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⑤명절 때 더 붐비는 문전성시 변태업소들

24시 사창가 언니들도 “대목 잡자”

[일요시사 사회팀] 최용환 기자 =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명절하면 고향에 옹기종기 모인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연휴 동안 텅 빈 도시에 쓸쓸히 남게 되는 기러기 아빠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남성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외로움을 달래고자 변태업소를 찾는다. 음지에 숨어 있는 업소들은 명절이 곧 성수기라며 쾌재를 부른다. 명절에 더 잘되는 변태업소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민족 대명절 추석,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반면 만날 가족이 없는 일부 기러기 아빠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남성들은 외로이 도시에 남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명절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외로움을 달래줄 변태업소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특히 성수기인 명절은 모든 여성들이 전원 투입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유독 명절에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도시 곳곳서
변태영업 중
 
명절 특수가 판치는 집창촌 및 변태업소의 현황은 이렇다. 우선 용주골은 경기북부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져 있다. 리즈 시절은 갔지만 이름값은 여전하다. 특히 명절엔 날씬한 여성들로 가득해 쇼윈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1층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고 2층에서 샤워를 한 뒤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청량리588도 여전히 화려한 쇼윈도를 자랑한다. 단속 탓에 주춤했지만 홍등은 여전히 빛난다. 양성적으로 드러난 모습은 확연히 줄었지만 음성적으로는 더 늘어났다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청량리의 몇몇 건물에서 몰래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지나가면 적극적으로 접근해 성매매를 제안하고 근처 PC방이나 미용실 등에 대기 중이던 여성과 연결시킨 뒤 모텔이나 여관으로 이동시킨다. 경찰이 와도 속수무책. 연인이라고 발뺌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영등포 집창촌도 빼놓을 수 없다. 단속으로 인해 업소가 대폭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영등포역을 나와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홍등이 반짝이는 골목을 마주할 수 있다. 이 길을 쭉 걸어가면 양 옆으로 20여개의 업소가 펼쳐진다. 이 쇼윈도를 가로질러 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남성을 유혹하는 손길을 뻗는다. 양쪽 팔짱은 기본. 
 
언급한 집창촌들의 특징은 홍등이 꺼질 듯 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명절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활활 타오른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많은 여성이 한데 결집해 손님을 받는다. 집장촌의 존재감은 아직 살아 있다. 그러나 요즘엔 전통적인 집창촌 성매매보다 더 자극적인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성매매 시장의 판도가 서서히 바뀌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수많은 변태업소가 도시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외로운 남성들의 발길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울 강남에는 이른바 ‘초이스미러’가 존재한다. 초이스미러란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유리를 뜻한다. 이 업소는 여성들을 대형 룸에 열 맞춰 앉힌 후 한쪽 벽면에 초이스미러를 설치한 뒤 남성들이 여성들을 물건 고르듯이 살펴보게 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남성들은 초이스미러에 보이는 여성들이 자신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점에 흥분을 느낀다고 전해진다. 단속을 위해 유명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모방한 간판을 내걸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엿보기방’도 있다. 나체의 여성을 바라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서비스다. 생생한 야동으로 알려져 있어 야동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명절 성수기
손님잡기 혈안
 
강남권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오피방’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오피스텔로 보이지만 내부는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강남 선릉역, 강남역, 논현역 일대가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다. 늦은 밤 강남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피방 전단지가 밟힐 정도로 많은 오피방이 존재한다. 최근엔 런치 서비스까지 추가됐다. 인터넷으로 미리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명절이 되면 특히나 높은 수요에 오피녀들은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성관계를 빨리 마무리하는 교육을 필히 받는다고 전해진다. 성수기를 앞두고 갖가지 포르노를 무한 시청하면서 고객들을 단시간에 흥분시키기 위한 연구에 한창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성관계 시 일부러 T팬티와 망사스타킹을 입는다고 한다. 남성들을 시각적으로 흥분시켜 빨리빨리 끝내기 위해서다. 달리 말하면 테크닉에 더 집중한다고도 볼 수 있다. ‘교육된 여성’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오피녀들의 직업적 열정이 오히려 성매매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말까지 나온다.
 
갈곳없는 기러기 아빠·솔로남들 러시
외로움 달래기 위해 뒷골목 ‘고고씽’
 
평소 깔끔함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자주 찾는 ‘샤워방’은 샤워와 동시에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단순히 씻겨만 주진 않는다. 샤워를 수단으로 남성의 주요 부위와 성감대를 자극한다. 특별한 한방은 없지만 활발한 런치 서비스로 인해 샤워방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신속성과 편리성이 손님을 끄는 원동력인 셈. 사실 인근 직장인을 위해 탄생한 서비스지만, 명절엔 하루 종일 샤워실 호스가 멈추질 않는다고 전해진다.
 
무엇보다도 샤워방은 수사망에서도 안전하다. 성매매 현장을 잡기 위해서는 콘돔이 매우 유력한 증거인데, 샤워방의 경우에는 유사성행위로 인해 콘돔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래서 현장급습이 유일한 방법인데, 이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샤워방이 활개 치는 이유 중 하나다.
 
음담패설로 성적 자극을 일으키는 ‘야설방’의 가장 큰 특징은 ‘자플’이다. 여성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야설방에선 다짜고짜 여성이 남성의 은밀한 부위를 애무해주는 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키스와 탈의 없는 스킨십은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키스방과 콘셉트는 비슷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색다른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진다. 바로 음란한 대화. 야설방에선 여성이 자신의 첫 경험 등 야릇한 농담을 던지면서 ‘자플’을 유도한다. 신체접촉 없이 흥분에 이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충격적인 건 간혹 이 과정에서 여성의 자플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키스방 등 비슷한 업소 간 과다경쟁을 피해 서비스를 변경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신종업소로 꼽히고 있다. 한편으론 과거 폰섹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면대면으로 음담패설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섹스 판타지를 갖고 있는 남성들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또한 야설방 여성들은 시각적 자극과 야설만 제공하기 때문에 몸이 상할 일이 없어 이 일에 만족한다고 전해진다.

“쉴 때 다 간다”
유명 업소 순회
 
채찍과 수갑 등 각종 성행위 기구를 갖추고 있는 ‘SM(가학성 변태성욕)방’은 변태적인 남성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하다 못해 조금은 과하다 싶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고 전해진다. SM방도 다른 변태업소처럼 성매매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다소 엽기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이 여성의 목에 목줄을 달고 질질 끈다든지,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 의해 채찍질을 맞는다든지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성적 자극에 도달한다. 성행위가 이뤄지는 방도 특별한 것으로 알려진다. 평범한 방이 아닌 ‘학교방’ ‘병원방’ ‘지하철방’ 등 다양한 테마를 설정해 방을 꾸며놓은 것이다. 이들은 보통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연결고리를 만들어 성매매를 시도한다.
 
 
비교적 근래에 생긴 ‘귀청소방’은 말 그대로 귀를 청소해주는 곳이다. 특징은 젊고 예쁜 20대 여성이 남성의 귀지를 조심스럽게 빼준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귀를 살살 마사지해주는 등의 서비스로 남심을 유혹한다. 물론 변태업소답게 귀만 만지진 않는다. 귀청소방은 비교적 순진한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해진다. 사실 일본에서 주로 오타쿠들이 찾던 ‘미미카키텐’으로 큰 유행을 했던 업종이다. 깊은 스킨십은 없지만 대부분 남성이 귀청소 서비스를 받으면서 여성의 가슴, 엉덩이 등 신체부위를 주무르는 일이 다반사다. 성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단속이 애매한 상황이다.
 
‘물다방’과 ‘입사방’은 이름만 들어도 자극적이다. 한동안 사양길을 걷다 다시 살아난 변태업소다. 과거 성행했던 티켓다방이 진화한 형태로 음침한 다방이 남성들 사이에서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입장하면 간단한 안주와 맥주가 나온다. 분위기가 슬슬 무르익으면 본격적인 유사성행위가 시작된다. 단순히 손으로 자위를 해주는 ‘대딸방’을 넘어 입까지 동원한다. 충격적인 건 ‘입사’가 가능하다는 사실. 옷을 벗지 않고 모든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 근거가 없다. 문제 시 간단히 옷을 올리고 지퍼를 채우면 끝. 경찰이 심증을 갖고 있다고 해도 남녀가 발뺌하면 딱히 답이 없다.
 
“아가씨들 모자랄 정도”
홍등가는 지금 성수기
 
변태다방 여성들의 나이는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인데 단시간에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몰린다고 한다. 이러한 여성들을 찾는 ‘다방 마니아’들은 저렴한 가격에 자극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장점에 매료돼 자발적 홍보를 이어간다. 앞으로 변태다방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길게 갈 전망이다.
 
변태남성들의 로망 중 하나인 ‘O치기방’도 성행 중이다. 이곳은 여성의 가슴을 주무기로 영업한다. ‘대딸방’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손을 사용하지 않고 가슴으로 남성의 말초신경을 끝까지 자극한다. 그래서 이곳 여성의 가슴은 최소 C컵으로 알려진다. C컵 이하의 크기론 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그래서 ‘거유천국’이라고도 불린다. 이곳 여성들은 자신의 가슴에 남성의 중요부위를 끼운 채 서서히 펌프질을 이어간다. 빠른 마찰 때문에 이곳엔 바세린이 필수라고 한다. 변태남성들의 섹스판타지를 극대화한 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리언 ‘왁싱숍’ 일부도 변태업소로 변질되고 있다. 앞에선 제모 전문 업소라고 소개하지만 실상은 유사성행위 업소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간판은 ‘왁싱’이지만 정작 왁싱을 받으러 제모방으로 들어가면 음모는 제거하지 않고 남성의 중요부위를 주무르고 흔들면서 성적쾌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딸방’과 유사하지만 실제로 제모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두 가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라고 알려진다.

질긴 고리
단속 어려워
 
명절에 TV앞에서 리모컨을 붙잡고 있을 외로운 기러기아빠들을 상대하는 ‘기러기바(데이트바)’도 서울 일대에 퍼져 있다. 이곳은 초저녁부터 남성들로 북적댄다. 기러기아빠들의 외로움을 달랠 시스템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자극 보단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원하는 여성을 선택해 1대 1로 술을 마시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다른 유사성행위 업소와 달리 깊은 스킨십은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본인 하기 나름. 이곳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대화녀들의 매너다. 대화녀로 일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교양지식을 갖춰야 한다. 기러기아빠 중 다수는 학식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변태업소는 아니지만 자신이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여성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요즘 유행하는 ‘1인 기업’과 비슷한 ‘1인 변태업소’다. 이들은 중고 속옷을 빌미로 유사성행위를 제안하며 돈을 번다. 그리고 결국 성매매에 이른다. 과거엔 중고카페에서 거래를 했지만 사이트 내 단속 때문에 족적을 감춘 지 오래. 지금은 단골영업으로 돈벌이를 이어가고 있다. 단골 대부분은 30∼50대로 알려진다. 외로운 이들은 처음엔 속옷과 성관계를 요구하지만 시간이 지나 관계가 깊어지면 일반적인 데이트를 원한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변태업소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우리사회 곳곳에 퍼져있다. 변태업소들은 외로운 남성들이 외로워할 틈이 없을 정도로 다각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늘 그렇듯, 단속은 요원해 보인다. 때문에 일부 남성들은 명절 기간 동안 전 변태업소를 순회하며 자신만의 페스티벌을 즐기기도 한다. 변태업소와 변태남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생관계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cyh@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태업소 SNS 마케팅, 카톡으로 성매매 예약
 
최근들어 변태업소들이 매니저의 휴대폰 번호와 휴대폰 사용기록이 남지 않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업소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SNS 날개를 달고 단속을 교묘히 피하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한 성매매가 확산되는 원인으로는 신원노출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신상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 SNS로 성매매를 제안하고, 이를 미끼로 유인해한 뒤 금품을 빼앗은 사례가 여럿 있었다.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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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