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박근혜 발목 잡는 'MB 그림자' 막후

세월호 살생부에 MB도 올랐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계는 누가 뭐래도 악연이고 정치적 앙숙이다. 정권 교체 이후 해소된 듯 보였던 두 사람의 질긴 악연은 최근 세월호 사태로 새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주변엔 어른거리던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악연이다. 지난 2007년 대선 후보경선에서는 숙명의 라이벌전을 벌였고,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는 세종시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대립했다.

18대 총선에서는 친이계가 이른바 '친박 학살' 공천을 실시했고, 다음 총선에서는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박 대통령이 '친이 학살'로 되갚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자당 후보인 박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질긴 악연
숙명의 라이벌

하지만 정권교체와 함께 두 사람의 질긴 악연도 드디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는 지금까지도 박 대통령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주변엔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권 출범과 거의 동시에 박 대통령을 괴롭혀온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대표적이다. 대선개입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행정1부시장을 지내며 청계천 복원과 뉴타운, 대중교통 개편 등 굵직한 사업을 함께 이뤄냈고, 이명박정부의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1998년 안전기획부(안기부)가 국정원으로 개칭한 이래 최장수 국정원장이다. 그만큼 이 전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웠던 인물이다.

점점 커지는 '세월호 MB 원죄론'
불 지피는 배후에 '친박'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취임 후 1년간은 그야말로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국정원 의혹과 관련 제1야당인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짓고 100일 넘게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게다가 이명박정부 시절 통과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은 야당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박근혜정부의 각종 법안과 예산은 사사건건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못했다. 과반의석을 점유하고도 새누리당은 법안과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많은 양보를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진짜 힘 있는 여당은 민주당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친박 진영에선 이 전 대통령이 벌여놓은 일들이 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명박정부가 실시했던 감세정책도 현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2008년 세제개편에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일괄 인하했다. 현재 세수가 예상보다 적게 걷히는 현상은 경기부진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 정권 안팎에서는 경제가 평균 2%대 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세수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명박정부가 시행한 감세정책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수 부족
경기 침체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지난 5년간 세수 감소분은 적게는 20조원에서 많게는 1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세수 부족으로 대선공약의 상당부분을 뒤엎어야 했고, 그 결과로 야권의 집요한 공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명박정권이 했던 부자감세만 철회해도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대부분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감세하기는 쉬워도 이를 원상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조세저항이 따른다.

특히 현재 감세대상이 새누리당의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경기가 크게 회복되지 않는 한 세수 부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명박정부가 실시했던 감세정책은 현재 박 대통령이 내세운 모든 공약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경인아라뱃길사업이나 4대강사업도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사업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4대강사업은 건설사들에게 약이 아니라 독이 됐다. 건설사들은 공사를 하면서 적지 않은 손해를 봤고 담합 혐의로 관급공사 입찰 제한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며 해외 공사 수주까지 어려워졌다. 건설 분야가 침체되면서 파장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복지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어 놓은 송파구 세 모녀 자살사건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명박정부가 있다. 과거 이명박정부는 꾸준히 기초연금수급자수를 수를 줄여나갔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보다 부정수급자 발굴에 몰두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 결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도미노 자살이 이어졌다. 송파구 세 모녀 자살사건은 사회의 큰 파장을 일으키며 박 대통령은 유감까지 표시해야 했다. 

이외에도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된 역사교과서 개정 문제는 박근혜정부에서 곪아 터졌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박 대통령이 차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새누리당 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스스로 '박심' 논란에 불을 지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박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좀처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정몽준 후보를 이기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명박정부에서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최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세월호 사태 이면에 이명박정부의 그림자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삼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악연은 새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해운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여객선의 제한 선령을 20년에서 25년으로, 다시 30년까지 늘려줬다. 그 결과 5년 만에 20년 이상의 선박비중이 7%에서 31%까지 높아졌다.

만약 이 같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청해진해운이 18년이나 운행한 일본선박을 매입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세월호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참사에 이명박정부의 규제완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명박정부는 이외에도 각종 해운법을 사업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폭 완화했다. 압류된 내항 여객선의 운항을 허용하고 변경 등록 미이행 시 처벌조항을 1년 이하의 징역에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낮췄다.

세월호 사태
MB가 범인?

지난 2012년에는 선원의 편익 증진을 위해 업무정지(1∼3개월) 등의 징계에 대해 일정 교육을 이수할 경우 징계를 대신하는 징계집행 유예제도를 도입했다. 이 같은 각종 규제 완화는 해양사고 급증으로 이어졌다. 해양사고는 지난 2005년 658건에서 2008년 480건으로 점차 감소하다가 2009년부터 723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946건으로 2008년에 비해 2배가량이나 늘어났다.

게다가 세월호 사태의 한 원인으로 이명박정부가 시행했던 각종 규제완화가 거론되면서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규제개혁 행보는 모두 중단됐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 전 대통령이 내심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이명박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폐지되고, 해체 수준으로 격하되면서 이번 사태를 더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희인 전 NSC 사무차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당선자 인수위원회 안보분과에 보고를 들어가 사무처와 위기관리센터의 존속을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 사무처가 폐지되면서 청와대에는 재난관리 컨트롤타워 기능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MB정부 감세정책에 세입 펑크
사사건건 발목 잡는 이명박 그림자


때문에 최근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세월호 MB원죄론'이다. 야권에서 먼저 나온 주장이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MB원죄론에 불을 지피는 게 친박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세월호 사태의 책임을 전 정부에 떠넘김으로써 출구전략으로 삼으려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세월호 살생부'에 이 전 대통령도 올라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구속한다거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물타기 전략이다. 박근혜정부는 가만히 있다 뒤통수를 맞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해 세월호 사태를 촉발시켰고 야권이 발목을 잡는 통에 해운관련 안전법도 통과시킬 수 없었다는 프레임으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변신하려는 전략이다.

프레임 변화
출구전략

지난 대선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고, 정권교체의 여론은 높았지만 박 대통령은 승리했다. 이러한 선긋기 전략은 두 사람의 특수성 때문에 여전히 유효하다. 이는 특히 현재 지방선거에서 약진하고 있는 친이계들을 견제하는 1석2조의 효과도 가져온다.

만약 약진하고 있는 친이계가 대거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당장은 새누리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들이 세력화하면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길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쯤 내사에 들어가면 지방선거가 끝난 후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18대 국회를 주도했던 친이계들은 결코 세월호 원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월호 사태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여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MB원죄론은 과연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박 대통령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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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