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 가족 건강 월별 캘린더


1월 새해 건강 설계
새해를 맞아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잘 아는 단골 의사에게 자신에 맞는 선별적인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40세 이상의 중년 이상이면 건강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 흡연자는 새해 계획으로 금연을 시도할 결심을 하고 친지들에게 공표한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운 사람들은 ‘건조성 피부 질환’이 흔하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가급적 비누 목욕은 피하고 목욕 후 베이비 오일이나 보습용 크림을 피부에 바른다.

2월 김연아 경기 보느라 수면 부족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2월12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피겨여왕 김연아의 금메달 사냥과 전통 강세인 쇼트트랙 등이 우리의 밤잠을 설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빅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밤잠을 설쳐야 하지만, 응원도 하고 수면건강도 지킬 수 있도록 하자. 참고로 밴쿠버와는 17시간의 시차가 있다.
아울러 실내외 기온차가 심해지고 내부 습도가 떨어지는 계절이다. 코나 기관지 점막이 마르고 세균이나 이물질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줄어 저항력이 떨어진다. 실내환경은 춥다고 너무 덥지 않게 하고 가습에 신경을 쓰며,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멀리하자.
긴 겨울 오랜 추위와 일조량 감소로 몸 위축되고 마음이 우울해지기 쉽다. 햇볕을 충분히 쐬지 못하면 우울감과 무기력의 원인이 된다.
가급적 외부 출입을 활발히 하고 활동량을 늘리며, 겨울철 야외 스포츠나 취미생활로 기분전환을 하도록 노력한다.
고혈압 환자는 날씨가 추워지면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더 올라가기 쉽다. 외출시 보온에 힘써야 하며 너무 오래 찬 기온에 노출을 피한다.
설 연휴가 3일로 짧다. 짧은 명절은 이래저래 힘들다. 여성을 가사일에 힘들고, 남성 역시 명절 귀향과 업무복귀로 쉰 것 같지 않은 연휴를 보내야 한다.

3월 호흡기 질환 조심
일교차가 10℃ 이상이고 기후 변화로 신체 리듬이 일시적인 혼란을 겪는 시기이다. 생리적인 부적응으로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잠복해 있거나 기존에 갖고 있던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일교차가 심할수록 몸의 보온에 신경 쓰고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 가지 않는 게 좋다. 또 외출 후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며 코를 후비지 않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할 시기.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한다.
충분한 수면과 과로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손씻기는 항상 질병 예방의 기본이다.

4월 꽃가루 알레르기 조심
4~5월 중에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비염, 결막염, 천식 등 ‘화분성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되도록 창문을 열어놓지 말고 가능하면 실내에서는 공기 정화기 등을 사용해 알레르기성 물질을 제거한다. 황사에 대비해 위생물수건이나 마스크를 휴대한다.

5월 곤충 조심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 벌레, 뱀 등에 의해 물리는 사고가 많아지는 시기다.
외출시 노출을 줄이고 화려한 색의 옷을 피한다. 곤충을 유인하는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 봄철 자외선이 여름철 못지않게 강렬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한다.

6월 “대한민국~” 월드컵 시즌
올해는 빅 스포츠가 많이 열리는 해다. 2월 동계올림픽에 이어, 6~7월에는 남아공 월드컵이 지구촌을 달군다. 월드컵은 우리나라 경기는 물론 세계 톱 클래스 국가의 축구도 많이 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수면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TV를 보며 목청껏 응원하다 목건강도 손상받기 쉽다. 남아공과는 7시간 시차다.
기온이 높아지므로 음식이 상하기 쉽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균이 만드는 독소가 음식을 끓인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냉장고를 맹신하거나 끓인 음식이라고 안전하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음식 조리 전이나 배변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상구균의 경우 절반 정도가 손에 이 균을 가지고 있어 음식을 조리할 때 음식물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음식 위생 주의
장마철이 되면서 각종 식중독,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 많아진다. 음식물을 가능한 끓여 먹어야 한다. 특히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은 어패류를 날로 먹었을 때 잘 생긴다. 생선회는 과식하지 말고 가급적 적게 먹는다.
특히 치사율이 50% 이상인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만성적인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평소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유행 시기에 조개, 굴 등의 날 어패류와 생선회 등을 섭취했을 때 생긴다.


8월 피서 후유증 조심
사람이 많이 몰리는 수영장을 가급적 피하고 수영 후에도 깨끗한 물로 눈을 씻어낸다. 주변의 결막염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음식점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거나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다. 위생 물수건을 휴대한다. 물놀이 후 귀속의 물을 빼낸다고 귀를 후비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일광에 자주 화상을 입거나 햇빛에 예민한 사람은 일광 차단제를 사용하고 물 속에서 80분이 지나면 보호 효과가 없어지므로 수시로 발라준다.

9월 길 수 있는 추석연휴
이번 추석은 앞뒤로 하루씩 휴가를 낼 경우 1주일의 긴 휴일을 보낼 수 있다. 귀향길 장거리 운전, 오랜만에 친척들과 음주를 하며 밤을 지새우는 등 육체적인 과로로 건강을 해치고 몸의 저항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긴 연휴로 인해 추석 후 직장으로 복귀 후 후유증을 부를 수도 있으므로 마지막 날쯤에는 직장 복귀를 위해 피로를 풀어주도록 한다.
늦더위로 무엇보다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주변 환경에서 모기가 서식할 만한 웅덩이나 하수구를 없애고 특히 돼지 같은 중간 숙주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월 독감예방주사 접종
2009년 대유행한 신종플루 등 새로운 변종 인플루엔자가 언제 덮칠지 모른다. 예방접종이 최우선이다.
유행성 출혈열을 비롯하여 렙토스피라, 쯔쯔가무시병 등 풍토병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고열, 두통 등 몸살 기운과 기침, 오심,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풀을 벨 때는 장갑을 끼고, 풀밭에 눕지 않는다.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긴 옷을 입고, 깨끗하지 못한 웅덩이에 몸을 씻거나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12월 중순부터 다음 해 3월 초순까지 독감이 유행하기 때문에 적어도 11월 말까지는 위험군에 대한 독감 예방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독감 예방 접종은 장기적으로 심장 질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 혹은 소아, 신장 질환, 당뇨, 빈혈, 천식, 종양, 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필수다.

11월 급격한 기온변화에 주의
11월은 가을에서 겨울로 전환되는 계절이다. 기온차가 심해지고 건조해짐으로 환절기 질환이나 안구건조증, 피부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한다. 보습제를 준비하여 사용한다. 등산 등의 야외활동 시에는 추위에 대비한 장비를 꼭 갖춰 저체온증 등을 예방해야 한다.

12월 과체중, 뇌졸중, 심근경색 조심
연말 송년회 모임으로 과음과 과식을 하기 쉽다. 당뇨 환자는 혈당이 높아지고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오르고 체중이 증가하는 기간이다.
회식에 가기 전 토마토나 오이를 먹고 가면 과식을 피할 수 있다. 평소 따뜻한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사고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사지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평소 혈관 질환을 갖고 있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쌀쌀해질 때 특히 갑자기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심할수록 뇌졸중 발생률은 높아진다. 눈이 온 날 눈 치우느라 갑자기 무리할 때 사고가 나기 쉽다. 연말 회식 후 추운 거리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오래 서 있지 않도록 대비한다.


<도움말=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 최윤호 교수,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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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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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5000만원 관봉권’ 출처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검찰은 대통령실 특활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씨는 그저 ‘기도비’라고 진술 중이다. 검찰이 김건희씨까지 수사 대상에 올린 점을 보면 전씨의 진술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전씨가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김씨의 소환조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일가를 향한 수사는 그간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로비 사건은 중앙지검이 아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포문을 열었다. 전씨는 통일교와 캄보디아 사업 및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았다. 윤석열 일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수상한 증거들 남부지검은 전씨를 수사하기 이전에 한 가상자산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최근 정식 부서로 신설된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7월 ‘퀸비코인(QBZ)’ 관계자 이모씨 외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사업 진행 능력이 없음에도 허위 자료를 제출해 스캠 코인을 상장했다. 1만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한다. 남부지검은 수사 과정서 퀸비코인 관계자 이씨가 2018년 1월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모씨를 전씨와 연결한 정황 및, 이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정씨는 전씨 법당을 찾아 1억원을 건넸다. 이 사실을 파악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법당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두 달여 전에는 경기 성남의 카카오 판교 서버를 압수수색해 전씨의 카카오톡 기록까지 확보했다. 전씨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그의 처남으로 알려진 ‘찰리’ 김모씨도 전씨와 같이 활동했다. 전씨는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전시기획회사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씨의 딸도 잠깐이지만 코바나컨텐츠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남부지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로비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실제 전씨가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들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청탁 사유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담겼다. 이 압수수색은 전씨를 통해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이자 2인자였던 윤모씨가 수천만원 상당의 그라프(Graff)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남부지검은 윤씨가 지난 2022년 7월 전씨에게 ‘김 여사가 물건(천수삼) 잘 받았다더라,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찍혔는데…통상 정부 예산 활용 금융권 “개인이 갖고 있을 수 없다” 일축 검찰이 지난 3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남부지검 수사팀 내부에서는 김씨를 대선 직전에 소환조사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목걸이와 명품백을 잃어버렸다. (김 여사가 잘 받았다는 문자는) 거짓 문자”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씨 측도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윤석열정부의 캄보디아 ODA 사업 추진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국가 단위 ODA 연대 프로젝트에 동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3월 윤씨가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김씨를 인수위서 만난 뒤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통일교는 같은 해 메콩강 핵심 부지에 ‘아시아태평양유니언 본부’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윤씨는 훈센(Hun Sen) 당시 캄보디아 총리와도 이 사업을 논의했지만 자금난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씨는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만나 1시간 독대를 하면서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ODA는 비영리기구(NGO)가 펀딩 가능하고 국가가 지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직후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가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협의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한 점을 주목했다. 한도액이 늘면 중기후보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돼 ODA 사업 수주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윤씨는 전씨에게 “김 여사에게 빌리지 말고 하고 다니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씨 명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했다. 이 중 1대는 김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서 나오면서 보안 비화폰(안보폰)을 반납한 뒤 개통한 휴대전화다. 나머지 2대는 옛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사실상 공기계로 알려졌다. 자택 압색 그 이후… 검찰은 100여개에 달하는 압수 대상에 윤씨 선물 명목으로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적시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청탁이 성사됐거나 윤씨와의 직무 관련성 등이 입증된다면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카톡 기록과 전달됐거나 전달되려 했던 물품들은 이미 수사팀이 확보했으니 김씨가 대면 조사를 피하긴 힘들다”며 “남부지검서도 성역 없이 수사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니 직무 관련성 입증이 관건”이라며 “입증만 된다면 알선수재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전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5만원권 3300매(1억6500만원)를 확보했는데, 이 중 5000만원은 비닐 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전씨에게 이 관봉권의 출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관봉권은 ‘제조권’과 ‘사용권’ 두 종류로 나뉜다. 제조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한은이 받아온 신권으로 돈다발에 십자 형태의 띠를 두르고 비닐로 싸 압축한 형태다. 사용권은 한은이 시중은행서 회수한 돈을 검수해 낡은 돈은 폐기하고 사용하기 적합한 돈만 골라낸 것이다. 발견된 돈다발 김씨와 전씨 사건서 등장하는 관봉권은 모두 사용권이다. 전씨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 돈다발은 한은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있었고, 비닐엔 기기 번호와 담당·책임자 일련번호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씨 측이 옷값을 치를 때 썼던 관봉권은 비닐 없이 띠지만 둘러져 있는 돈다발 형태였다. 관봉권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대통령실(청와대)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에 필요한 특수활동비로 쓰이기도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이 특활비가 로비 자금으로 악용됐다. 한은은 전국에 16개 지역 본부를 두고 금융기관에 관봉권을 보낸다. 서울엔 남대문 본점 및 강남본부 등 두 곳이 있다. 이 중 강남본부가 대통령실과 사정기관 등에 예산 조달을 담당해 왔다. 다만 민간인의 집에서 관봉권이 발견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개 일반 정부 예산은 관봉권 형태가 아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전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천만원 상당의 관봉권이 묶인 채로 남아 있는 건 영수증 내역도 남지 않는 특활비”라며 “통상 정보와 사정기관이 ‘돈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도 전씨의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 강남본부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 관봉권에는 ‘2022년 5월13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있다. 윤 전 대통령 취임일 사흘 뒤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로 돈은 ‘기도비’ 명목으로 받아왔지만 관봉권은 정확하게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은 방문 이후 전씨의 집에서 발견된 관봉권에 적힌 ▲기기번호 ▲담당자 ▲책임자 ▲발권국 항목 등의 의미를 확인했다. 기기번호의 뜻은 정사기(검수기) 기기번호와 기기호수를 뜻하고, 발권국 정보에는 정사 업무를 담당하는 발권국 화폐관리1팀을 의미하는 숫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MB 때 국정원 ‘입막음·로비’ 용도로 사용 검·정보 “이번엔 아니다”…남은 건 용산 포장지에 적힌 ‘2022년 5월13일 오후 2시5분59초’는 한은이 검수를 마친 시각이라고 한다. 다만, 한은은 개별 사용권이 어느 시점에 어느 금융기관으로 지급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금융기관서 화폐를 요청하는 경우 ▲지급한 금융기관명 ▲지급일자 ▲권종 ▲금액 등만 기록할 뿐, 어떤 사용권 묶음을 제공했는지는 별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관봉권이 지난 대선 기간 전씨가 운영했던 윤 전 대통령 선거캠프 운영비일 수 있다고 보고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초 당시 네트워크 본부장으로 있던 오을섭씨를 소환조사하면서 양재동 캠프의 운영비 출처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관봉권 출처가 불분명한 만큼 특활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변호사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한은 뭉칫돈은 대부분 특활비”라며 “특활비라면 한은 검수 이후 수천만원 상당의 돈이 필요한 곳은 보통 사정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예산은 뭉칫돈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정기관 담당자들을 불러 확인해봐야 하는데 정보기관에서는 특활비 활용 자체가 보안으로 분류돼 확인도 어려울 것이다. 출처 규명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 접촉한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국정원 특활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앞서 이명박정부 청와대는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했는데, 당시 국정원은 관봉 형태의 특활비 5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 ‘입막음비’로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 수사와 공판 등을 통해 청와대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장 전 주무관에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분명한 출처 어디?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 특활비와 흡사해 보이지만 2022년 이후의 특활비 활용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쓰인 ‘국정원 특활비’ 등에 대해서 들여다봤을 때 불법적이거나 위법하게 쓰인 사실이 없다. 한 개인에게 갈 일은 더더욱 없다”고 못 박았다. 검찰 관계자도 “남부지검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검찰 특활비는 아니다. 남부지검 수사팀도 검찰과는 상관없는 관봉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