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대담> ⑦'친박 실세' 서병수 부산시장

"침체된 부산, 힘 있는 시장이 바꾼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방선거가 여야의 격전 끝에 절묘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여야 어느 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선거결과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각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민선6기의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보낸 경고장을 받아든 그들은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전국 신임 광역단체장들과의 릴레이 대담을 준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서병수 부산시장은 친박 핵심 중 핵심으로 통하는 인사다. 야권단일후보였던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돌풍을 잠재운 것도 서 시장의 ‘힘 있는 시장론’이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서 시장은 당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0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내 비주류였던 친박계를 대표해 최고위원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서 박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계속 되는 인구감소로 활력을 잃어가던 부산 시민들에게 힘 있는 시장의 등장은 분명 희소식이다. 특히 지난 7·30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했던 친박 핵심 이정현 의원의 예산폭탄 공약이 화제가 되면서 서 시장을 향한 부산 시민들의 기대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침체된 부산의 변화를 위해서는 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던 서 시장. 과연 그는 약속대로 부산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서 시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서 시장과의 일문일답.

- 부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3대 키워드로 ‘사람과 기술, 그리고 문화’를 제시하셨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 우선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인재’를 키우고 좋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입니다. 또한, 부산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해양플랜트, ICT융ㆍ복합, 에너지, 방사선 의ㆍ과학, 수산식품 등 5대 미래전략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서 부산시가 20년, 30년을 먹고 살아갈 ‘기술’을 키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부산을 매력 있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부산을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 지난 7월1일 시장 취임식이 상당히 특별했다고 들었습니다.
▲ 저는 임기 첫 출발을 시민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기사식당에서 택시기사님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 하고 부산진시장, 한진중공업, 지하철1호선(다대선) 공사현장 등을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했습니다. 취임식은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모든 일과가 끝난 오후 6시30분부터 부산시청 야외 녹음광장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로 개최했습니다. 특히 각계의 의견을 담은 ‘시민소리함’을 전달받을 때 부산시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고 혁신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서 시장께서는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힘 있는 시장’이십니다. 역시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의 경우는 지난 7ㆍ30재보선에서 예산폭탄 공약을 내세워 큰 호응을 얻었는데, 부산시민들도 예산폭탄을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 저는 박근혜정부를 만든 일등공신 중 한 명이라고 자부합니다. 현 정부와 돈독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이런 네트워킹을 통해 부산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의 중요 현안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임 한 달, 가속도 붙은 '혁신'
권위 벗어던진 취임식으로 화제


- 취임 이후 시정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며 ‘일자리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부사람을 만날 때 차비가 필요하면 시장 판공비까지 갖다 쓰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취임 후 첫 정책회의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접 중소기업 사장도 만나고, 외국기업 대표도 만나고,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다른 지역에서 사업하는 사람을 만나서 아이디어를 얻고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직접 그런 사람들을 만나야 일자리가 나오고 창의력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아울러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제가 가진 판공비는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지원할 생각입니다. 시장 판공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이런 곳에 판공비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만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는 뜻 같습니다. 그렇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요?
▲ 저는 좋은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창출하는 것을 시정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민간부분의 일자리 창출이 있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제조업 등 뿌리산업을 비롯해 금융, 관광, 마이스(전시컨벤션 등)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인재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울러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을 부산에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는 ‘좋은기업유치단’을 구성하고 우수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본격적인 기업유치 활동에 전념토록 할 예정입니다.

- 앞서 언급하신 시장 직속의 ‘좋은기업유치단’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입니까?
▲ 우리 시는 그동안 기업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어왔으나, 공무원 조직만으로는 기업투자 정보에 접근이 어렵고, 투자정보를 발굴했다고 해도 기업과 연결 네트워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기업유치 업무추진 패러다임을 기존 관 중심에서 민관협력체계로 전환하고자 시장 직속으로 자문기구인 ‘좋은기업유치위원회’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좋은기업유치위원회는 시장을 위원장으로 국내 및 외국계 기업 대표와 금융계, 학계, 법조계등 유치전문가 그룹 30여명으로 구성했으며 부산시 기업유치 정책 자문, 기업투자정보 제공, 유치 대상별 협상루트 발굴 및 기업 접촉 등 기업유치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 취임식에서 위대한 부산, 낙동강 시대를 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 역사적으로 주요 대도시의 발전은 큰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서부산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김해평야, 낙동강하구, 가덕도 등 아름다운 강과 해안선을 끼고 있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 지역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발전이 억제되어 왔으나, 우리 시민들의 여망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됨으로써 현재 연구개발특구를 포함한 국제물류산업도시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서부산은 낙동강변의 생태공원과 낙동강 하구의 몰운대 등 천혜의 자연경관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시에서는 이러한 자산을 토대로 서부산 전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아우르기 위한 서부산 글로벌시티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부산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우수한 항만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 같은 항만 인프라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십니까?
▲ 부산은 우리나라 제1의 해양수산중심도시로 타 지자체에 비해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으로 환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북극항로의 핵심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북극해 시대의 ‘새로운 국제물류 글로벌 허브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은 해양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부산항을 북극해 개발의 전진기지로 개발하기 위해 작년부터 북극 전문워킹그룹을 운영하고, 정부의 북극정책과 연계한 4개 분야 26개 과제로 구성된 ‘부산시 북극정책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안전한 부산시를 만들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 있습니까?
▲ 안전 문제는 평상시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소홀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안전에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에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부산에는 아직까지 대형 재난이나 대형 사고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부산이 아직 완벽한 안전도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막을 수 있었던 인재를 막지 못해 우리 모두 원칙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산도 이번 기회에 지역특성을 반영한 재난대응 행동매뉴얼 점검과 민·관 협업 안전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선 통합적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특성을 반영해 안전조직을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 부산은 동서 지역 간 빈부격차가 큰 편입니다. 부산의 균형 발전을 위해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계십니까?
▲ 저는 동서 지역 간의 불균형 해소 없이는 부산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부산을 사람 살기에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부산의 미래를 위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부산 낙후 문제는 획기적인 대책 없이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부산 낙후 문제는 개별적인 프로젝트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일자리정책, 산업정책, 문화정책, 교육정책, 도시계획, 교통정책, 하천정비 등을 동시에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 세부계획은 무엇입니까?
▲ 저는 서부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낙동강 주변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서부산의 가장 큰 보물은 바로 낙동강입니다. 부산인구의 1/3에 달하는 시민들이 낙동강 주변에 살고 있지만, 남북으로 도로가 가로질러 단절되어 있습니다. 낙동강과 주민들을 연결 시킬 수가 있다면, 서부산은 거대한 ‘강변 공원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상의 공단지역을 낙동강과 연결하고 센텀시티처럼 첨단산업, 쇼핑, 문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가진 복합단지로 변모시킨다면 부산에서 지금까지 즐기지 못하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탄생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부산권은 산업과 주거, 쇼핑과 문화, 교육과 연구기능이 골고루 갖춰진 도시로 신공항, 신항만의 배후도시일 뿐 아니라 동남권의 실질적인 중심도시 기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일자리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려
부산 바꿀 '안전시장' '혁신시장'

- ‘TNT2030 공약’(인재 육성과 기술 혁신을 위해 매년 1조원씩, 4년간 4조원을 투자해 2030년대 부산을 한국 최고의 인재·기술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흥미롭습니다.
▲ 부산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ㆍ산업의 중심지로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드는 활기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기업과 사람이 빠져나가면서 질적 성장은 멈추고 도시의 미래발전 원동력을 상실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부산시장이 되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고 그 결과 TNT2030 공약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TNT2030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실제 사례 도시로는 독일의 드레스덴과 미국의 RTP(Research Triangle Park)가 있습니다.
 

독일의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완전 폐허가 된 도시였으나,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독일에서도 최고의 경쟁력 있는 도시로 재도약 했습니다. 미국 북캐롤라이나주의 RTP(Research Triangle Park)는 1950년대 담배, 면방직 등에 의존하여 1인당 소득이 미국 51개주에서 50위에 머무르던 가장 낙후한 도시였으나 정부주도하에 대학을 육성하고, 연구기능을 강화해 이제는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 클러스터로 발돋움했습니다. 물론, 현재 부산의 여건이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혁신사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부산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부산이 동북아의 해양중심지로 거듭 나기 위한 비전을 말씀해주십시오.
▲ 부산은 환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잇는 국제적 관문도시로, 대한민국이 세계로 나가는 출발점이면서 동시에 세계가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는 도착점입니다. 따라서 민선 6기 부산시는 5대 도시목표 중 ‘해양수도 건설’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기존 부산시 해양수산 정책들의 성공적인 이행 및 새로운 미래비전으로 제시된 민선6기 공약들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신해양산업을 육성하고 북극항로 개척 등 부산항을 글로벌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극지정책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겠습니다. 부산해양특별구역 지정을 통해 원도심권 재생은 물론 신해양산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항만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켜 미래지향적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창출해 나가겠습니다. 이외에도 수산업의 미래 산업화 및 기반시설 선진화를 통해 국제수산물류 중심도시로의 위상을 재정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 4년 뒤 부산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 거창한 구호나 비전이 우리를 먹고살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훌륭한 미래 비전이나 청사진도 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의 삶과 미래의 비전이 균형을 이루는 부산이 되어야 합니다.

부산이 잘사는 것이 아니라 부산 시민이 잘살아야 합니다. 부산 시민이 잘살게 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체질을 바꾸어야 합니다. 부산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부산의 체질을 튼튼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부산의 체질을 바꿔 우리 부산이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 하는 토대를 닦은 시장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 마지막으로 부산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 앞으로 임기 4년 동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자리 시장, 각계각층 그늘진 곳을 밝혀주는 따뜻한 시장, 각종 사고와 재난에서 시민을 지키는 안전 시장, 미래를 튼튼히 준비하는 미래 시장, 시정의 혁신을 책임지는 혁신 시장이 되겠습니다. 부산시민들께서도 적극 동참해주시고 많은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mi737@ilyosisa.co.kr>


<서병수 부산시장 프로필>

▲ 우진서비스(현 부일여객) 대표이사
▲ 동부산대학 금융경영과 겸임교수
▲ 부산시 해운대구 구청장
▲ 제16,17,18,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
▲ 한나라당 최고위원
▲ 새누리당 사무총장
▲ 제36대 부산광역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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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