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콘서트 ‘티켓 사기’ 의혹

로열표 샀는데…12만원짜리 구석자리

[일요시사 사회팀] 강경식 기자 = 지난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JYJ의 콘서트에 대한 관객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공연기획사와 티켓판매처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열성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고, 일부 피해자들은 아예 단체를 만들어 공식적인 항의를 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YJ 공연기획사인 CJES와 입장권 판매 대행사 인터파크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JYJ 잠실공연은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열성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예매 시작 20분 만에 1차 티켓 2만장이 매진됐고, 공연 당일에는 3만명이 넘는 팬들이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팬들 바보 취급”
 
문제는 입장권 판매 대행사인 인터파크가 제공했던 좌석 위치와 실제 공연장의 좌석 위치가 달라서 12만원을 주고 로열석 표를 구매한 1600명의 팬들이 공연 당일에는 구석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하게 되면서 발생했다.
 
당시 공연장은 전면에 대형 본무대가 자리했고 무대 중앙으로부터 우측과 좌측에 돌출무대를 설치해서 공연장을 삼분하는 형태로 배치되었다. 그런데 이 돌출무대가 당초보다 길어지면서 VIP석을 구입한사람은 R석으로, R석을 구입한 사람은 더 구석진 S석의 위치로 밀려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사전 고지는 없었다. 
 
이로 인해 비싼 돈을 주고라도 무대 가까이서 JYJ의 공연을 보고자 했던 사람들은 구석으로 밀려났고, 비싼 돈을 주고 구석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봐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당초 VIP석이나 로열석을 구매한 인원은 1600명. 이들이 일반석보다 더 비싼 돈을 주고도 가장 구석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한 피해자들이다.
 

이들 1600명은 공연시작 전에 좌석배치를 놓고 주최사인 CJES에게 항의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 결국 공연은 기이한 좌석배치 상태에서 마무리되었고 공연직후 팬들의 항의가 CJES에 빗발쳤다. 게다가 사전공지 없는 좌석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8월의 팬 미팅과 2011년 부산 콘서트에서도 CJES가 마음대로 좌석 배치를 조정해서 원성을 산 바 있었다.
 
JYJ의 열성팬 김 모양은 “JYJ를 사랑하지만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비싼 VIP티켓을 샀는데 가장 나쁜 자리를 주는 것은 팬 서비스가 아니라 팬을 바보 취급하는 것이다.
 
이들 팬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JYJ콘서트 12구역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단체행동에 나섰다. CJES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은 물론 한국소비자원 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이러한 팬들의 단체행동에 CJES와 인터파크는 크게 당황을 했지만 대응은 안일했다. 공연당시 항의하는 관람객들에게 “추후 팬들과 문제해결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달래 놓고 막상 피해자들이 접촉을 시도하자 해외출장을 핑계로 접촉 자체를 회피했다. 인터파크의 대응 또한 문제가 있었다. 인터파크 측은 “CJES 측이 간이의자를 제공했기 때문에 보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결국 피해자들은 주최사와 판매대행사 모두에게 외면을 받은 것이다. 
 
당초 공지한 좌석위치 달라 1600명 피해
주최사-입장권 대행사 서로 책임 미루기
 
두 회사로부터 납득할 수 없는 대우를 받은 피해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보름이 넘도록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CJES 측은 물론 ‘간이의자를 제공했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인터파크의 태도가 이들의 화를 키운 것이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최 모 양도 “인터파크나 CJES가 모두 한통속이다. 사기로 티켓을 팔아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분개하고 있다.
 

팬들의 분노는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인 JYJ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졌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안티 JYJ’가 늘어난 것이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CJES는 그제서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CJES는 공지문을 통해 “일단 사건의 책임은 모두 주최측(CJES)에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입장권 판매 당시 좌석배치도 하단에 ‘연출상 무대의 모양 및 크기가 변동될 수 있다’고 명시한 만큼 좌석 이동 부분은 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더 좋은 자리로 배치했다”는 주장을 폈다. 
 
CJES 측은 이 공지문을 통해 사태가 잠잠해지길 기대했으나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피해자 모임은 “CJES가 문제의 핵심은 언급하지 않고 조잡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본무대를 가까이서 볼 수 없는 자리로 옮겨 놓고서는 더 좋은 자리를 준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또 다시 팬들을 기만한 행위라는 것.
 
본지가 취재에 나서자 CJES 관계자는 “바깥쪽에 있어야 하는 싼값의 좌석이 비싼 자리보다 안쪽으로 들어오게 된 부분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주최측이 자의적으로 잘못된 좌석 배치도를 공개했거나 현장을 운영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아직도 CJES가 팬들을 바보취급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CJES의 주장대로라면 싸게 표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비싼 돈을 주고 표를 산 사람들을 구석으로 보낸다는 게 어떻게 납득가능한 해명이냐는 것이다.
 
해명마다 팬심을 자극한 CJES에 대해 피해자모임은 “이번 사기사건에 대해 CJES의 잘못을 끝까지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JYJ를 사랑하는 것이지 CJES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이렇게 부당한 대접을 받고도 넘어가면 앞으로도 말도 안 되는 대접을 받을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CJES가 합당한 피해보상과 변명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를 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궁색한 변명만
 
이렇듯 파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JES는 이번 사태에 대한 피해자들의 보상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연 당시 상황을 3D시뮬레이션을 통해 구현하여 그 결과를 소비자원에 제출함으로써 판매된 입장권이 정당한 입장권이었음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JYJ를 사랑한 팬들과 JYJ를 관리하고 있는 소속사의 분쟁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피해자 모임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당시 공연을 관람했던 김모양은 “JYJ 오빠들이 소속사를 설득하거나 직접 상처받은 팬들을 보듬어주는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liebend@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콘서트 티켓 사기 기승
 

콘서트 티켓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13일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아이돌그룹 팬들을 상대로 콘서트 티켓 판매사기를 벌인 혐의(사기)로 이모(25)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엑소(EXO) 콘서트 티켓을 판다”며 10대 소녀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안산단원경찰서도 최근 유명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싸게 판다고 속여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임모(19)씨를 구속했다. 임씨 역시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엑소(EXO)와 지오디(god) 등 인기가수 콘서트 티켓을 싸게 판다는 게시글을 올려 청소년 등 85명으로부터 1인당 10만∼50만원씩 돈을 입금받는 등 모두 1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7월엔 콘서트 티켓 사기를 친 20대에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은 포털사이트 중고물품 거래 카페에서 아이돌그룹의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다며 인터넷에서 상습적으로 사기를 친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김모(20)씨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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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