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화제의 책 <공직자노트3.0> 저자 강요식

공직사회에 불어 닥친 새로운 바람 ‘공직자 3.0’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를 통해 매일 같이 전해지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 이러한 때에 ‘공직자3.0’이란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올바른 공직자상의 기준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를 만나봤다.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으며, 현재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주)의 상임감사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그가 <공직자노트3.0>을 통해 전하는 공직생활 노하우는 그만큼 생생하고 실용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저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퇴임하는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에 대해 ‘세월호 사고 수습에 헌신하는 모습에 유가족과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책을 통해 제가 새롭게 제시한 공직자3.0 개념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 바로 이 전 장관이다. 많은 공직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이 전 장관과 같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공직자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왔던 저자가 펴낸 <공직자노트3.0>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시대에 걸맞는 공직자상이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를 만나봤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 우선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 이 책은 제가 에너지 공기업 한국동서발전(주)의 상임감사위원으로 근무 중에 실천했던 열정과 감성의 활동사항을 ‘트윗텔링’ 방식으로 기술한 책이다.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경험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한 책으로 공직자들 뿐 만아니라 창조경제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저서에서 트윗텔링이란 낯선 서술 방식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트윗텔링이란 무엇이고, 그 같은 서술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트윗텔링(Tweettelling)’이란 트위터에 올리는 글 ‘트윗(Tweet)’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합성어로 제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저술 방식이다. 140자 이내로 쓰여진 완성된 글이 간결하고 연속적으로 이어져 주제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2년에 제가 출간한 <박근혜, 한국 최초 여성대통령>이 트윗텔링 기법으로 저술된 최초의 책이다.


- 이 책은 모두 100개의 트윗텔링으로 이뤄져 있는데 독자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트윗텔링은 무엇인가?

▲ 두 가지 트윗텔링을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한다. 첫 번째는 공직은 신성(神聖)한 것이다. 공직자는 뚜렷한 국가관을 갖고 맡은 바 임무를 신독(愼獨)의 자세로 수행해야 한다. 공직은 내 것이 아니라, 국가가 준 위임된 일시적 권력이다. 이 권력을 착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나라와 국민이 불행해진다. 두 번째는 “국가와 개인의 부와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창의성 격차(Creative Divide)에 있다. 창조는 조합하는 능력이다. 즉 ‘연결과 융합’하는 생각의 근육을 길러야 한다. 창조를 한다는 것은 경쟁력 있는 조직과 나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성장엔진이다.”

- 책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는 무엇인가?

▲ 저는 지금까지 총 8권의 책을 출간했고, 그중 3권은 시집이었다. 육사신보 편집부 기자생도(41기) 시절 글을 쓰기 시작했고, 메모하는 습관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그중 <공직자 노트 3.0>을 쓰게 된 동기는 공공기관과 임원들의 실상을 잘 알려서 ‘낙하산’의 오명을 씻고, 공직사회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국가혁신을 위해 다같이 솔선수범하자는 모티브를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형태가 아닌 자발적인 공직기강 정상화가 더욱 절실한 때이다.

국가혁신 위한 올바른 공직자상은?
똑바로, 올바로, 법대로, 제대로

- 시인, 교수, 박사, 강사, 칼럼리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다.

▲ 저에게는 끝없이 불타오르는 ‘열정’이 살아 있다. 공직자로서 골프 안 치고, 술을 절제하고, 밤잠을 줄여가며 ‘아름다운 꿈’의 비타민을 먹고 동력을 받고 있다. 행복이란 다른 데 있지 않고 스스로 ‘재미, 의미, 몰입’을 찾아가는 것이다. 한스 모어는 ‘목표가 뚜렷한 사람은 장애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살아가다보면 자신의 뜻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열정을 살린다면 언젠가는 멋진 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공직자에게는 스스로 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는 시를 통해서 내 자신을 순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터에서도 일기를 썼다. 감성 관리는 열정과 더불어 공직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 저서를 통해 공직자 3.0이란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다. 공직자 3.0이란 무엇인가?

▲ ‘공직자 3.0’은 공직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지표다. 과거 공직자들은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갑’으로 군림하는 존재였고 공직을 권력으로 알고 탐욕스러운 일까지 일삼았다. 그런 시대를 공직자 1.0으로, 근래에 오면서 공직자의 윤리가 강조되고 개선된 시기를 공직자 2.0으로 규정했다. 공직자 3.0은 소속기관의 가치와 이익을 창조하고 청렴한 생활과 국가혁신을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말한다.

- 저서를 통해 국가혁신을 위해서는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공직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 공직은 ‘철밥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한다. 또한 적당주의, 복지부동의 관행을 버려야 한다. ‘내가 아니면 누가하느냐’ 하는 책임감과 소명감을 갖고 솔선수범해야만 한다. 다행히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의 정상화 노력에 부응하여 공직사회가 방만경영 개선과 부채감축 등으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공직사회는 지금 기존에 누렸던 복지혜택도 반납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 애를 쓰고 있다.

-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국가 혁신의 과제를 공직자 개인에게만 떠넘기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공직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불투명한 행정 개선 등 제도개선이 먼저 선행되거나 최소한 병행되어야 하지 않나?

▲ <제2의 정부 공공기업 변화의 조건>의 저자 박개성은 “공공기업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정부보다 무려 1.8배나 되는 예산을 쓴다. 위상과 역할이 중요한 만큼 쏟아지는 비난의 강도도 높다. 그러나 공공기업의 문제를 공공기업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공직자들에게 보다 엄정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반면 ‘왜 공기업이 이렇게 지탄을 받느냐’고 반문할 때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공기업에 많은 사람을 채용하라 하고, 요금은 싸게 하라고 하지만 또 적자를 보면 안 된다는 상충된 주문을 하고 있다. 공기업이 잘못되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 공기업이 건전하게 대국민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과 국민의 신뢰가 필요하다.

- 저자께선 정치인 출신으로 공기업의 상임감사를 맡고 있다. 스스로를 낙하산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진짜 낙하산이 희망이라고 역설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 공공기관의 임원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창조적 미래 비전을 제시할 능력 있는 사람이 적임자이다. ‘낙하산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창조경제시대에는 열정도 없고 게으른 전문가보다 열정 있고 부지런한 융합적 비전문가가 훨씬 낫다. 진짜 낙하산이란, 소속기관 출신은 아니지만 타 전문성을 갖고 공익적 사고, 정부정책 수렴, 도덕성 구비와 열정을 가진 사람을 진짜 낙하산이라고 정의한다.

정치인이면 무조건 비전문가로 분류하는 것은 오류다. 정치인은 대부분 전문성을 갖고 있다. 법조인, 금융인, 군인 등 선출직 공무원이 되기까지 많은 사회경험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무적인 감각을 갖고 공공기관의 임원직을 원활히 수행할 장점이 더 많다고 본다. 세종대왕은 열정을 가지고 부지런하며 삼가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재주 있고 명성 높은 사람보다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경제가 어렵다. 나랏일도 순탄치만은 않다. 창조경제시대를 이끌어가는 정부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더욱 절실하다. 특히 공직자는 나라의 근간으로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최근 공공기관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서 조금은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배가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국민도 공직자가 올바로 일할 수 있도록 다함께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질곡의 역사를 넘어 세계 속에 존재감과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우리에게 한계는 없다. 창조라는 무한한 자원이 있다. 2015년 을미년 청양의 새해에 건강하시고 소원성취하시길 기대한다.

 


<mi737@ilyosisa.co.kr>

 

[저자 강요식 프로필]


▲ 육군사관학교 졸업(41기)
▲ 정치학 박사, 시인 
▲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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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