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탈당' 후폭풍 시나리오

야권 개편 태풍 될까? 야권 왕따 될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최근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는 정 고문이 탈당한다고 해도 따라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지만 내심 정 고문의 탈당이 야권 재개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 고문이 탈당을 결심한다면 2015년의 정치권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이 술렁이고 있다. 정 고문은 자신의 탈당설에 대해 “고민을 좀 해보겠다”면서도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아픔을 같이 못 느끼는 것 같다.

지금의 야당은 정상이 아니고 그래서 대안을 원하는 지지자들의 요구는 폭발직전”이라며 탈당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정 고문은 늦어도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전까지 탈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당 초읽기

전당대회가 오는 2월8일에 잡혀있는 것을 감안하면 정 고문은 올 1월 안에 탈당 여부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신당창당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는 정 고문의 탈당 파급효과에 대해 애써 평가절하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정 고문이 탈당한다고 해도) 국회의원 중에서 한 명도 안 따라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밑에선 정 고문의 탈당을 막기 위한 당 지도부의 설득작업이 한창이란 후문이다.

정 고문의 탈당 후폭풍에 대해 정치권의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정 고문의 탈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하는 인사들은 “아직 전당대회가 끝난 것도 아니고 당분간 선거도 없는 상태에서 탈당의 명분이 너무 약하다”며 “야권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추상적인 구호만 듣고 정 고문을 따라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 고문의 탈당으로 당장 새정치연합이 분열되거나 정 고문이 참여할 신당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정 고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벌써 10년 가까이 원외에서 머물고 있는 인사다. (정 고문의 고향인) 전북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혀 영향력이 없다고 본다”며 “판을 흔들려면 정 고문 혼자서는 안 되고 중량감 있는 중진급 인사들이 참여해야 하는데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합류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정 고문이 합류하려는 ‘국민모임’이 기존 진보정당들과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하나의 걸림돌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라는 거대 양당이 지배하는 기존 정치구조 안에서 신당이 성공하려면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창당 명분과 대안 등을 제시해야 하는데 기존 진보정당들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든 신당으로는 결코 이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전당대회 이후 친노진영이 당을 장악해 비노그룹이 탈당과 같은 최후의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비노인사들이 국민모임과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어 문제다. 중도를 자처하는 비노그룹 인사들이 차라리 독자신당을 모색하면 모색했지 새정치연합보다도 더 좌클릭된 국민모임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당 원하는 국민적 요구 분출
진보정당과 차별성 없고 명분 약해


여러모로 정 고문의 탈당과 신당창당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계기로 정 고문은 야권 내에서 완전히 세력을 잃고 정계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 고문의 탈당이 야권 재개편의 태풍을 일으킬 것 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여론조사기관 휴먼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2014년 12월30일~31일 2일간, 휴대전화 RDD/ARS 방식으로 1520샘플 조사. 허용오차 ±2.51%, 응답율 4.08%)에 따르면 정 고문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국민모임 신당이 출범할 경우 무려 18.7%p의 정당지지도를 얻어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39.6%p의 지지도를 얻었고, 새정치연합 21.1%p의 지지도를 얻었다. 새정치연합과 국민모임의 지지도 차이는 불과 2.4%p였다. 정 고문이 참여하려는 신당이 대안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받은 셈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호남에서 어느정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천정배 전 장관까지 신당에 참여한다면 신당 참당 움직임은 곧 호남신당론과 결합돼 야권 재개편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정 고문의 신당행이 전당대회 직전에 결행될 것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비노계의 입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친노계가 당을 장악하고 전횡을 하고 있다며 친노계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있는 비노계로서는 당권까지 친노계가 차지하게 된다면 정 고문과 손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지난 대선경선 때와 같이 불공정시비가 재현될 경우엔 그동안 곪아왔던 계파갈등이 결국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 2012년 대선 경선과정에서 구 민주당은 모바일투표에 관한 논란으로 경선과정에서 단상으로 계란과 물병이 날아들고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는 등 계파갈등이 극심했었다.

정 고문의 신당에 중량감 있는 인물이 얼마나 포함되느냐 하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정 고문은 “최근 국민모임을 추진해 온 분이 저 뿐만 아니라 몇 분에게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발언해 신당행을 고려하고 있는 인물이 정 고문뿐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정 고문 외에도 중량감 있는 인물이 포함된다면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에 바람처럼 신당은 미풍으로만 끝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풍 또는 태풍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신당이 전당대회 전에 출범한다면 한동안 잠잠하겠지만 문 의원이 당권을 잡은 후 계파싸움이 더 극렬해지고 새정치연합이 혁신에 실패한다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며 “신당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 고문의 탈당보다도 이후 비노계가 탈당을 결심하느냐 여부가 정동영신당의 승패를 좌우할 중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드디어 실체가 드러난 정동영발 신당은 과연 2015년 정치권에 태풍을 몰고 올 수 있을까? 정치권이 정동영 고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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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