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후실세설' 정윤회의 수상한 회사 운영

"매출 0원인데 인건비는 꼬박꼬박"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정부의 막후실세로 의심받고 있는 정윤회씨의 수상한 회사 운영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정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얀슨은 지난 3년 동안 매출이 0원이었지만, 인건비는 꼬박꼬박 지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얀슨의 실체는 무엇일까? 

박근혜정부의 막후실세로 의심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연일 정치권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씨의 전 남편이다.

실세?
허세?

정씨와 최씨는 지난 5월 이혼했다. 최 목사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이다. 최 목사가 박정희정권 당시 영애였던 박 대통령을 앞세워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주된 내용이다.

최 목사의 딸인 최씨와 남편인 정씨는 박 대통령이 야인생활을 할 때 옆에서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정씨는 박 대통령이 1998년 4월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할 때 비서실장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정씨가 최 목사의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되자 정치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주차관리인도 '얀슨' 입주 사실 몰라
등기부상 사업목적만 23가지


정치권 주변에선 정씨가 그 뒤로도 ‘삼성동팀(박 대통령 자택 소재지)’을 꾸려 박 대통령의 대선을 도왔다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정씨는 철저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실상 야인생활을 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1994년부터 (주)얀슨의 대표이사직을 전 부인인 최씨와 번갈아가며 맡아왔다. 같은 회사의 대표직을 굳이 부부가 번갈아가며 맡아온 것은 이상하다. 지난 2013년 2월28일부터는 정씨가 얀슨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취임 직후다.

얀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것이 없다. 일단 얀슨은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 소매업을 하는 업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후 승마장업, 체육관련용품 수입판매업, 도서출판 및 판매업, 의류 수입판매업, 해외이주신고 대행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해 현재 등기부상 사업목적이 23개나 된다. 사업목적 간 관련성도 찾기 힘들뿐더러 직원도 1명뿐인 것으로 알려진 업체가 이 모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7월 작성된 얀슨에 대한 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얀슨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매출액이 0원이었다. 그런데 이 시기 인건비는 꼬박꼬박 지출됐다. 현재 운영 중인 회사의 매출액이 0원이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업을 운영하다보면 적자가 나는 것은 다반사지만 매출이 전혀 나지 않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특히 얀슨은 신생회사도 아니다.

<일요시사>가 얀슨을 직접 찾아가봤다. 해당 건물 어디에도 얀슨의 흔적은 없었다. 심지어 해당 건물 주차관리원조차 얀슨이란 회사 이름은 처음 듣는다고 했다.

얀슨이 소재하고 있는 M빌딩은 지난 5월 이혼한 최씨 소유다. 최씨와 이혼한 지 3개월 가량이나 지났음에도 정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얀슨이 해당 건물에 그대로 있는 것도 다소 이상했다.

얀슨이 소재해 있다는 5층으로 올라가 봤다. 아무런 표시도 없는 사무실엔 직원이 한 명 있었다. 그 직원은 처음엔 본인이 얀슨의 직원이라고 했다. 정씨와 관련한 부분은 모두 변호사를 통해 질문하라며 변호사사무실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얀슨에 대해 캐묻자 해당직원은 자신은 얀슨 직원이 아니라 건물관리인이라고 말을 바꿨다.

얀슨은 꽤 오래전부터 운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직원이 얀슨 사무실이라고 알려준 곳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외부엔 역시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유리문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니 사무실 집기는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배치가 되어 있었지만 인기척은 없었다.

전 부인 건물에 회사 그대로
막후실세설 피하기 위한 눈속임?


관리직원의 설명처럼 얀슨이 오래 전부터 사실상 폐업상태라면 그동안 빠져나간 인건비의 행방이 묘연하다. 또 정씨는 왜 굳이 지난해 얀슨의 대표이사로 다시 취임한 것일까?

얀슨이 그동안 폐업신고를 하지 않은 점도 이상했다. 폐업신고를 하지 않으면 면허세가 계속 부과되는 등 각종 세금을 추징당하게 되고, 매출 자료는 없는데 매입 자료만 있다면 매입 자료 금액이 전부 매출로 간주돼 억울한 과세를 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폐업신고는 인터넷으로도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얀슨의 실체는?
수상한 운영


이에 대한 정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일요시사>는 정씨의 법률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 사무실에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수차례의 답변 요구에도 이 변호사 측은 항상 바쁘다는 핑계만 댔다. 의도적인 답변 거부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본지는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겠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그제서야 5분 만에 전화가 왔다. 이 변호사는 대뜸 “어떻게 전화를 하지 않으면 답변 거부로 간주하겠다는 협박을 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정작 본지의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다 전화를 끊었다.

과연 얀슨의 실체는 무엇일까? 정씨는 왜 이토록 수상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박근혜정부의 막후실세로 불리는 정씨와 관련된 의혹들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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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