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국회 개혁 예고한 이석현 신임 국회부의장

"마이크만 잡는 부의장이 되진 않겠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세월호 참사로 엄중한 시기, 19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어갈 국회의장단이 새롭게 선출됐다. 새누리당 출신의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석현 부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국회가 본연의 역할인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요즈음, 이들은 후반기 국회를 이끌어갈 책임자로서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는 새롭게 취임한 후반기 국회의장단을 차례로 만나 향후 국회운영에 대한 구상을 직접 들어봤다. 지난 호에서 정의화 의장과 정갑윤 부의장을 만난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이석현 신임 부의장을 만나봤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야당 몫 국회 부의장 자리에 선출됐다. 이석현 부의장은 지난 19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 경선에도 도전했으나 박병석 의원에게 패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러나 이 부의장은 좌절하기보단 다음 경선을 차근차근 준비한 결과 드디어 야당 몫 부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신임 국회부의장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인물이다. 그 후 40대 초반에 국회의원이 됐고 경기 안양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그만큼 이 부의장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신뢰는 두텁다.

이 부의장은 지난 18대 국회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저격수로 활약하며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이 부의장은 4대강사업에 대한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의혹, 이 전 대통령의 포항 동지상고 출신들의 낙동강 컨소시엄 공사수주 특혜 의혹,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한나라당의 선관위 디도스 테러 의혹 등 각종 굵직굵직한 의혹들을 연달아 제기하며 대여공세의 전면에 서왔다.

때문에 이 부의장은 당내 경선에서 "저는 '이명박 저격수' 하다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두 번이나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고, 이명박정부의 눈엣가시가 되면서 도청 우려 때문에 단짝한테 전화가 와도 답전조차도 못하는 세월을 겪어야 했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 부의장은 취임 첫 일성에서 "사회나 매끄럽게 보고 해외 친선이나 하는 부의장으로 남지 않겠다"며 다소 파격적인 선언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부의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과연 이 부의장은 앞으로 국회를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이 부의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이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 야당 몫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 저처럼 부족한 사람을 당선시켜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국회의 권위를 높이고 국회에서 정의를 지켜내는 바리케이트가 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우리 두 공동대표님과 박영선 원내대표와 협력해서 차질 없이 대여투쟁도 열심히 하고, 때로는 멋진 협상도 해내겠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 당내 화합에도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친소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때로는 사안에 따라서 당내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같이 이편저편 안 들어가 있는 사람이 비교적 중재와 화합의 자리를 만드는 데 더 편리할 것입니다. 당내 화합으로 결집된 힘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후반기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현안들은 무엇입니까?
▲ 첫 번째는 세월호 참사가 준 교훈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준 이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세월호 국정조사특위를 시작으로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가족 지원과 치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 나아가서 나라를 바꿔내는 일까지 국회가 할 일이 많습니다.


관 주도의 시스템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이번에 드러난 만큼 국회가 중심을 잡고 관 주도가 아닌 국민 주도의 국가 개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들께서는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교훈을 실천하는 것에는 여야도 따로 있을 수 없고 정쟁도 있을 수 없는 만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선진화법 폐지? 거수기 국회 하자는 것"
"개헌 논의, 늦어도 차기 총선 전 마무리"

- 부의장 선출 투표 전 정견발표에서 "사회나 매끄럽게 보고 해외 친선이나 하는 부의장으로 남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부의장의 권한이 사실상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자리는 같지만 역할은 다를 것입니다. 국회 부의장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민생 최우선 국회를 만들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이뤄내기 위해 대화가 필요할 때는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쓴 소리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회의만 진행하는 부의장은 제 체질에도 맞지 않습니다. 당이든, 국회든 어떤 자리에서도 국회와 정치의 신뢰회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역대 부의장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역대 부의장 분들도 모두 훌륭하고 존경받으실 만한 분들입니다. 차별화보다는 그 분들의 장점을 본받고 더 발전시켜서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계파에 속하지 않았었다는 것과 불의한 권력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고 맞서서 싸워왔다는 것입니다. 당내는 물론 여야 관계에서도 중재자인 동시에 감시자로서 적격이 아닌가 합니다.

-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상시국회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상시국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시는지요?
▲ 상시국회 필요성에 대해 이미 국회 내에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24시간 일하고, 일 년 열두 달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당연한 소명입니다. 정의화 국회의장뿐 아니라 우리 당에서도 많은 분들이 상시국회의 필요성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지금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국회 의장단 차원에서도 논의를 시작할 것입니다.


- 상시국회 추진은 사실 꽤 오래전부터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여야 모두 상시국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지금까지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상시국회는 야당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상시국회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결산특위와 정보위의 일반 상임위화, 상임위별 상시 국정감사 도입 등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여당과 의견이 같아야 되고, 그 다음 행정부와의 조율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당장 새누리당이 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별 의원들은 상시국회에 찬성하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는 아직 상시국회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상시국회를 말하고 있는 만큼 생각보다 빠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저도 상시국회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여권에서는 현재 국회 선진화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회 선진화법이 식물국회를 만든다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국회 선진화법과 관련해서는 강창희 전임 국회의장의 말씀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화법이 적용된 후 첫 국회의장을 맡으신 강 전 의장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에 성과가 있었다.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통하더라. 평가는 19대 국회가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당 출신 국회의장도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지금 바꾸자는 주장은 시기상조입니다.

선진화법은 오랜 시행착오 끝에 여야가 정말 힘들게 만든 법입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불편하다고 바꾸는 건 다시 직권상정을 남발하고 거수기 국회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의회정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부터 제대로 안 하면서 선진화법 개정만 말한다면 진정성이 있는 태도라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석현 부의장님을 포함해 국회의장단 모두가 현재 국회 개헌추진의원모임 멤버입니다. 앞으로 의장단 모두가 개헌을 위해 힘을 모을 예정이신지요?
▲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이미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폐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국민 모두가 이미 체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헌을 실현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정작 본인의 취임 초기에는 터부시하다가 임기 말에서야 부랴부랴 개헌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실현이 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의장단에서는 국회 차원의 개헌논의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헌은 국회의 고유 권한입니다. 대통령은 현행 헌법대로 5년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충실히 하고, 국회는 국회차원에서 개헌 논의를 진행시키면 될 것입니다.

- 지금 개헌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내용과 시기적으로 지금이 적기입니다.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어 개헌의 이해관계인이 대통령뿐인 지금 추진해야 합니다. 대통령 집권 2년차인 올해를 넘어서면 차기 대권 주자들이 부각되고, 그들이 개헌을 반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개헌 논의 진행이 어려워집니다. 올해 논의를 시작해서 늦어도 다음 총선 전에는 개헌논의가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정치 불신의 원인이 되어 왔습니다. 정치 불신이 더 이상 확대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야의 모 아니면 도식 정치투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권력제도의 개선이 절실합니다.

"세월호, 국민들께서 '변화' 명령내린 것"
"문창극 후보자, 자진사퇴가 하나님의 뜻"

- 현재 정치권에서는 문창극 총리 지명자와 관련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문 후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문 후보는 일본의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는데 하나님의 뜻은 문 후보자가 국민 속을 그만 썩이고 자진사퇴하라는 것 같습니다. 문 총리 후보 단 한 사람으로 인해 한중일 외교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정국이 경색되고, 박근혜 대통령은 입장이 난처해져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청와대로서는 총리 후보를 3번씩이나 지명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상식선에서 인사를 하면 해결될 일입니다. 검증된 정치인이나 여야가 함께 논의해 인선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 후보자가 자신의 사퇴여부에 대해 야당에게 물어보라고 하셨다는데 문 후보자가 총리가 될 수 없는 것은 야당 때문이 아니라 국민감정 때문입니다. 어쨌든 문 후보는 속히 자진사퇴하는 것이 답입니다.

- 최근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 국회는 민생을 위한 선의의 경쟁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국회가 민생보다 정권을 놓고 싸우는 대결장이 되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뿌리와 가지를 함께 손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한 개헌을 통해 여야 간 무한 정쟁의 근본 원인을 개선한다면 국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정당은 정당대로,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모두 품격 있고 생산적인 정치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통해 국회 혁신을 뒷받침해야 할 것입니다.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민생을 돌보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부의장으로서 모든 역량을 다할 것입니다.


<mi737@ilyosisa.co.kr>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전북 익산
▲남성고, 서울대 법학과
▲14, 15, 17∼19대 국회의원
▲민주화추진협의회 기획위원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민주당 4대강 저지 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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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