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안철수 & 변화무쌍 대권구도 대예측

지방선거 끝나고 7월 재보선 판 열리면 보인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인기가 날로 추락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던 그는 어느새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4위까지 밀려났다.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안 대표의 추락으로 차기 대권구도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추락한 안 대표의 자리를 차지할 새로운 야권의 잠룡은 누구일까?

18대 대선 이후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지켜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어느새 4위까지 추락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5월 셋째주 주간집계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18.6%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15.3%)이었고, 3위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14.0%)였다. 특히 박 후보가 안철수 대표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날개 없는 추락
이대로 끝?

안 대표는 11.5%를 기록해 4위에 머물렀다. 이어 김무성 의원이 6.0%로 5위, 김문수 지사가 4.9%로 6위를 기록했다. 7위는 손학규 고문 4.3%, 8위는 오세훈 전 시장 3.3%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리얼미터 주간집계는 지난 달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6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9% 포인트, 응답률은 8.4%였다.

한 정치전문가는 안 대표의 추락에 대해 "새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많은 지지를 보냈는데 민주당과의 합당,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공천과정에서의 잡음 등으로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지지율 폭락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 6·4지방선거에 나선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한 새정치계 인물인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가 좀처럼 뜨지 않는데다, 당내 리더십마저 흔들리고 있어 안 대표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 보인다.

어찌됐든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안 대표에겐 충격적이다. 야권 전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차기 대권으로 향하는 무한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세월호 사태와 안대희 국무총리 지명자의 중도사퇴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차기 대권을 향한 여야 주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재 야권 주자 중 차기 대권에 가장 바짝 접근한 인물은 바로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이다. 문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부활
친노도 꿈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문 의원은 차기 대권에서 다소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내 각종 인선에서 친노는 철저히 배제됐고, 야권의 통합과정에서도 문 의원은 소외됐다. 합당과정에서 안 대표의 국정자문역이었던 한상진 교수는 문 의원에게 정계 은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서러웠던 시간을 견뎌내고 문 의원은 완전히 부활한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문 의원의 부활이 우연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문 의원이 앞장선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는 친노진영이 당내 주도권을 되찾아 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 의원은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이 한창이던 시기 공개적으로 "기초선거 무공천에 앞서 당원의 뜻을 물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당내에선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결국 안 대표는 한발 물러서야만 했다.

친노 몇명인데 '굴러온 돌' 안철수에 대권을?
친노수장 문재인 "고기도 먹어본 X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논란과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안 대표를 흔든 것이 친노 세력이었다"며 "안 대표가 합당을 결정한 순간부터 정치권에서는 이제 안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현재 새정치연합 내에 친노가 몇 명인데 안 대표에게 순순히 차기 대권주자 자리를 내주겠나?"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결과도 문 의원에게는 '꽃놀이패'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선대위원장으로서 성과를 냈다는 주장을 할 수 있고, 패배한다 하더라도 책임론이 문 의원보단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게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의원이 이대로 야권 차기 주자로서 판세를 굳힐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이르다.

안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데다 박원순이라는 복병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문 의원이 상승세를 탔다고 하더라도 지난 대선 경선과 같이 문 의원 혼자 독주하는 일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문 의원에 이어 자천타천으로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다. 박 후보는 여러 차례 차기 대권에 도전할 의향이 없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현재 대권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까지 제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시도지사들은 당선되는 순간부터 중앙언론에서 멀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시도지사 출신은 이명박 전 대통령 단 한사람뿐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의 경우는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과 버스 개혁 사업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펼쳐 시종일관 여론의 관심을 끌었지만 조용한 시정을 표방하는 박 후보의 스타일상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반짝 효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박 후보가 여의도에 별다른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도 큰 약점이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는 자신이 국회의원 출신이었고 국회 내에는 친형인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이 든든한 지지세력이 돼 약점을 상쇄했다. 아무리 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혈혈단신으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도 있다.

이외에도 차기 대권을 노리기 위해서는 당 경선과 상관없이 최소한 대선 1년 전부터는 대권 도전의 뜻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런데 박 후보가 여러 차례 시정을 충실히 마치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국민들이 이에 대해 반감을 가질 가능성도 크다. 상대 후보도 이 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 뻔하다. 이러한 점 등은 박 후보의 분명한 약점으로 꼽힌다.

복병 박원순
시작된 경쟁

반기문 UN사무총장도 차기 유력주자로 언급된다. 반 사무총장은 현역 정치인은 아니지만 세월호 사태 수습 등 국내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국내 정치인보다 반기문 총장을 차기 대통령 감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반 총장이 여야 유력 정치인들을 꺾고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캐스팅보트인 충북 출신이라는 점과 중도성향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또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까지다. 19대 대선은 2017년 12월이기 때문에 시기도 딱 맞는다. 여야 모두 반 총장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한편 반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임명했고 노 전 대통령이 그를 끝까지 지켜 UN사무총장 자리에 앉혔다. 지난 2004년 이라크에서 김선일씨 피살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회에선 여야 할 것 없이 반기문 외교부장관을 문책 해임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누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에는 인책할 수 없다"며 반 장관을 끝까지 지켰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이 그때 반 총장을 경질했다면 반 총장은 결코 UN사무총장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복병도 수두룩, 치열한 경쟁 불가피
대권주자 윤곽 벌써? 복잡한 방정식

참여정부에서 반 총장이 UN사무총장 출마를 공식화했을 때 한나라당은 "우리의 처지를 모르는 철부지" "국제사회의 조롱거리" "세계외교 질서를 모르는 택도 없는 짓"이라며 평가절하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반 총장은 현재 야권보다는 여권의 대권후보로 더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의 지지율도 보수 쪽의 지지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물론 반 총장도 약점은 있다. 지금까지 국내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적이 없다는 점과 국내에 조직이 전무하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도 막상 대선 때가 되면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대통령직을 맡겨도 되나 불안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7월30일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정치연합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지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야권의 잠룡들이다. 비록 아직까지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지만 다년간 쌓아온 정치내공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평가다.


반기문도 언급
여야 아이러니

마지막으로 안 대표의 부활 가능성은 정녕 없는 것일까? 정치권에선 광주시장 선거를 첫 번째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공천을 비판했던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과 손학규 상임고문 등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광주 지원유세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존심까지 버리더라도 일단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만큼 광주시장 선거는 안 대표 본인에게도 중요한 정치적 분수령이다. 새정치계 인물을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공천 한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만약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운태 후보에게 패한다면 그 여파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반대로 윤장현 후보가 광주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안 대표가 부활의 시동을 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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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