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정국 '새정치연합 분당론' 힘 받는 이유

전당대회 하자더니 분당대회 "문재인 때문에 깨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2·8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문재인 신임 당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분위기 쇄신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며 벌어질 대로 벌어진 계파갈등을 수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 안팎에선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를 치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문 대표 취임 이후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분당론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지원처럼 우리도 결국 당할 것이다.”

지난 2·8전당대회를 지켜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비노계(비노무현계)의 반응이다. 문재인 대표와 막판까지 박빙 승부를 펼친 박지원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일부에서는 저보고 반드시 속는다고 한다. 손학규, 안철수 전 대표가 당했고, 세 번째가 제가 될 것이라고 하더라”며 친노세력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었다.

친노 당 장악
강한 적개심

그런 박 의원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친노(친노무현)진영은 전당대회 막판 국민여론조사 경선 룰을 변경했고, 전당대회 투표결과는 국민여론조사에서 결정적으로 갈렸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문 대표 측이 비판을 무릅쓰고 국민여론조사 경선 룰을 막판에 변경한 것은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미리 알아챘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난 후 박 의원은 결과에 승복했지만 비노진영에선 이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전당대회 관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노에 의한 친노를 위한 친노의 전당대회였다.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경선 룰까지 변경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 문 대표는 계파의 기역 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당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친노 '그들만의 리그'에 비노 반감
국민여론조사 신뢰성에 의구심


문 대표는 취임 이후 새정치연합의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분당 논의가 오히려 더 활발해졌다는 후문이다. 박 의원은 실제로 전당대회 과정에서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친노가 당 장악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단 문 대표는 취임 후 대표 비서실장과 당 대변인에 각각 비노계로 분류되는 김현미 의원과 유은혜 의원을 발탁했다. 문 대표가 첫 인선에서부터 탕평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향후 당직 인선에서도 탕평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친노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계 입장에서는 문 대표의 당선을 위해 힘을 모았는데 비노진영 인사들만 주요 직책에 발탁하면 불만이 쌓일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는 지금 친노와 비노 사이에서 조금만 균형이 무너져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과연 문 대표가 총선 때까지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슬아슬 조마조마
줄타기 언제까지?

비노진영으로서는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전당대회에서도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경선 룰 변경을 시도하는 친노세력이 과연 공정한 공천을 해줄 것이냐 하는 우려다.

비노진영에선 경선 때마다 친노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국민여론조사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실제로 안철수 의원 측 인사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지난 3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는 갑자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치고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여론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이 기관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계속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누가 의뢰하고 조사비용을 내는지 상당히 궁금하다”고 말했다. 해당 여론조사기관은 근거 없는 모함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도 반 총장에게 지지율이 크게 밀리고 있던 문 대표가 특별한 이슈도 없이 갑자기 1위에 오른 것은 수상하다는 반응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내 경선 때마다 친노진영이 다른 항목에서는 모두 지고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겨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친노진영은 선거만 다가오면 여론조사 비율을 늘려야 한다며 막말로 깽판을 치고 있다”며 “비노진영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이미 잃었다.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비노진영도 결국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여론조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민심과 직결되는지는 의문이다. 친노는 적극적인 지지층이 있지만 확장성은 오히려 떨어진다. 그래서 친노는 당내 경선은 이기고도 늘 본선에서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친노 방식대로 경선을 치르자는 것은 결국 친노만 본선에 내보내자는 것이고 막상 본선에서는 새누리당에게 다 내주자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 대표의 불안한 리더십도 새정치연합의 분당론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문 대표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하지만 신임 최고위원단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전원 불참했다.

문 대표는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야심찬 행보였지만 신임 최고위원단의 전원 불참으로 중도층의 표심을 얻는 데도 실패하고 취임 첫날부터 체면만 구겼다. 특히 친노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유대인이 히틀러에게 참배한 격”이라며 문 대표를 강하게 질타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문 대표가 사실상 친노진영조차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도층을 잡아야 하는데 대부분 좌클릭 되어 있는 친노진영 인사들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문 대표가 대선행보를 펼쳐나가는 과정에서 이번 같은 잡음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로서는 친노진영을 컨트롤 하는 동시에 취약한 당원 지지기반을 추스르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심은 문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게다가 호남민심이 문 대표와 친노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친노로 분류되는 서갑원 전 의원은 지난해 전남 순천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패하기도 했다. 야권의 정치기반인 호남이 제1야당에게 등을 돌리면 이틈을 파고들어 분당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리더십 흔들
등 돌린 호남

고작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4·29재보선도 새정치연합의 분당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실정을 반복해 쌓은 반사효과에 가깝다. 이 같은 지지율은 신기루와 같은 것이어서 지속되기 어렵다. 당장 당내에서조차 문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철저한 성찰도 없었고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 문 대표가 과연 4월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에 재보선이 치러지는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 등 3곳은 모두 야당 강세지역이다. 패한다면 문 대표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또 문 대표가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외곽에서는 국민모임 등의 신당과 정의당까지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어서 선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계파의 기역 자도 정말 안 나올까?
외곽에서는 신당 움직임 가속화


문 대표는 그간 선거에서 별다른 표몰이를 하지도 못했다. 문 대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 대통령이 전국을 누비며 총선을 진두지휘할 때 자신의 활동반경을 낙동강 벨트로만 국한시키고 PK사수에 올인했다. 하지만 성적은 자신을 포함해 부산 2석, 경남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전체적으로 불리했던 선거 판세까지 단숨에 바꾸며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박 대통령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문 대표가 당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한 가장 큰 명분은 4월 재보선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4월 재보선에서 참패하면 친노와 비노진영 간 책임론 공방으로 계파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는 지난해 7·30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처럼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정치권은 새정치연합의 다른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당권도 갖고 대권도 가지면 우리 당의 정세균·손학규·안철수·조경태 이런 분들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라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4월 재보선
시험대 오른 문재인

문 대표는 대선 전 당대표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대권주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이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현재 당내 현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전혀 없다. 때문에 안 의원 주변에서는 안 의원의 탈당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안 의원 측 인사들은 이미 외곽에서 ‘새울림’이라는 정치 조직을 정비하며 세 불리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들과 선을 긋고 있지만 아직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안 의원의 측근인 이계안 전 의원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어 당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는 취임 이후 계파갈등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의 분당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문 대표 ”라고 지적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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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