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뜰 선거 수혜지 어디?

6·4 개발공약 이슈&쟁점

6·4 지방선거와 관련해 다양한 부동산 공약이 나왔다. 광역단체장 임기는 4년(2014〜2018년)으로, 당선자들의 주요 공약을 통해 각 지역의 중장기 발전 방향과 밑그림을 미리 그려볼 수 있는 시기다. 특히 부동산 공약은 지역 개발계획이나 주거복지, 교통개선과 관련된 사항이 많이 포함된다. 시민들의 재산권과 거주환경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이므로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서 울 ] 용산국제업무지구
[ 경 기 ] 북·남부 균형발전
[ 인 천 ] 경제자유구역 활성

 

서울시의 부동산 공약 중 가장 쟁점이 되는 내용은 용산 국제업무지구다. 이외에 뉴타운·재개발·재건축과 관련된 사항, 임대주택 공급확대, 경전철사업, 주요 간선도로의 지하화와 관련된 내용들이 핵심으로 분류된다.

중장기 발전
밑그림 그려

▲용산국제업무지구 = 2013년 하반기 최종 무산 처리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위치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과거 약 51만㎡ 부지에 31조원을 투입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기록됐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후 주민의 재산권 행사 제한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로 진통이 야기되던 중, 통합개발 재추진과 관련된 내용들이 서울시장 후보 사이에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이다.
▲뉴타운·재개발·재건축 = 2012년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경우 각 후보자들은 될 곳과 안 될 곳을 선별해 경제성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공통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뉴타운사업의 경우 무분별한 철거 등으로 사회문제가 됐던 사안인 만큼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해제절차를 추진하는 현재의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과 관련된 규제완화는 재건축활성화를 통한 기부채납과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는 이견이 적은 반면, 재건축 가능연한을 축소하는 방향에서는 다소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준공 이후 40년’을 30년으로 10년 단축하는 규제완화의 반향은 시장 내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재건축관련 논쟁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이전 =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남아 있는 이전부지(토지)의 재활용 방법에 대한 논쟁도 예상된다.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코엑스〜잠실운동장 ‘국제교류 복합지구’개발계획을 살펴보면 공공기간 이전대상인 한전(7만9000㎡)부지와 서울의료원(3만2000㎡), 한국감정원(1만1000㎡) 부지를 활용해 국제업무공간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따라서 해당 토지의 미래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방식으로 논의를 거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전철 사업 = 서울시의 도시철도 발전방안 중 하나인 경전철 사업은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각 후보자 모두 경전철 사업을 통해 서울의 도시철도의 편리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어서 큰 방향에서의 이견은 표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사업 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신림선, 동북선, 면목선, 서부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의 7개 경전철 노선은 기존에 발표된 방향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경기도 = 경기도는 수도권 도심으로의 출퇴근을 위한 버스, 지하철 등의 광역교통망 개선과 관련된 쟁점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됐다. 다소 낙후된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균형발전도 이슈가 됐다. 경기도에서의 개발공약은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균형발전이 주요 이슈가 됐다. 후보들은 모두 균형발전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개발의 방향은 차별적으로 내세웠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경기도의 경우 버스(BUS) 서비스 질 개선과 더불어 수도권 지하철 연장, 고속도로 건설 등의 다양한 광역교통망 개선 공약들이 쏟아졌다.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대한 적극 추진은 각 후보자가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경기도가 정부에 제안했던 GTX노선은 일산〜수서(동탄), 청량리〜송도, 의정부〜금정 등 총 3개로 이 중 일산〜수서 노선이 가장 사업성 면에서 높게 평가되면서 파주로 연장하는 공약이 나왔다. GTX의 경우 경기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의 이동시간을 과거 1시간 이상에서 30분 이내로 단축시키는 획기적인 교통수단으로 평가되는 만큼,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광역시 = 인천광역시는 지역 특성에 맞게 신도시와 구도심의 조화로운 발전과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중심의 공약들이 부각됐다. 균형발전의 경우 개발이 장기간 지연된 루원시티를 필두로 도시재생사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 일대의 ‘루원시티’조성사업을 중심으로 신도시와 구도심의 도시재생사업 추진과 관련된 공약들이 발표됐다. 인천광역시 구도심 지역의 경우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루원시티 같은 도시개발구역은 물론 각종 뉴타운·재개발 사업도 지연되거나 해제되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인천광역시 또한 주민의견을 물어 선별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장기간 추진되는 송도, 청라, 영종 경제자유구역(IFEZ)은 민간중심의 투자성과가 미진하게 나타나면서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의 주거중심으로 개발됐다는 한계점을 나타냈다. 다만 송도지구의 경우 일부 대기업의 유치와 각종 연구센터와 국제병원, 국제학교, 녹색기후기금(GCF)사무소, 세계은행(WB),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등을 유치하면서 상대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청라와 영종지구는 여전히 계획된 투자(관광, 업무, 연구소 시설 등)의 유치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인천광역시장 후보자들은 2018년까지의 임기 내 경제자유구역을 의미 있게 활성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공약을 발표했다.
광역교통망 확충계획은 버스보다는 지하철과 철도, 도로를 중심으로 정비계획이 발표됐다. 따라서 각 후보자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청라와 영종을 연결하는 제3연육교 건설, 청라지구까지의 지하철 연장, 송도〜청량리 GTX노선 추진 등의 내용들은 적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 충북·세종 ] 서울 가는 고속도로
[ 경남·부산 ] 동남권 신공항 유치
[ 충남·대전 ] 도시·광역철도 개통
[ 전남·광주 ] 호남 KTX 정차역 증설

 

당선자 따라
호재 달라져

▲충북·세종 =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공약집에서 서울〜세종간 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와 서울, 성남, 용인, 안성, 천안, 세종시를 연결하는 129.1㎞ 길이의 왕복 6차선 고속도로다. 공식 명칭은 ‘서울〜세종 고속도로’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 커 제2경부고속도로로 불려왔다.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는 2000년 이후로 지금까지 서울〜천안 구간에서 상습 정체를 빚고 있는 상황이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6조7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건설 예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충북도지사 야당 후보들은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세종시로 향하는 관문이 충북 오송이 아니라 천안이 되기 때문에 충북 발전을 가로막는 공약이라고 얘기하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야권의 한 후보는 중부고속도로 확장·포장공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과의 접근성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 세종시로 향하는 가장 빠른 대중교통수단은 KTX뿐인 만큼 도로의 확장이나 신설은 필수적이다. 고속도로 건설은 교통량 분산 효과와 더불어 타 지역으로의 접근성 증대 효과 등이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도로 개통 예정지역이 달라지겠지만, 도로 개통이 예상되는 지역과 세종시 중심 도로가 교차하는 지역에 신설되는 IC(Inter Change
·나들목)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
▲대전광역시 = 대전의 부동산 공약 주요 쟁점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관한 사항이다. 대전 도시철도 1호선만으로는 도시철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2호선 건설이 필요하다는 데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동의했다. 다만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할 것인지, 지상 노면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후보자들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대전은 2019년 개통예정인 충청권 광역철도가 도시철도 3호선 역할을 맡아 교통 개선으로 인한 지역적 호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도시철도 2호선까지 개통되면 대전은 ‘도시철도’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갖추게 된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상승이 일어나는 전례를 보았을 때 개통이 예정되어 있는 충청권 광역철도와 도시철도 2호선이 만나는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 및 대구·경남 = 동남권(영남)의 부동산 쟁점사항은 이명박 정부 공약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관한 사항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어디에 유치시킬지에 대한 내용이 주된 이슈로, 부산은 ‘가덕도’에 대구·경남에서는 ‘남부권(경남 밀양)’에 신공항을 유치시키겠다는 공약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연구기관들의 타당성 검토를 통해 백지화 된 공약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다시 부활됐다. 각 지역 후보자들은 임기 내에 해당 지역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자신했다.
신공항 유치에 관한 지역 내 후보자들 간의 이견은 없으나 부산과 경남권에서는 각각 다른 지역에 유치할 것을 주장해 지역감정으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신공항 유치는 대표적인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공항 유치에 대한 기대 심리는 해당 지역 부동산 호재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명박 정부 대선 시절에는 후보지로 거론되었던 지역의 땅값 상승을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지 주민들은 어업·농업 등 생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신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미 과거 타당성 검토를 통해 전면 백지화 된 공약이었기 때문에 관련 공약이 이행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과거 신공항 유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남 밀양 땅값이 상승했다가 공약 백지화로 인한 땅값 폭락 등 후유증에 몸살을 앓았던 적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공항 건설에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전남·광주 = 호남선 KTX 전용선로는 2014년 ‘오송역〜광주송정역’ 구간을 1단계로, 2017년 ‘광주송정역〜임성리역’ 구간을 2단계로 해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오송역〜광주송정역’구간(2014년 하반기에 개통예정)이 건설 중에 있다. 2단계 구간은 광주송정역에서 무안국제공항을 거쳐 목포역에 종착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 변경안을 확정 고시한 바 있다.
하지만 무안공항 활성화 등 주변여건이 성숙될 때까지는 기존 호남선을 이용하고 추후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현재 전라남도는 KTX의 무안국제공항 직접 경유안을 설정하여 타당성 검토 절차에 있는 상황이고, 전남도지사 후보들은 나주역 경유와 무안국제공항 경유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경제여건 따라
다양한 변수도

광주에서도 호남선 KTX 정차역에 관한 사항이 6·4지방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광주시는 지난 2013년 타당성 검토를 통해 ‘광주송정역’으로 단일화 하는 것을 확정한 바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KTX 정차역을 ‘광주송정역’과 ‘광주역’으로 이원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보가 있었다.
KTX 정차역이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KTX가 정차하는 역세권과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상승이 예상돼 해당 지역의 표를 얻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동안 부동산시장 침체기를 겪으면서 부동산 가격상승을 이끌만한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교통여건의 개선은 유권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공약으로 제시된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개발 계획의 변동 가능성, 제반 경제 여건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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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