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특집> 파란의 6·4지방선거 후폭풍 ③야권 지형도

<안철수-김한길> 발등의 불 껐지만 발걸음 마다 '지뢰밭'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여야 간 격전 끝에 6·4지방선거가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한 석을 더 얻어내기는 했지만 승리라고 말하기엔 민망하다. 일각에선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공식이 16년 만에 깨진 만큼 오히려 야권의 패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6·4지방선거의 후폭풍은 곧바로 야권의 정치지형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명운이 걸린 선거였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모든 선거에서 새누리당에게 참패해왔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도 패했다면 야권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찝찝한 결과
사실상 무승부

그 여파는 곧바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선거 결과는 여야 모두 승리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특히 지난 3월초 전격적인 합당 선언과 기초선거 무공천 번복, 지방선거 공천잡음 등으로 바람 잘 날 없었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로서는 당내 리더십 논란을 말끔하게 회복하기엔 다소 부족한 결과였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광역단체장선거의 경우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보다 한석을 더 얻어내긴 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9곳, 야권이 8곳을 차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8대9'로 역전됐다.

새정치연합은 호남 텃밭과 서울과 충청권·강원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중 서울에서의 압도적인 승리와 충청권을 싹쓸이한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역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강원도에서 최문순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무소속 후보의 위협을 받던 텃밭 광주도 지켜냈다.

세월호 앞세우고도 겨우 체면치레 그쳐
진검승부는 7월 재보선으로 미뤄져


하지만 민심의 바로미터격인 수도권 3곳 가운데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자리를 내준 것은 두고두고 뼈아픈 대목이다. 게다가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는 총 226곳 가운데 새누리당이 117곳을 차지하고, 새정치연합은 80곳을 차지하는 데 그치면서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82석에 그쳤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에 확실한 설욕을 했다.

이처럼 지방선거의 결과가 여야 모두 승리라고 말할 수 없는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새정치연합 내에선 "그저 급한 불만 껐다"는 아쉬움 짙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여섯 번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의 참패 징크스가 깨진 것은 16년 만이라는 점에서 지도부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998년 제2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모든 지방선거는 야당이 완승했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여겨지는 지방선거에서는 통상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살린 야권
텃밭도 흔들흔들

또 이번 선거의 결과를 두고 여권은 물론이고 야권 내부에서도 '세월호가 야권을 살렸다'는 비아냥이 들려온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는 야권의 패색이 짙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은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에게 완벽하게 패배한 정몽준 후보조차도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는 박 당선인에게 근소하게 앞서는 지지율을 보였었다.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정부의 총체적인 무능이 부각되며 대중적인 정권 심판론 기류가 형성됐음에도 새정치연합이 압승을 하지 못한 것은 사실상 패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번 선거결과는 국민들이 새누리당의 대안으로 새정치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세월호 참사로 직격탄을 맞은 경기 안산시장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제종길 후보가 고작 1.6% 차이로 새누리당 후보에게 신승을 거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안산은 반월공단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많고 호남 출신 인구비율도 높아 지난 2002년 이후부터는 야당후보가 연이어 당선된 대표적인 야권 텃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안산이라는 상징적인 도시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하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야권의 구호는 크게 퇴색되고 말았다. 제종길 안산시장 당선인이 김한길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지역에서는 "김 대표가 무리한 전략공천으로 진보진영의 표를 분산시켜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 대권주자들의 명암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안철수 대표의 경우는 광주시장선거에서 전략공천한 윤장현 당선인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살아 돌아오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게 됐다. 윤 당선인은 개표결과 총 57.85%를 얻어 31.77%에 그친 무소속 강운태 후보를 압도했다.

이날 개표 결과는 그간의 여론조사를 무색하게 만든 압승이다. 광주에서는 경선 없이 윤 당선인이 전략공천되자 현직 시장인 강운태 후보와 이용섭 후보가 거세게 반발하며 각각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었다. 이후 강 후보는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성공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지지율은 안철수 대표가 여러 차례 광주를 찾아 성난 민심을 달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광주 방문 과정에서 일부 후보 지지자들에게 계란 세례를 맞고 감금을 당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선거기간 여러 차례 광주를 찾았다. 

광주에서 안철수 사람인 윤 당선인이 살아 돌아오면서 안 대표의 당내 입지는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윤 당선인의 승리는 야권의 심장인 광주시민들이 안 대표를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따라서 끝없이 추락하던 안 대표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도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시장 후보 공천에 앞서 윤 당선인 지지를 선언해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던 광주 국회의원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일각에서는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안 대표와 같이 마음고생을 했던 만큼 앞으로 이들이 안 대표의 든든한 당내 지지세력으로 거듭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철수는 부활
손학규는 추락?

반면 문재인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등 광주시장선거에 관망했던 대선주자들에게는 이번 결과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광주시장선거에 대해 "누가 돼도 우리 식구"라는 발언을 해 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손 전 대표는 이번 결과로 무척 멋쩍게 됐다.

손 전 대표 측은 논란이 일자 당 차원에서 낸 해명내용까지도 정면부인하는 등 안 대표와 끝까지 대립각을 세웠다. 때문에 과거 연대설까지 돌았던 두 사람이 지방선거를 계기로 관계를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계기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안 대표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광주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내준 원인이 안 대표의 '광주 올인' 탓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광주 전략공천으로 당력을 광주에 집중하면서 경기, 인천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 못한 게 패인이고, 광주 무소속연대 바람이 전·남북을 강타해 36개 기초단체장 중 15개 기초단체장을 무소속에 헌납했다"며 안 대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비록 광주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런 비판여론은 안 대표에게 부담이다.

차기 대권 잠룡들의 엇갈린 명암
지방정부 입김은 전보다 강화될 듯


당장 친노를 비롯한 당내 여러 계파 의원들이 7·30재보선을 앞두고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며 목소리를 키워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친노진영의 좌장 격인 문재인 의원도 향후 이어질 세월호 정국에서 선명성 있는 야당을 강조하며 김·안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고 정치적 입지확대를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명실상부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한 일부 잠룡들도 눈에 띤다. 제일 먼저 수도 서울에서 상대후보를 압도하는 득표율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가 꺾은 정몽준 후보는 이전까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왔던 인물이다.

박 당선인은 당선 확정 이후에도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서울시장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크다. 서울시장은 지금까지 대통령과 대통령 직무대행을 4명이나 배출한 ‘대권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제2대 윤보선 시장과 제32대 이명박 시장이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역시 재선에 성공한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인도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충청권의 인구수가 호남권의 인구수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충청 대통령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지사의 존재감이 충북과 대전 등 충청권 전체의 승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안 당선인의 주가는 더욱 치솟고 있다.

단숨에 대권주자
아직은 시기상조?

물론 아직까진 두 사람의 대권도전이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많다. 시도지사들은 당선되는 순간부터 중앙언론에서 멀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지금의 높은 관심은 '반짝효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박 당선인의 경우에는 세월호 참사 이전까진 정몽준 후보에게 고전했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가 박 당선인 개인이 잘해서라기보다는 ‘국민 미개 발언’ 논란 등 정 후보 스스로 자멸한 성격이 더 짙다는 평가도 있다.

안 당선인의 경우에도 차기 대권지지율이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하지만 어찌됐던 앞으로 야권에서 지방정부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이란 점만큼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를 예측하기란 더욱 어렵게 됐다. 당장 김·안 공동대표는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7·30재보선 시험대에 서야만 한다. 진짜 진검승부는 7·30재보선으로 미뤄졌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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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