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김무성 문무대전 막전막후

"무대는 무조건 싫어…" 문수는 박근혜 트로이목마?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문무(김문수·김무성)합작은 이미 물 건너갔다. 이제 두 사람이 크게 붙을 일만 남았다. 곧 '문무대전'이 벌어질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두 사람이 불체포특권, 개헌, 선거구획정 문제 등을 놓고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문무합작'이라던 두 사람의 관계가 '문무대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 대표를 잡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심은 트로이목마, 즉 '스파이'라는 얘기도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9월 당내에서 가장 껄끄러운 대권 경쟁상대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보수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하자 정치권은 화들짝 놀랐다. 7·30재보선 출마도 거부하고 원외에 머물러있던 김 전 지사에게 김 대표가 직접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15대 국회 동기이자 친구로서 현재 새누리당 지도자 중에 가장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우정?
알 수 없는 속셈

김 대표가 밝힌 것처럼 두 사람은 1951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나란히 국회에 들어온 정치동기생이기도 하다. 때문에 두 사람은 사석에서 서로 “문수야” “무성아”라며 이름을 편하게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문창극 낙마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에도 김 위원장을 총리에 추천했을 정도로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들으면 무척 아름다운 우정이다.

그런데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출범한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의 우정에 금이 가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문무(김문수·김무성)합작은 이미 물 건너갔다”며 “이제 두 사람이 크게 붙을 일만 남았다. 곧 문무대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 건너간 문무합작, 이제부터 '전쟁'
현안마다 다른 목소리 내며 대립각


실제로 최근 김 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에서는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두 사람은 불체포특권, 개헌, 선거구획정 문제 등을 놓고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보수혁신위 출범 당시 대쪽 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김 위원장과 마찰이 우려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김 대표의 호언장담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두 사람의 갈등을 반증하듯 김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지금까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 5개의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단 한 건도 당의 추인을 받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 대표가 방중 기간 ‘개헌 봇물’ 발언으로 개헌 논란에 불을 댕기자 곧바로 “욕먹는 국회의원들끼리 총리, 장관 자리를 나눠 갖는다면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며 김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가 개헌론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한 이후에도 틈만 나면 “나한테 헌법 바꿔 달라는 사람 못 봤다”거나 “국회의원들이나 똑바로 하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여갔다.

사사건건 대립
어긋난 문무합작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아예 작정하고 김 대표를 들이받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김 대표, 이재오 의원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개헌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들은 것으로 아는데 저렇게까지 강하게 반대를 하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며 “물론 두 사람이 설득했다고 해서 김 위원장이 무조건 동조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것은 사실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게다가 개헌 문제는 보수혁신위의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주제다. 굳이 김 위원장이 입장표명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워낙 권력욕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김 대표가 주장한 이원집정부제를 받아들일 수 없어 나온 발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차기 대선을 겨냥해 김 대표와 본격적인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개헌론에 관해 박근혜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 하면서 여전히 견고한 박 대통령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전략은 일단 먹혔다. 큰 폭의 변화는 아니지만 개헌론 논란 이후 김 대표의 지지율은 분명히 하락세로 돌아섰고, 김 위원장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김 대표와 선을 긋고 차별화를 시도한 만큼 문무합작은 이미 물 건너갔고, 문무대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 김 대표의 김 위원장 영입에는 숨겨진 포석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정설이었다. 김 대표가 김 위원장을 영입한 것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에 맞서 김 위원장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영입으로 여권의 판을 키우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다.

그런데 김 대표의 노림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차기 총선 공천 문제였다. 김 대표는 보수혁신위의 가장 큰 과제를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여전히 친박이 최대계파다. 김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을 김무성 체제로 재편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차기 총선에서 물갈이를 해야만 한다”며 “그런데 자신이 직접 공천과정에 손을 대면 친박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러니 혁신이라는 이름을 빌리겠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불만의 화살은 상당 부분 김 위원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을 이용해 자신은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친박계를 쳐내겠다는 계획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듯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최고위원은 혁신위 출범에 맞춰 “(혁신위의 역할이) 당 혁신이 아니라 정치 혁신에 맞춰 진행되길 바란다”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김 대표의 바람대로 움직여 줄 생각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혁신의 방향을 ‘공천 혁신’이 아닌 ‘정치 혁신’으로 틀었기 때문이다. 보수혁신위는 국회의원 세비 삭감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겸직 금지, 출판기념회 금지, 불체포특권 개정, 선거구 획정 권한 독립 등 국민들의 ‘정치 혐오’ 정서에 편승한 의제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혁신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국민들의 이목을 잡아끌 수 있는 의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세비삭감 등의 방안을 선택한 것인데 계속 그 방향으로 가다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권행보를 위한 인기영합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의원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였다.

자당 의원들의 ‘밥그릇’과 직접 연관된 문제이다 보니 김 대표도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김 대표가 자꾸 딴지를 걸다 보니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개혁세력’ 이미지를 얻었고, 김 대표는 개혁을 막으려는 ‘기득권세력’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길어지면 김 대표의 차기 대권 스케줄은 꼬일 수밖에 없다.


포퓰리즘?
기득권 지키기?

보수혁신위의 활동시한은 6개월이다. 내년 3월이면 활동이 종료되지만 김 위원장이 좀 더 파격적인 혁신안을 쏟아내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더 파격적인 혁신안들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정해진 기간 내에 어떤 방식으로든 성과를 내야 한다. 6개월이라는 한정된 기간을 정해놓은 것이 오히려 두 사람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점점 더 인기를 끌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김 대표가 김 위원장을 중도하차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 위원장을 중도하차 시킨다면 당의 혁신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비춰져 김 대표와 새누리당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김 대표는 그야말로 외통수에 걸려든 형국이다.

문, 일단 지르고 보자 "포퓰리즘 정치?"
무, 일단 막고 보자 "기득권 지키기?"

하지만 김 대표도 호락호락하진 않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다른 트집을 잡아서라도 김 위원장을 끌어내리는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미리 안전장치도 마련해 놨다. 현재 김 위원장이 이끄는 보수혁신위의 위원 대부분은 김 대표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급가속 행보에 제동을 걸며 이미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혁신 위원들이 반발하자 김 위원장도 결국에는 방향을 당내 혁신 쪽으로 다소 변경했다. 김 대표가 보수혁신위를 출범시키면서 내세웠던 목표점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아무리 파격적인 안을 내놔도 당이 의결해주지 않으면 김 위원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김 위원장이 김 대표와 대립하다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면 두 사람 모두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김 위원장이나 김 대표나 양보와 협상이 필요한 시점이란 이야기다.

승자는 누구?
용호상박

또 김 위원장이 정치 혐오 정서에만 편승해 정치 현실을 무시한 개혁안을 계속 내놓다보면 나중에는 원내에 김 위원장의 편이 되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한 당내 반발이 예상보다 크다. 일반 국민들이 볼 때는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하겠지만 국회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공무원연금 문제를 예로 들면 일반 국민들과 공무원들 간의 생각차이가 얼마나 큰가? 공무원들이 왜 삭발식까지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겠는가? 누구나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기는 문제에는 민감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김문수 위원장과 김무성 대표의 문무대전은 이미 시작됐다. 보수혁신위의 임기가 끝나는 날 최후에 웃게 될 승자는 누가 될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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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