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호' 탈출 시나리오

난파 직전 새정치호…'하선' 명분 쌓기 시작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측근들은 줄줄이 당직에서 물러났고 본인 또한 당과 거리를 두며 자꾸만 외곽에서 겉돌고 있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안 의원이 당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안 의원이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면 언제, 또 어떤 방식으로 떠나게 될까?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호 탈출’ 시나리오를 <일요시사>가 예측해봤다.

“안철수 의원의 마음은 이미 당을 떠난 것 같다. 안 의원이 당을 떠나면 후폭풍이 엄청날 텐데…. 그래서 요즘 당 지도부가 부쩍 안 의원을 주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안 의원은 최근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비대위 참여 요청을 또 한 번 거절했다. 문 위원장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고집을 피워봤으나 소용이 없었다.

마음 떠난 안철수
외곽에서 겉돌다

안 의원은 자신의 측근들도 당직에서 줄줄이 물러나게 했다.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이 조강특위 위원직에서 물러났고, 강연재 부대변인도 석연찮은 이유로 부대변인 직에서 사퇴했다. 특히 송 의원의 조강특위 위원 사퇴 기자간담회 발표 초안에는 “밖에서 미래세력을 준비한다”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전국 지역위원장 공모에서도 이른바 친안(친안철수)계 인사들은 대부분 불참했다. 당초 친안계는 지역위원장 공모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지역위원장 공모 결과는 차기 당권은 물론이고 총선 공천과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합당 이후 두 번의 선거를 치렀지만 당 내 경선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친안계로서는 지역위원장 공모가 마지막 기회였다. 친안계 내부에서는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에서도 친안계가 소외된다면 더 이상 당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과격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당에 남아 있어봤자 '식물인간'
합당 시 5:5정신 헛구호에 그쳐


그런데 막상 지역위원장 공모가 시작되자 친안계 인사 대부분이 공모에 불참하면서 지역위원장 공모 결과는 구민주당계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이를 기점으로 당 내부에서는 안 의원이 곧 탈당할 것이라는 루머가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만약 안 의원이 정말 차기 대권에 욕심이 있다면 이번 지역위원장 공모는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안철수계 인사들이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니까 안 의원이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치권 인사들은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에 남아 있는다고 해도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과 합당 후 약 10개월이 지났지만 지금 안 의원에게 남은 것이라곤 당명에 새겨진 ‘새정치’라는 세 글자뿐이다.

게다가 구민주계 인사들은 새정치라는 그 세 글자마저 떼어버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박지원 의원은 최근 “부르기 쉽고 당원과 국민이 원하는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찾아와야 한다”며 당명 변경을 공식 제안했다.

당명 변경
마지막 자존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합당 당시 민주당이 약속한) 5대5정신은커녕 100대1정신도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당 인사들은 처음부터 친안계 인사들에게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지금 안 의원을 보면 흡사 새정치연합에 인질로 잡혀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 의원이 결국 새정치연합을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떠나기로 결심한다면 언제, 또 어떤 방식으로 떠나게 될까? 안 의원의 새정치 탈출 시나리오 중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바로 탈당 후 신당창당 시나리오다. 사실 안 의원에게 ‘탈당’이란 선택지는 정치생명을 건 모험이다. 안 의원은 탈당설이 제기될 때마다 “내가 (새정치연합) 창업자 중 한 사람인데 어떻게 당을 떠날 수 있겠느냐”고 말해왔다.

안 의원의 말대로 새정치연합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안 의원이 당을 떠난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안 의원은 정치권에 입문한 후 이미 대선출마 포기, 신당창당 포기, 무공천 포기 등 여러 차례 말을 바꾸며 신뢰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상태다. 그런데 이번에 또 한 번 탈당을 선택해 이른바 ‘철수 정치’를 한다면 정치 생명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안 의원이 탈당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명분이 있어야 한다. 정치전문가들은 “안 의원이 당내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해졌다고 해서 난데없이 당을 떠난다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당을 떠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좋은 명분은 새정치연합이 좀처럼 정상궤도를 찾지 못하고 지리멸렬해 오히려 국민들이 신당의 출현을 바라는 상황까지 가야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두 번째는 지지세력이 있어야 한다. 명분이 생겼다고 해서 안 의원과 측근 몇 명이 무작정 탈당을 감행한다면 정치권에 아무런 바람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비노계의 움직임이다. 현재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비노계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비노계 인사들은 당 안팎에서 공공연히 분당, 신당론을 언급하며 친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안 의원이 이들을 하나로 뭉쳐 세력화할 수 있다면 안 의원의 새정치 탈출 시나리오는 한층 더 힘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1일 이른바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의원 30명 명단에 비노계 의원들과 함께 친안계로 분류되는 송호창, 문병호 의원 등이 포함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빅3 불출마 요구로 정세균 의원이 실제로 불출마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이들의 진짜 목표는 문재인 의원”이라며 “결국 이번 요구는 비노계가 탈당을 위한 명분쌓기 차원에서 집단행동을 한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안 의원의 당 대표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문병호 의원은 빅3 불출마 요구에 동참한데 이어 당 안팎에서 신당창당을 노골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구당구국모임에도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정치 끝?
부활할까?

이 모임의 좌장격인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당을 끝까지 고치려고 노력하다가 안 되면 신당창당의 모습을 띤 개혁을 해야 한다”고 ‘신당 창당’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안 의원이 직접 창당에 나서기보단 외부 신생정당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당을 떠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안 의원이 이런 방식을 택한다면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키맨’이 될 수 있다. 정 고문은 최근 야권 인사들 중 가장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인사다. 정 고문은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이를 대체할 건전한 진보정당을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가 분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 노선의 신당 창당에 동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노선 신당 참여설이 불거져 나온 이후에 정 고문은 “고민하고 있다”며 참여 가능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만약 정 고문이 주도하는 진보노선 신당에 안 의원까지 참여한다면 새정치연합 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인사들과 정의당 등도 한데 뭉쳐 새로운 거대 진보정당이 탄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야권 전체의 판도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새정치 당명도 떼어내기 일보 직전
새해 안철수발 야권 재개편 임박?


이외에도 중도노선 신당, 호남신당론이 거론되지만 영남신당론도 눈길을 끈다. 영남은 야권의 불모지다. 그래서 영남신당론은 가장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로 평가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야권의 신진세력들이 영남신당론을 내세워 여러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2월 열릴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분당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친노계 문재인 의원이 선출되고, 당이 별다른 혁신을 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한다면 그동안 불만이 쌓여있던 비노계에서 결국 당을 깨자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분출되기 시작할 것이란 예측이다.

일각에선 이번 전당대회가 유독 과열되어 있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 진행의 공정성 등을 이유로 갈등을 겪다 전당대회 중간에 일부 세력이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정동영이 키맨
선택만 남았다

물론 안 의원이 당내에서 지분 정리를 하고 당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탈당할 것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다소 억측이라는 주장도 있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에 대한 욕심은 일단 접어두고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안 의원은 최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조직을 재편하고 정책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 후 4개월간 제1야당의 대표를 역임하며 정치적 역량의 부족함을 노출한 것이 사실이다. 당장 다음 대선에만 집착하며 허둥대다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정치에 입문한지 아직 2년이 채 안 된 정치초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새정치의 내용을 좀 더 구체성 있게 정립하고 자신과 정말 뜻이 맞는 사람들을 차근차근 모아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향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안 의원이 선택에 따라 야권은 심한 부침을 겪게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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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