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손에 쥔 '여의도 X파일' 막전막후

여기서 밀리면 빈손 "갈 데까지 가보자"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검찰과 정치권이 제대로 한판 붙었다. 이미 현역의원 3명을 구속한 검찰은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수사를 더욱 확대하고 있고, 정치권은 검찰개혁을 부르짖으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당장 새정치연합은 ‘야당탄압저지대책위’까지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가뜩이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성추문으로 체면을 구긴 검찰은 이번만은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여의도 X파일’을 들이밀며 맞불을 놓고 있다.

서초동과 여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7·30재보선이 끝나자마자 검찰의 칼끝은 정치권을 향했다. 벌써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현역의원의 수가 20명을 넘어섰다. 현역의원들이 이처럼 무더기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초강경 검찰
초강경 정치권

게다가 검찰이 최근 내사를 벌이고 있는 정치인들이 추가로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지금은 내사단계지만 검찰은 이미 뇌물을 줬다는 진술과 자료를 확보한 상태로 곧 수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여의도 X파일’이다.

덧붙여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대화록 유출 사건’ 등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하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될 정치인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권의 이목이 서초동으로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검찰의 정치권 사정은 연례행사처럼 있어왔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인 검찰의 초강경 대응에 정치권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기습적으로 여야 의원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21일 의원들이 일제히 영장심사기일 연장을 신청하자 검사 3명과 수사관 40명을 국회로 보내 강제구인을 시도했다.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는 1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방탄국회' 열자 강제구인까지, 선공 날린 서초동
'감히 우리를 건드려?' 여의도, 검찰개혁안 만지작

검찰이 구인장 집행에 나서자 자신의 의원실에서 버티거나, 어디엔가 숨어 있던 의원들은 결국 자진출석을 약속하며 백기를 들고 말았다. 시쳇말로 의원들은 모양이 빠졌고, 이는 정치권이 검찰에 백기를 든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검찰이 이처럼 초강수를 둔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검찰 측은 이날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 국회 회기가 이어지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고, 세월호 참사 이후 관료조직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인사들만 처벌하지 못할 경우 법집행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자택에서 뭉칫돈이 발견된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의 해운비리 의혹과 철피아 비리 의혹에 연루된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자 이를 ‘물타기’ 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검찰이 이번에 유독 초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것을 놓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과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문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공연음란행위까지 충격적인 사건이 이어지면서 검찰에 쏠린 비판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기획수사는 아닌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검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정치권 비리를 내사해 왔는데 김수창 지검장 사태가 불거지면서 물타기를 당한 쪽은 오히려 우리”라며 “공들여 준비해온 수사가 폄훼당하고 있는 것이 화가 나고 가슴 아프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정치권 탄압?
검찰 탄압?

한편 새정치연합은 검찰의 이번 수사를 표적수사, 끼워넣기수사, 물타기수사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검찰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검찰이 기습작전하듯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강제구인을 시도한 것은 명백한 야당탄압이라며 ‘야당탄압저지대책위’까지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해당 대책위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고, 간사를 맡은 진성준 의원을 비롯해 김현미·김영록·진선미·박수현·박범계·전해철·정청래 의원이 참여한다. 당 법률위원장이자 원내대변인인 박범계 의원은 “검찰에 의한 야당 탄압에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사실상 검찰에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검찰이 최근 수사에서 정치권의 쪼개기 후원금과 출판기념회를 불법정치자금 수집통로로 지목한 것을 놓고 벌집을 건드린 셈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오세훈법 시행 이후 쪼개기 후원금과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의 모금은 공공연히 허용되어왔던 문제인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방식의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도 비리 정치인 명단에 오를 수 있다는 공포가 여의도 전체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반응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무죄 여부를 떠나서 정치인으로서는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치명적이다. 이런 일로 매스컴의 플래시 세례를 받고 나면 다음 선거에서 살아 돌아오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단 여야 정치권은 바짝 엎드리면서도 속으로는 검찰 수사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검찰에 유리하게 흘러가던 전투는 새정치연합 신계륜, 신학용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면서 반전되기 시작했다. 일단 새누리당 박상은, 조현룡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재윤 의원을 구속시키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지만, 야당탄압 주장에 대해 증거로 말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검찰의 체면은 구겨지고 말았다.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검찰은 입법로비 당사자인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의 진술 외에는 별다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 중 유일하게 구속된 김재윤 의원의 경우는 김 이사장과 김 의원이 만난 당일 김 의원의 보좌관이 국회 내부 ATM에서 계좌로 받은 돈을 입금하는 장면이 CCTV에 잡혀 구속이 결정됐다.

검찰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몸통’은 풀려나고 ‘깃털’은 구속됐다며 추가 수사의지를 불태우며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정치연합에선 검찰의 부실수사, 표적수사가 드러났다며 반발하고 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야권이 체포동의안 통과를 거부할 명분이 생긴 데다가 김 이사장의 진술 외에는 별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안 속도?
정치권개혁 속도?

법원의 영장기각 이후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대한민국 검찰이 늘 정기국회를 앞두고 8월이면 연례행사처럼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야비한 장난을 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때문에 검찰이 섣부르게 정치권을 건드린 대가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검찰개혁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수사가 야당 탄압이 분명하다며 이미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우리를 잘못 건드린 것”이라며 “세월호특별법을 놓고 이처럼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는 국민들이 검찰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정권의 하수인처럼 움직여온 검찰을 개혁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죄 판결나도 비리명단 오르면 이미지 끝장
복수 다짐하지만 속으론 납작 엎드린 정치권

실제로 정치권이 쥐고 있는 패는 다양하다. 정치권이 검찰개혁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검찰의 권한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정치권에서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등을 법조계 외부 인사로 임명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개혁안이 관철된다면 검찰은 물론이고 법조계 전체가 무척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또 검사장을 절반으로 줄이고 고위급 검찰인사 임명 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케케묵은 갈등인 검경 수사권 문제에서도 정치권이 경찰의 손을 적극적으로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기소권의 독점으로 높은 도덕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검찰이 잇따라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거나 도덕적 해이현상을 보이면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이미 충분한 명분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은 검찰의 그간 비리를 다시 들춰내면서 검찰의 뼈를 깎는 쇄신책을 요구하고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공연음란행위가 적발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해임되지 않고 스스로 사표를 쓰고 나가면서 별다른 제재 없이 공무원 연금을 받고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선 정치권과 검찰의 진흙탕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사에 올인
판 커진 도박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검찰은 더욱 물러설 수 없게 됐다. 만약 이번 수사에서 다수의 정치인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된다면 검찰을 향한 비판여론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검찰 개혁안에 속도를 낼 명분을 얻게 된다.

반대로 검찰이 여야 정치인들의 비리의혹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들을 찾아낸다면 정치권의 검찰개혁 주장은 오히려 검찰탄압으로 둔갑하게 된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된 이유다. 같은 이유로 정치권 역시 당분간은 검찰 흔들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난데없이 벼랑 끝 승부를 펼치게 된 서초동과 여의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여의도 X파일을 쥐고 있는 서초동의 움직임에 여의도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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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