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일촉즉발 정윤회 게이트> ④<단독> 독도콘서트 주관사 미스터리

3억 프로젝트 끝나자마자 잠수 탔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참석해 화제가 됐던 독도콘서트 주최 단체와 주관사가 최근 갑자기 모든 연락을 단절하고 잠적한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정상적인 업체라면 회사 대표전화까지 정지시키고 갑자기 잠적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정씨를 둘러싼 주변의 의혹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참석해 화제가 됐던 ‘제3회 보고싶다 강치야! 독도 콘서트’ 주최자인 보고싶다 강치야 사랑본부 본부장 윤모씨와 주관사인 I프로덕션이 최근 갑자기 모든 연락을 단절하고 잠적한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지난 8월 개최된 해당 콘서트에 정씨는 정윤기라는 가명을 사용해 참석했다. 그런데 해당 콘서트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인 ‘호박가족’의 회원들과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선대위에 몸 담았던 인물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비선실세 의혹을 더욱 키웠다.

수상한 잠적

이 행사를 지원했던 한 관계자는 “정윤회씨의 비선실세 의혹으로 정씨가 참여했던 독도콘서트에까지 관심이 쏠리니까 부담을 느낀 관계자들이 연락을 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의혹 때문에 회사 대표전화까지 정지시키고 갑자기 잠적했다는 설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은 회사의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업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실제로 해당 콘서트를 지원했던 일부 기업에서는 내년 후원을 재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를 후원했던 관계자들은 “그동안 연락이 잘됐는데 왜 갑자기 모든 번호를 정지시키고 잠적했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해당 콘서트는 박 대통령의 공식 팬클럽인 ‘호박가족’의 임산 대표가 기획하고 주도해온 행사다. 임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호박가족의 대표직을 맡아오고 있다. 성악가인 임 대표는 2000년 대 초반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박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축가를 부르는 등 재능기부 형식으로 박 대통령을 도와왔다.

임 대표는 지난 해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축가를 불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 대표가 정치적 야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임 대표는 호박가족의 대표를 맡아온 것 외에는 별다른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

대신 임 대표는 그동안 독도 관련 행사에 앞장서며 지난 2009년엔 독도아리아란 곡을 발표했고, 지난 2012년부터는 매년 독도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다. 1회부터 독도콘서트를 주관해온 I프로덕션은 임 대표가 속해 있는 회사다.

본지는 임 대표에게도 직접 연락을 해봤지만 임 대표의 전화기는 꺼져있었고, 호박가족의 대표번호도 이미 해지되어 있는 상태였다. 특히 I프로덕션과 호박가족의 대표번호는 뒷자리 번호가 똑같아 I프로덕션과 호박가족이 깊은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본지는 수소문 끝에 I프로덕션의 한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지만 기자임을 밝히고 I프로덕션에 대한 질문을 하자마자 취재를 완강히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기도 했다.

수상한 억대 협찬, 정윤회 영향력?
업체 가보니 가정집…인기척도 없어


결국 본지는 I프로덕션을 직접 찾아가봤다. 당초 서울 서초구에 소재하고 있던 I프로덕션은 독도콘서트가 열리기 약 두 달 전인 지난 6월 용인시 수지구로 소재지를 이전했다. 이번 콘서트를 주최한 보고싶다 강치야 사랑본부는 사무실 전화번호도 따로 없이 대표가 직접 개인 휴대폰으로 후원사들과 통화를 하며 일처리를 해온 것 알려져 더 이상 취재가 불가능했다.

협찬금도 모두 I프로덕션 쪽 계좌로 입금돼 사용됐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 콘서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은 임 대표와 I프로덕션이 확실했다. 그런데 기자가 직접 찾아가본 I프로덕션의 법인상 주소지에 위치해 있는 건물은 평범한 2층 가정집이었다. 다소 고급스러워 보이기는 했지만 특이점은 없었다. 주변은 매우 한적한 시골 풍경이었다. 
 

일반적인 공연기획사 사무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평일 오후에 그곳을 방문해 여러 차례 초인종을 눌러봤지만 인기척조차 없었다. 한편 작년 행사 기획안을 보면 이번 콘서트에는 약 3억원 정도의 행사비용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출연료를 많이 받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 성악가 등이 출연한 단일 콘서트 행사치고는 꽤 큰 규모다.

그래서 작년 행사에는 무려 10개사가 협찬사로 동참해 행사비를 나눠 냈다. 그런데 정윤회씨가 참석한 올해 행사에는 유독 단 2개사만 협찬에 참여했다. 협찬사는 줄어들었는데 행사는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치러졌다는 것은 그만큼 협찬사들이 통 큰 기부를 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콘서트를 협찬했던 A사는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콘서트에 1억원 이상의 협찬금을 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B사는 끝까지 협찬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협찬사가 단 두 곳이고 행사 비용 대부분은 협찬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A사와 비교해 더 많거나 결코 적지 않은 협찬금을 냈을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연업계에서는 “아무리 대기업이라지만 단일 콘서트 협찬금으로는 꽤 통 큰 기부를 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해당 공연은 공연 내용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는 했지만 방송을 통해 공연이 중계가 된 것도 아니었고 유명인이 출연한 것도 아니었다. 홍보 효과가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협찬사 측은 “워낙 좋은 취지의 행사라 참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공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행사라 해도 좋은 취지의 공연이 한두 개 있는 것도 아닌데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단일 콘서트에 억대 협찬을 받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I프로덕션의 작년 매출은 약 3억6700만원이었고 순이익은 2600만원 정도였다. 1년 총 매출이 3억원 정도인 업체가 3억원이 넘는 행사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큰 행사를 주관한 것도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와 연락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업체가 대기업들로부터 이런 거액의 협찬금을 얻어낸 것은 더더욱 이례적이다.

한편 정씨는 지난 2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임산이라는 사람이 옛날부터 알던 친구고, 자기가 행사하는데 가서 바람이나 쐬자고 해서 갔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 대표가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이 정씨의 영향력 때문은 아닌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특히 1억원 이상의 협찬금을 냈다고 인정한 A사의 경우에는 협찬금을 냈던 당시가 구속되어 있던 자사 총수의 2심 재판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 더욱 논란이 됐다. 해당 콘서트에는 A사 부사장까지 참석해 정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설 재조명


이로 인해 A사가 거액의 협찬금을 낸 것이 일종의 로비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A사 측은 “부사장이 현장에서 ‘정윤기’라는 명함을 건넨 사람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정윤회씨인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만남을 가진 뒤 약 한 달 후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속된 기업총수가 경제 살리기에 헌신할 땐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며 이른바 ‘기업총수 가석방 검토론’을 촉발시킨다. 또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상태에 있던 A사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도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과연 그날 독도콘서트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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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