비를 거는 건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도 격앙된 목소리로 “문 대표는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으로 당내 분란이 일어나면 자꾸 양보하며 넘어가려고 하는데 언제까지 당하기만 할 건가? (비노계의) 부당한 요구를 더 이상 들어 줄 필요가 없다”며 “그 사람들(비노계)은 차라리 집권을 못하더라도 우리(친노)가 집권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의 양보로 당내 갈등이 봉합되긴 했지만 문 대표의 양보가 거듭되면서 친노계의 불만도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친노 배제가 통합? 불만 폭발
탕평 약속 어디로? 비노도 불만

이번 사건은 현재 새정치연합 내 비노계와 친노계가 얼마나 서로를 불신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일단 봉합되기는 했지만 새정치연합 내에서 언제든지 계파 갈등이 다시 표면화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게다가 당장 내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앞으로 공천권을 둘러싼 친노와 비노 간의 계파 갈등이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당대회에서 문 대표에게 석패한 이후 침묵을 지키던 박지원 의원도 할 말은 하겠다며 최근 문 대표를 겨냥한 작심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 지도부가 4월 재보선을 전략공천 없이 경선으로만 치르기로 한 것에 대해 “전략공천의 잡음을 두려워해 ‘이기는 선거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문 대표의 당직 인선에도 문제가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당 지도부가 재보선에서 1석만 차지해도 이기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패배다”라며 돌직구를 던졌다.

비노계에서는 만약 친노계와 비노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박 의원이 비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 대표를 거의 이길 뻔했다”며 “전당대회 이후 박 의원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호남에서 박 의원의 영향력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모두가 실감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뿌리 깊은 반노 감정이 적나라하게 표출된 만큼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노계가 조금이라도 소외당하면 당장 호남이 들썩이기 시작할 텐데 여전히 호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박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뜨는 박지원
문재인 위협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4·29재보선은 친노계와 비노계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다.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등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단 3곳에서 치러지는 초미니 재보선이지만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정치권에서는 비노계가 내심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 참패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재보선에서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승리하게 되면 당장 내년 총선에서 비노계가 설 자리는 없다.

반면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이 재보선에서 패한다면 비노계를 중심으로 한 야권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친노계와 비노계가 이번 재보선의 승리 기준을 각각 다르게 잡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친노계는 이번 재보선의 승리 기준을 1석 이상으로 낮춰 잡고 있는 반면 비노계는 세 곳 모두 야권 강세 지역인 만큼 전승을 거둬야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끌어안으려는 문, 멀어지려는 비노
괜한 트집 잡기? 신당 준비하나?

특히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 선거 결과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광주 서구을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선거전략을 세웠지만 이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합류한 국민모임과 정의당이 이 지역에서 후보를 내기로 한데 이어 천정배 전 법무장관도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천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이 모든 재보선 후보들을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이 50%씩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뽑기로 결정하자 탈당을 선언했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천 전 장관도 광주 서구을 선거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그가 이번 선거에서 패할 경우 향후 정치권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측이 엉뚱하게도 텃밭에서 총력전을 치르느라 정작 다른 두 곳의 선거전략이 모두 뒤엉켜버릴 가능성도 크다. 국민모임과 정의당, 천 전 장관은 재보선 과정에서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 패배
문재인 직격탄


일각에서는 재보선 과정에서 호남권 비노계 의원들이 야권단일후보를 물밑에서 도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싹트고 있다. 새정치연합 후보가 광주에서 패한다면 문 대표와 친노세력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단행한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가진 호남권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라북도의 경우 기초단체장 14명 중 절반인 7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전라남도 역시 22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8곳을 무소속에 내줬다. 당시 무소속 후보들이 호남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호남 국회의원들이 물밑에서 무소속 후보들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지원 의원의 지지자들 사이에선 호남당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친노와 비노의 전면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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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