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①사생결단 박근혜 '골드문 플랜'

"추석민심 잡아야 정국주도권도 잡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국회의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 기간 정부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다면 향후 국정운영과정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이른바 ‘골드문(Gold Moon) 플랜’은 무엇일까?

추석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국회의 공전이 길어지면서 여야 모두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세월호 정국을 벗어날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선물 무엇?
민심 움직일까?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세월호 정국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야 간 대립이 길어진다면 책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어떠한 선물 보따리를 준비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민생행보를 강화하며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의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통시장과 수해지역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민생행보로 세월호특별법 통과에만 매달리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산적한 주요 현안을 내팽개치고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무책임한 태도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그동안의 장외투쟁에서 항상 빈손으로 국회에 복귀했다는 점을 상기하며 ‘제 풀에 지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민생행보 강화, 야권 따돌리기?
사정태풍, 세월호 이슈 잠재울까?


새누리당 내부에선 “이번 기회에 툭하면 장외로 나가는 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는 강경론도 힘을 얻고 있다. 여권이 이 같은 강공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현재 여론이 여권에 좀 더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KBS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이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세월호특별법 논란이 길어지며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정부여당의 논리는 중소상공인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새정치연합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맞이해 민생행보의 일환으로 직접 봉사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추석연휴에도 유일한 공식일정으로 양로원 방문을 택한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서울시립고덕양로원을 찾아 노년층 유권자들을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가족 없이 쓸쓸하고 외로운 한가위를 보내는 노인들을 위로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봉사활동은 논란의 여지가 적고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

엇갈린 전망
박근혜의 선택은?


반대로 박 대통령이 추석을 맞아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야권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조차 박 대통령이 대화에 나서길 요구하는 상황에서 침묵이 너무 길어지면 박 대통령이 정치실종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장외투쟁에 침묵으로 일관하다 추석을 앞두고는 여야 대표와 3자회담을 실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대화제의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당내에서 박 대통령이 유족과 만나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어 박 대통령이 추석을 전후해 세월호 유족과 직접 만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이 당장 수사권, 기소권 보장을 유족들에게 약속하진 못하더라도 대통령이 유족과 직접 대화에 나선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할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추석민심이 정부여당 책임론에 쏠린다면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겠지만,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정부 여당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지속한다면 야권이 더 이상 장외투쟁을 지속할 명분이 없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민생법안 조속처리를 촉구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최근엔 보수진영의 SNS를 활용한 여론전이 빛을 발하고 있다. 과거 진보진영의 놀이터로 불렸던 SNS에서 보수진영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른바 폐쇄형 SNS인 카카오톡을 이용해 보수진영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최근 ‘유언비어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도 결국 SNS여론전에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여론 변화와 관계없이 국회 공전이 길어질수록 박 대통령의 부담도 커지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여당의 양보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당 몫의 특검 2명을 유가족이 추천한 후보군에서 뽑거나, 추천권 자체를 야당과 유족에 넘기되 조사 범위를 한정하는 방식 등 다양한 중재안이 논의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과 직접 대화에 나서기 어렵다면 방송출연 등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박 대통령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혀왔던 불통 논란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불통 논란을 피하기 위해 추석 전후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거나 가벼운 대담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것도 괜찮은 정국돌파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추석연휴에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된 KBS의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시낭송과 합창 등을 했다. 방송에서 보여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은 광우병 쇠고기 촛불 파동 이후 크게 훼손된 이미지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최대의 승부수는 역시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박근혜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실패한다면 민심이반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추석경기를 띄우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추석민심을 크게 좌우할 물가안정과 관련해서는 이미 과일·채소·생선 등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관리에 나선 상태다. 이와 동시에 정부여당이 추석을 맞아 국민들의 이목을 끌만한 새로운 대형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대형정책 있을까?
경제 살아날까?

현재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각종 정책을 추진하며 경제 살리기에 열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미비하다는 평가다. 최 부총리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고 있지만 이 효과는 수도권 지역에만 국한되고 있어 문제다.


따라서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만한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추석을 기점으로 정부여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추진해온 국민행복주택 사업,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무상보육 및 교육 확대 등의 복지정책은 선심성 정책이라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박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사정으로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 이후 밝힌 국가개조 구상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은 소위 관피아 척결이다. 관피아 척결을 위해 시작된 사정 태풍은 어느새 국회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현역 국회의원 5명이 소환조사를 받았고 이 중 3명이 구속 수감됐다. 현재 직간접적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현역 의원은 20명이 넘는다.

유족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어
군·검 인적쇄신카드도 만지작만지작


사정 칼날을 앞세운 정부의 정면 돌파는 점점 힘을 발휘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된다면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야권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된다.

또 장외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야권은 사정 칼날 앞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폐 청산에 올인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결국은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물타기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들려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석을 전후해 청와대발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추석연휴는 박 대통령이 모처럼 자신의 생각을 조용히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정 칼날
정국 돌파용?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수사 과정에서 여러 허점을 노출했던 검찰과 최근 윤 일병 사태로 집중포화를 맞은 군 인사들이 인적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인적쇄신카드를 섣불리 꺼낼 경우 정부여당이 또 다시 인사청문회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어 박 대통령이 인적쇄신카드를 정국돌파용으로 쉽게 사용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추석을 기점으로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향후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추석을 전후해 야권도 장외투쟁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만큼 추석은 세월호 정국을 돌파할 절호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대통령 추석선물은?
대통령 선물 선정되면 '대박'


추석을 맞아 지인들에게 돌릴 선물을 준비하느라 고심하는 것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고가의 선물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명색이 대통령이 보내는 선물인데 너무 값어치가 없어보여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 측은 심사숙고 끝에 명절선물을 선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추석을 앞두고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과 독거노인 등 사회적 배려계층 등에게 국산 농산품인 횡성 육포와 밀양 대추, 가평 잣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올 추석선물은 지난해와 비교해 찹쌀이 빠지고 대추가 들어갔을 뿐 구성에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육포와 잣은 박 대통령이 과거 정치인 시절부터 측근과 지지자들에게 여러 차례 선물할 정도로 선호하는 품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3가지 우리 농산물로 명절의 풍성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며 “우리 농축산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대통령도 명절 때면 지인과 국민들에게 선물을 보냈다. 단골메뉴는 지역특산품이다. 우리 농어민과 축산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이 새겨진 인삼’ 선물을 주로 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역대 대통령의 선물은 우리 농축산물 등 대중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 입문 초기부터 부친이 고향에서 올려 보내는 거제도산 멸치를 명절선물로 선택했다. 야당시절에는 한해 3000상자, 여당 대표가 된 이후엔 5000상자씩 추석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의 고향에서 기른 멸치’라는 그럴듯한 수식어가 붙어서 거제도산 멸치는 소위 ‘대통령 멸치’로 불리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한때 대단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특정지역 생산물만을 줄기차게 명절선물로 보내는 것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부정적인 견해도 없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신토불이 농산물 선물
대통령 선물 선정 물밑로비전도 치열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과 한과, 녹차를 자주 선택했다. 김 전 대통령이 보낸 ‘김’ 선물의 경우에는 고향 전남 신안에서 만든 특산물이었지만 녹차와 한과 등은 특정지역의 생산물을 고집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특이하게 선물을 받는 대상이나 구체적 인원을 철저히 대외비에 부쳤다. 선물을 받은 사람들을 공개할 경우 받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게 될 서운함을 고려한 탓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추석선물과 관련해 가장 큰 곤욕을 치른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칫 명절선물이 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무에게도 추석선물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명절 때마다 안부인사와 함께 선물로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한국의 전통문화인데 대통령이 이런 문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감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였다. 또 명절특수를 기대했던 관련업계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선택이 자칫 공무원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쳐 서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고심 끝에 2006년 추석 때는 명절선물을 보냈지만, 컨테이너나 임시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집중호우 피해자와 소년소녀가장에게 차와 다기세트를 선물해 보수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역화합을 위해 전국 8도 특산물을 고루 담아 보냈다.

한편 대통령의 선물로 선정되기 위한 물밑 로비전도 뜨겁다. 대통령의 선물목록에 한 번 올라가면 최고의 품질이란 소문이 퍼져 매출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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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