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의원 대한태권도협회장 겸직 논란 전모

"물러나라!" 앞차기에 "내가 왜?" 돌려차기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대한태권도협회(이하 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이 태권도계 내부에서 강력한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태권도미래창조시민연대는 김 의원의 방배동 자택 앞에서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벌써 한달 가까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의 거취를 둘러싸고 협회 내부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한태권도협회(이하 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을 둘러싸고 요즘 태권도계가 시끄럽다. 김 의원이 지난해 국회의장으로부터 사직권고를 받고도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요지경 태권도협회

지난 2012년 2월 협회장으로 취임한 김 의원은 취임 21개월 만에 회장의 러닝파트너이자 협회의 실무를 총괄하는 전무이사를 4번이나 교체해 논란이 됐다. 또 전무이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는 전무이사 내정자가 이사회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 회장직할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한동안 협회의 모든 업무를 본인이 직접 처리해 월권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협회 인사들은 “각 직위별로 권한과 책임이 있고 업무영역도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는데 협회장이라고 해서 모든 영역을 침범하고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다른 간부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됐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의원에 대한 협회 내부의 불만은 이 뿐만이 아니다. 김 의원의 협회장 취임 이후 태권도계에서는 판정비리와 대학입시비리와 같은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김 의원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태권도계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인사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4대악 신고센터에 접수된 비리 건수를 종목별로 보면 태권도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조직 사유화가 113건, 횡령 등이 104건이다.

지난달 16일 여의도에서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2014년 결산이사회’에서는 김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승완 고문이 김 의원을 신랄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이 고문은 “임원을 해임하고자 할 때에는 이에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김철오 전 전무가 잘못한 점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고, 이사들과 상의 한마디 없이 해임하는 것은 대한태권도협회를 사조직으로 여기는 행태”라며 “자신의 ‘생명’을 걸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인사파동으로 내부 자중지란 가중
퇴진 1인시위에 맞불시위로 대응

이사회에 참석한 또 다른 이사도 “김 의원의 이런 인사전횡은 개인회사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만행”이라며 “2년간 전무를 4명이나 임명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김 의원의 책임인데 자신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권도계에서는 김 의원을 협회장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사회에서 김 의원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이승완 고문은 최근 태권도계의 다양한 인사들과 만나 김 의원의 거취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계 일각에서는 대의원 총회를 통해 김 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결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인 것이다.

특히 태권도미래창조시민연대(이하 태미련, 공동의장 고한수)은 김 의원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김 의원의 방배동 자택 앞에서 벌써 한달 가까이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태미련은 김 의원이 협회장직을 내려놓을 때까지 무기한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태미련 고한수 의장은 “국회로부터 겸직금지규정에 의해 사퇴권고를 받은 김 의원이 회장직을 정리하기는커녕 인사파동을 일으키면서까지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 자신들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을 스스로 준수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에 출당 요청과 함께 의원직 퇴진운동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의장은 또 “김 의원이 그동안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리더십으로 태권도인들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업무 집행을 해왔다”며 “김 의원이 협회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외에도 고 의장은 “김 의원이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장직에 연연하고 있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전국적으로 매년 태권도대회가 열리고 모든 상장에 김 의원의 이름이 들어간다. 인지도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의원은 협회 발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선거를 위해 협회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 측은 우선 취임 후 4명이나 전무이사를 임명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이 개인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인사를 한 것이 아니라 모두 전무이사 개개인의 사정 또는 절차상 문제 등으로 스스로 사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회장직에 연연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의원 측은 오히려 “협회장을 맡은 후 이 같은 부정적인 언론보도에 시달리고 있는데 선거에 도움이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 측은 “회장직을 수행해보니 태권도계 내부 파벌 문제가 심각했다. 현재 김 의원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도 일종의 파벌 문제”라며 “김 의원은 지난 2년 간 별다른 문제없이 협회를 이끌어 왔다. 현재 퇴진 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태권도계 내부에선 사이비 시민단체라며 맞불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갈등과 분열

김 의원 측은 취임 후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태권도시범공연 지원금 확보(8월→15억5천만원) ▲소년체전 여초부 4체급 신설(2015년도부터 신설) ▲병역 대체 경찰청 실업팀 창단(연내) ▲한국안전진흥협회와 MOU체결 ▲공영방송 태권도 홍보 확대(우리동네 예체능, MBC 다이어트 코리아 전국확대) ▲후원업체 선정을 통한 재정확보(20억 상당) 등의 업적을 이뤘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덧붙여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은 현재 임기를 꼭 채워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 추진 중인 사업 등은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고 명예롭게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우선은 국비 예산 의존도가 높은 태권도계를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국비예산 확보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거취를 놓고 태권도계 내부에서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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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