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파열음' 안철수-김한길 위기론 전모

비정한 정치판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7·30재보선 공천파동을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두 사람이 완전히 갈라설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공동대표가 된 후 한 몸처럼 움직이며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던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불화설에 시달리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합당 이후 전략적 동맹관계를 맺어왔다. 원내에 세가 없고 당무 경험이 없는 안 대표에게는 김 대표가 꼭 필요했고, 연일 지지율이 추락하던 구 민주당과 김 대표 역시 안철수라는 상징이 반드시 필요했다. 김 대표는 새정치계와의 통합을 성사시켜 다 죽어가던 야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두 사람은 이후 공동대표로서 항상 한 몸처럼 움직이며 끈끈한 의리를 과시해왔다.

전략적 동맹
전략적 뒤통수

하지만 이번 7·30재보선 공천파동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재보선 공천 결과만 놓고 보면 안 대표는 분명히 김 대표에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모양새다.

안 대표는 당초 이번 재보선을 통해 반드시 측근들을 대거 원내로 진입시켜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이번 재보선 이후에는 다음 총선까지 특별한 선거가 없기 때문이다. 안 대표에게 이번 재보선은 마지막 기회였고, 어쩌면 지방선거보다도 더 중요한 선거였다.

그러나 금태섭 전 대변인을 비롯해 이수봉 전 대표 보좌관,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 안 대표 측 인사들은 공천과정에서 줄줄이 밀려났다.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반면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대변인과 정장선 전 의원 등은 모두 공천장을 받아 대조를 이뤘다.

김한길이 새정치연합 실세?
공천 때마다 물먹은 안철수


특히 이번 공천파동의 책임론 화살이 모두 안 대표에게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안 대표 측은 불만을 갖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된 동작을 기동민 후보와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의 공천은 김 대표의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초 동작을은 안 대표의 최측근인 금 전 대변인이 출마를 준비 중이었고 안 대표도 금 전 대변인의 공천을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곳이다. 동작을에서 금 전 대변인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유력해지자 이를 감지한 구민주계 국회의원 31명이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공동성명까지 냈을 정도였다. 
 

그런데 김 대표가 안 대표에게 금 전 대변인을 좀 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옮겨주겠다며 기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 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 후보의 공천은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고 일을 꾸민 김 대표는 뒤로 빠진 채 모든 비난의 화살은 안 대표에게 쏟아졌다.

꾸민 건 한길인데
욕은 철수가 먹다


게다가 안 대표가 동작을 공천이 무산된 금 전 대변인을 수원정(영통)으로 전략공천 하려고 할 때 김 대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수원정에는 결국 김 대표의 측근인 박광온 대변인이 공천됐다. 안 대표 측 내부에서 ‘김 대표에게 우리가 당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새정치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안 대표 측 금태섭 전 대변인의 낙천에 대해 “좋은 이미지와 높은 경쟁력을 갖춘 그가 ‘안철수 사람’이라 역차별을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후보의 공천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광주 광산을에 권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인 최재천 전 전략홍보본부장을 메신저로 활용했다고 한다. 최 전 본부장은 권 후보의 전남대 법대와 사법고시 선배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광주 광산을에 권 후보를 전략공천 한 것은 차기 당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천정배 전 법무장관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함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역시 차기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경쟁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정세균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서울 동작을에 정세균계인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을 낙마시켰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정동영 상임고문을 공천에서 배제한 것 역시 같은 이유로 김 대표의 작품이란 후문이다.

김 대표와 안 대표의 갈등도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는 정치 문외한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두 공동대표가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인데 정치 문외한인 안 대표는 그동안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사실상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해오면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쌓이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이해찬 상임고문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천과 예산, 정책 문제를 논의하는 종합적인 의사조율 기구가 당대표와 최고위원, 도당위원장이 참여하는 당무회의인데 우리당에는 현재 당무회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고문은 또 “최고위원회 몇 명이서 결정하니 당이 공정성을 잃어버리고 동의가 안 되는 것”이라며 “지금껏 이렇게 당을 운영해 본 적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고문의 지적처럼 당 대표와 최고위원회 몇 명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안 대표 측 최고위원 8명 중 5명은 정당활동 경험이 전무하고, 나머지 3명도 현직 국회의원이 아니다. 당연히 정치경험이 부족한 안 대표가 김 대표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정치 초보
당한 줄도 몰라?

게다가 당 대표로서 가끔은 비판이 예상되는 일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두 대표가 함께 결정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비난의 화살은 정치적 존재감이 더 큰 안 대표가 혼자 뒤집어쓰다시피 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자 안 대표 측 내부에서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두 사람의 갈등 기류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두 사람의 불화설에 불씨를 당긴 것은 지난 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두 대표가 각각 따로 입장하면서부터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두 대표는 평소 회의장에 들어설 때 의도적으로 항상 나란히 입장하며 굳건한 신뢰관계를 과시하곤 했다. 이는 새정치계와 민주계가 완벽하게 화합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새정치연합은 합당 후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신생정당이기에 이런 상징적 의미는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전날 열린 회의에서 금 전 대변인의 전략공천에 대한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이 격화되고 급기야 금 전 대변인이 수원 공천을 거절하는 사태로까지 번지자 두 사람은 차마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따로따로 입장하게 된 것이다.

이날 안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금태섭은 최적최강의 후보였고 기동민은 민주적 절차로 선출한 후보”라면서 “그런 잣대로 비판하면 하나님도 비판받을 것”이라고 작심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끈끈한 의리는 옛말
끈적한 이해관계가 우선


안 대표는 또 지난 15일 권은희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권 후보 개소식엔 김 대표가 혼자 참석했다. 안 대표는 또 자신 쪽 사람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를 물리치고 공천된 이개호 전남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보선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안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전남 순천ㆍ곡성 보선에 나선 서갑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단순히 일정 탓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안 대표가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을 대놓고 표시한 것이란 해석이 잇따랐다.

이미 재보선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당 안팎에서는 일단은 두 대표가 협력하겠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동작을에 안 대표의 측근인 금 전 대변인 대신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후보를 공천시킨 것을 놓고 김 대표가 박 시장 측으로 갈아타려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당내 뚜렷한 세력도 없는 안 대표가 가장 큰 무기였던 지지율마저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정치7단인 김 대표가 안철수라는 썩은 동아줄을 계속 잡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갈아타기?
안철수 부활?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대놓고 서로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점점 하락하는 추세에서 안 대표가 당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도 있지만 막상 안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떠나게 되면 후폭풍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정치계와 민주계의 연합으로 새롭게 창당된 새정치연합은 1년도 안 돼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 안 대표는 이미 새정치연합의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안 대표 역시 김 대표에게 등을 돌릴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의 측근 중 현역 국회의원은 송호창 의원뿐인 안 대표가 김 대표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차기 대권의 꿈은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화설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어색한 동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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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