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⑤명절 때 더 붐비는 문전성시 변태업소들

24시 사창가 언니들도 “대목 잡자”

[일요시사 사회팀] 최용환 기자 =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명절하면 고향에 옹기종기 모인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연휴 동안 텅 빈 도시에 쓸쓸히 남게 되는 기러기 아빠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남성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외로움을 달래고자 변태업소를 찾는다. 음지에 숨어 있는 업소들은 명절이 곧 성수기라며 쾌재를 부른다. 명절에 더 잘되는 변태업소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민족 대명절 추석,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반면 만날 가족이 없는 일부 기러기 아빠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남성들은 외로이 도시에 남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명절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외로움을 달래줄 변태업소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특히 성수기인 명절은 모든 여성들이 전원 투입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유독 명절에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도시 곳곳서
변태영업 중
 
명절 특수가 판치는 집창촌 및 변태업소의 현황은 이렇다. 우선 용주골은 경기북부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져 있다. 리즈 시절은 갔지만 이름값은 여전하다. 특히 명절엔 날씬한 여성들로 가득해 쇼윈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1층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고 2층에서 샤워를 한 뒤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청량리588도 여전히 화려한 쇼윈도를 자랑한다. 단속 탓에 주춤했지만 홍등은 여전히 빛난다. 양성적으로 드러난 모습은 확연히 줄었지만 음성적으로는 더 늘어났다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청량리의 몇몇 건물에서 몰래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지나가면 적극적으로 접근해 성매매를 제안하고 근처 PC방이나 미용실 등에 대기 중이던 여성과 연결시킨 뒤 모텔이나 여관으로 이동시킨다. 경찰이 와도 속수무책. 연인이라고 발뺌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영등포 집창촌도 빼놓을 수 없다. 단속으로 인해 업소가 대폭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영등포역을 나와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홍등이 반짝이는 골목을 마주할 수 있다. 이 길을 쭉 걸어가면 양 옆으로 20여개의 업소가 펼쳐진다. 이 쇼윈도를 가로질러 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남성을 유혹하는 손길을 뻗는다. 양쪽 팔짱은 기본. 
 
언급한 집창촌들의 특징은 홍등이 꺼질 듯 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명절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활활 타오른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많은 여성이 한데 결집해 손님을 받는다. 집장촌의 존재감은 아직 살아 있다. 그러나 요즘엔 전통적인 집창촌 성매매보다 더 자극적인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성매매 시장의 판도가 서서히 바뀌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수많은 변태업소가 도시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외로운 남성들의 발길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울 강남에는 이른바 ‘초이스미러’가 존재한다. 초이스미러란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유리를 뜻한다. 이 업소는 여성들을 대형 룸에 열 맞춰 앉힌 후 한쪽 벽면에 초이스미러를 설치한 뒤 남성들이 여성들을 물건 고르듯이 살펴보게 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남성들은 초이스미러에 보이는 여성들이 자신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점에 흥분을 느낀다고 전해진다. 단속을 위해 유명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모방한 간판을 내걸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엿보기방’도 있다. 나체의 여성을 바라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서비스다. 생생한 야동으로 알려져 있어 야동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명절 성수기
손님잡기 혈안
 
강남권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오피방’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오피스텔로 보이지만 내부는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강남 선릉역, 강남역, 논현역 일대가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다. 늦은 밤 강남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피방 전단지가 밟힐 정도로 많은 오피방이 존재한다. 최근엔 런치 서비스까지 추가됐다. 인터넷으로 미리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명절이 되면 특히나 높은 수요에 오피녀들은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성관계를 빨리 마무리하는 교육을 필히 받는다고 전해진다. 성수기를 앞두고 갖가지 포르노를 무한 시청하면서 고객들을 단시간에 흥분시키기 위한 연구에 한창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성관계 시 일부러 T팬티와 망사스타킹을 입는다고 한다. 남성들을 시각적으로 흥분시켜 빨리빨리 끝내기 위해서다. 달리 말하면 테크닉에 더 집중한다고도 볼 수 있다. ‘교육된 여성’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오피녀들의 직업적 열정이 오히려 성매매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말까지 나온다.
 
갈곳없는 기러기 아빠·솔로남들 러시
외로움 달래기 위해 뒷골목 ‘고고씽’
 
평소 깔끔함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자주 찾는 ‘샤워방’은 샤워와 동시에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단순히 씻겨만 주진 않는다. 샤워를 수단으로 남성의 주요 부위와 성감대를 자극한다. 특별한 한방은 없지만 활발한 런치 서비스로 인해 샤워방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신속성과 편리성이 손님을 끄는 원동력인 셈. 사실 인근 직장인을 위해 탄생한 서비스지만, 명절엔 하루 종일 샤워실 호스가 멈추질 않는다고 전해진다.
 
무엇보다도 샤워방은 수사망에서도 안전하다. 성매매 현장을 잡기 위해서는 콘돔이 매우 유력한 증거인데, 샤워방의 경우에는 유사성행위로 인해 콘돔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래서 현장급습이 유일한 방법인데, 이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샤워방이 활개 치는 이유 중 하나다.
 
음담패설로 성적 자극을 일으키는 ‘야설방’의 가장 큰 특징은 ‘자플’이다. 여성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야설방에선 다짜고짜 여성이 남성의 은밀한 부위를 애무해주는 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키스와 탈의 없는 스킨십은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키스방과 콘셉트는 비슷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색다른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진다. 바로 음란한 대화. 야설방에선 여성이 자신의 첫 경험 등 야릇한 농담을 던지면서 ‘자플’을 유도한다. 신체접촉 없이 흥분에 이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충격적인 건 간혹 이 과정에서 여성의 자플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키스방 등 비슷한 업소 간 과다경쟁을 피해 서비스를 변경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신종업소로 꼽히고 있다. 한편으론 과거 폰섹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면대면으로 음담패설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섹스 판타지를 갖고 있는 남성들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또한 야설방 여성들은 시각적 자극과 야설만 제공하기 때문에 몸이 상할 일이 없어 이 일에 만족한다고 전해진다.

“쉴 때 다 간다”
유명 업소 순회
 
채찍과 수갑 등 각종 성행위 기구를 갖추고 있는 ‘SM(가학성 변태성욕)방’은 변태적인 남성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하다 못해 조금은 과하다 싶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고 전해진다. SM방도 다른 변태업소처럼 성매매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다소 엽기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이 여성의 목에 목줄을 달고 질질 끈다든지,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 의해 채찍질을 맞는다든지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성적 자극에 도달한다. 성행위가 이뤄지는 방도 특별한 것으로 알려진다. 평범한 방이 아닌 ‘학교방’ ‘병원방’ ‘지하철방’ 등 다양한 테마를 설정해 방을 꾸며놓은 것이다. 이들은 보통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연결고리를 만들어 성매매를 시도한다.
 
 
비교적 근래에 생긴 ‘귀청소방’은 말 그대로 귀를 청소해주는 곳이다. 특징은 젊고 예쁜 20대 여성이 남성의 귀지를 조심스럽게 빼준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귀를 살살 마사지해주는 등의 서비스로 남심을 유혹한다. 물론 변태업소답게 귀만 만지진 않는다. 귀청소방은 비교적 순진한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해진다. 사실 일본에서 주로 오타쿠들이 찾던 ‘미미카키텐’으로 큰 유행을 했던 업종이다. 깊은 스킨십은 없지만 대부분 남성이 귀청소 서비스를 받으면서 여성의 가슴, 엉덩이 등 신체부위를 주무르는 일이 다반사다. 성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단속이 애매한 상황이다.
 
‘물다방’과 ‘입사방’은 이름만 들어도 자극적이다. 한동안 사양길을 걷다 다시 살아난 변태업소다. 과거 성행했던 티켓다방이 진화한 형태로 음침한 다방이 남성들 사이에서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입장하면 간단한 안주와 맥주가 나온다. 분위기가 슬슬 무르익으면 본격적인 유사성행위가 시작된다. 단순히 손으로 자위를 해주는 ‘대딸방’을 넘어 입까지 동원한다. 충격적인 건 ‘입사’가 가능하다는 사실. 옷을 벗지 않고 모든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 근거가 없다. 문제 시 간단히 옷을 올리고 지퍼를 채우면 끝. 경찰이 심증을 갖고 있다고 해도 남녀가 발뺌하면 딱히 답이 없다.
 
“아가씨들 모자랄 정도”
홍등가는 지금 성수기
 
변태다방 여성들의 나이는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인데 단시간에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몰린다고 한다. 이러한 여성들을 찾는 ‘다방 마니아’들은 저렴한 가격에 자극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장점에 매료돼 자발적 홍보를 이어간다. 앞으로 변태다방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길게 갈 전망이다.
 
변태남성들의 로망 중 하나인 ‘O치기방’도 성행 중이다. 이곳은 여성의 가슴을 주무기로 영업한다. ‘대딸방’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손을 사용하지 않고 가슴으로 남성의 말초신경을 끝까지 자극한다. 그래서 이곳 여성의 가슴은 최소 C컵으로 알려진다. C컵 이하의 크기론 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그래서 ‘거유천국’이라고도 불린다. 이곳 여성들은 자신의 가슴에 남성의 중요부위를 끼운 채 서서히 펌프질을 이어간다. 빠른 마찰 때문에 이곳엔 바세린이 필수라고 한다. 변태남성들의 섹스판타지를 극대화한 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리언 ‘왁싱숍’ 일부도 변태업소로 변질되고 있다. 앞에선 제모 전문 업소라고 소개하지만 실상은 유사성행위 업소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간판은 ‘왁싱’이지만 정작 왁싱을 받으러 제모방으로 들어가면 음모는 제거하지 않고 남성의 중요부위를 주무르고 흔들면서 성적쾌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딸방’과 유사하지만 실제로 제모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두 가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라고 알려진다.

질긴 고리
단속 어려워
 
명절에 TV앞에서 리모컨을 붙잡고 있을 외로운 기러기아빠들을 상대하는 ‘기러기바(데이트바)’도 서울 일대에 퍼져 있다. 이곳은 초저녁부터 남성들로 북적댄다. 기러기아빠들의 외로움을 달랠 시스템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자극 보단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원하는 여성을 선택해 1대 1로 술을 마시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다른 유사성행위 업소와 달리 깊은 스킨십은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본인 하기 나름. 이곳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대화녀들의 매너다. 대화녀로 일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교양지식을 갖춰야 한다. 기러기아빠 중 다수는 학식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변태업소는 아니지만 자신이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여성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요즘 유행하는 ‘1인 기업’과 비슷한 ‘1인 변태업소’다. 이들은 중고 속옷을 빌미로 유사성행위를 제안하며 돈을 번다. 그리고 결국 성매매에 이른다. 과거엔 중고카페에서 거래를 했지만 사이트 내 단속 때문에 족적을 감춘 지 오래. 지금은 단골영업으로 돈벌이를 이어가고 있다. 단골 대부분은 30∼50대로 알려진다. 외로운 이들은 처음엔 속옷과 성관계를 요구하지만 시간이 지나 관계가 깊어지면 일반적인 데이트를 원한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변태업소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우리사회 곳곳에 퍼져있다. 변태업소들은 외로운 남성들이 외로워할 틈이 없을 정도로 다각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늘 그렇듯, 단속은 요원해 보인다. 때문에 일부 남성들은 명절 기간 동안 전 변태업소를 순회하며 자신만의 페스티벌을 즐기기도 한다. 변태업소와 변태남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생관계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cyh@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태업소 SNS 마케팅, 카톡으로 성매매 예약
 
최근들어 변태업소들이 매니저의 휴대폰 번호와 휴대폰 사용기록이 남지 않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업소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SNS 날개를 달고 단속을 교묘히 피하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한 성매매가 확산되는 원인으로는 신원노출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신상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 SNS로 성매매를 제안하고, 이를 미끼로 유인해한 뒤 금품을 빼앗은 사례가 여럿 있었다.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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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