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이야기> 동거남에 딸 바친 사연

친딸 덮친 남자를…엄마 맞아?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성폭행한 가해자와의 결혼은) 내가 직접 원해서 한 결혼이에요.”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황은영)는 자신의 동거남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친딸에게 동거남과의 혼인신고를 강요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친모 신모(44·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2012년 말부터 자신과 동거하던 김모(42)씨가 친딸 A(당시 15세)양을 성폭행한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2월 김씨에게 성폭행 당한 A양이 임신했는데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았다. 특히 딸에게 성폭행한 김씨와 혼인신고를 종용하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어머니는 동거남을 구하기 위해 딸의 인생을 나락으로 빠뜨린 것이었다. 어쩌다 어머니는 동거남에게 딸까지 바쳤을까.

인면수심 친모
 
신씨는 직장을 다니며 중학생 딸을 키웠다. 딸과 단둘이 살던 신씨는 김씨를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둘은 2012년 말부터 동거를 시작했는데, 일용직 건설 노동자였던 김씨는 일을 나가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김씨는 일이 없어 집에서 쉬는 날이 많았다. 신씨는 벌이가 일정치 않은 김씨를 대신해 일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신씨의 중학생 딸 A양은 김씨와 단둘이 있는 날이 잦아졌다.  
 
김씨가 본색을 드러낸 것은 동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2012년 12월 김씨는 동거녀인 신씨가 일하러 나간 사이 A양에게 접근했다. 안방에 누워 TV를 보다가 잠든 A양은 부지불식간에 김씨에게 첫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지속적으로 수차례 A양을 성폭행했다. 이후 A양의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속이 더부룩하고 구역질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여성이 임신했을 때 보이는 증상과 비슷했다. 하지만 A양은 그러한 증상이 임신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A양은 평소처럼 학교생활을 했다. 학교 친구들이나 선생님들도 A양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A양 스스로도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A양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출산을 얼마 남겨두둔 시점이었다. 몇 달 동안 속이 거북해 식사마저 어려웠던 A양은 어머니인 신씨에게 몸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 신씨는 속이 불편하다는 A양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신씨는 진찰 결과 딸인 A양이 임신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그제야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A양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임신이라 몸의 변화가 눈에 띌 만큼 크지 않아 임신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기 때문에 임신중절 수술도 불가능했다. 결국 A양은 지난해 김씨의 아이를 출산했다. 
 
신씨는 자신의 딸이 동거남에게 성폭행을 당해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격리 등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고, 미혼모 지원 정책을 알아보는 것도 모두 A양 혼자의 몫이었다.  
 
고민 끝에 A양은 지난해 8월 미혼모 지원 상담을 하러 구청을 방문했다. A양은 구청 직원에게 “어머니가 혼인신고를 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구청 직원은 A양의 출산에 의문을 품었다. 중학교 1학년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가 임신을 하고, 호적신고를 한다는 말이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구청 직원은 성폭행에 의한 출산이 의심된다며 앞서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A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성폭력특례법상 친족 준강간 등)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씨는 의붓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성폭행해 죄질이 나쁘다”며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김씨가 정식 재판을 받게 되면서부터 어머니 신씨의 엽기적인 행태가 이어졌다. 신씨는 A양을 데리고 3개월 동안 13여 차례나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를 찾아갔다. 성폭행 피해자인 A양은 가해자인 김씨를 수차례 마주해야 했다. 이에 더해 어머니 신씨는 “아이에게도 아버지가 있어야 한다”며 A양과 김씨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미성년 딸 수차례 성폭행한 내연남 구속
아이까지 낳았는데…석방 위해 혼인신고

어머니 신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씨는 본인과 딸 A양의 이름으로 김씨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신씨는 딸 A양이 재판에서 증언하는 것도 하지 못하도록 설득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신씨가 “김씨와 딸이 가정을 꾸리는 것이 딸에게도 좋다”면서 동거남 김씨와 딸 A양의 혼인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동거남이었던 김씨가 갑자기 신씨의 사위가 된 것이다. 
 
어머니의 설득에 못 이겨 A양도 법정에서 김씨의 범행과 관련한 증언을 하는 것을 거부했다. A양은 법정에서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다”며 “나도 원해서 한 결혼”이라고 김씨를 옹호했다. 
 
신씨의 행위는 일종의 혼인 강요죄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검찰은 “판단이 미숙한 미성년자 딸을 가해자와 결혼까지 시킨 신씨의 행동은 명백한 아동학대”라며 아동학대처벌특례법에 따라 친딸과 동거남의 혼인신고를 한 신씨의 친권을 일정기간 정지하는 등 불구속 기소했다. 
 
강요죄는 상대가 타인인 경우 5년 이하 징역이 성립된다. 하지만 신씨와 A양은 직계존비속 관계기 때문에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은 검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신씨를 불구속했다. 현재 아동복지법 위반은 5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그럼에도 신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끝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씨를 상대로 혼인무효 소송 절차도 밟고 있다. 신씨의 강요에 의해서 혼인신고한 A양은 자발적인 의사가 아니기에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가 됐다. 
 
검찰과 피해자 지원 단체 연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딸을 데리고 있던 신씨를 상대로 유아 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해 아이를 되찾아왔다. 현재 A양은 성폭력피해자지원 쉼터에서 생활하며 아동보호기관 등의 도움으로 출산한 아이를 돌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가정 내 아동 성폭행 사건에서 보호자로서 보호를 소홀히 하고 가해자 석방을 위해 미성년 피해아동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친모를 입건하고, 피해자 지원단체와 협력해 피해아동에 대해 적극적 보호조치를 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동거남이 사위로 
 
사실상 성폭행을 당한 친딸을 방치한 친어머니는 공범이나 다름없다. 미성년자인 딸은 아무런 법적 조치도 취할 수 없다. 결국 검찰은 어머니의 친권박탈을 청구했다. 
현행법상 법원은 최대 4년까지 학대자의 친권을 정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친권을 정지한다는 것 자체가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은 전문가 조언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도입된 ‘아동보호자문단’은 이 사건을 첫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가사소송법 개정안 보니…
 
앞으로 부모의 학대나 폭력에 시달리는 미성년 자녀가 직접 법원에 부모의 친권을 박탈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지난 8일 대법원 가사소송법 개정위원회는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991년 1월 제정된 가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정안은 총 161개 조문으로 구성됐다. 현행 법률의 조문은 87개다. 기존 조항을 대폭 손질한 개정안은 가족 간 분쟁에서 통상 ‘약자’ 입장인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강화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정대리인을 통해 소송 제기가 가능했던 미성년 자녀에게 가족관계 가사소송 등을 낼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부모의 학대로 고통을 받지만 성년이 되지 않아 소송을 낼 수 없던 자녀는 법원에 직접 친권상실이나 친권정지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입양된 미성년 자녀의 경우에는 파양 청구가 가능하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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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