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여야 신임 원내대표 이완구·박영선

첫 충청·첫 여성…‘궁합’ 잘 맞을까?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19대 국회 후반기 첫 1년간 원내 활동을 지휘할 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선임됐다. 새누리당은 충청 출신의 이완구(64·충남 부여·청양) 의원을, 새정치민주연합은 경남 출신의 박영선(54·서울 구로을)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새로운 원내대표 체제로 각각 재편성됨에 따라 향후 세월호 참사 수습과 선거정국에 충돌이 예상된다. 여야 원내 사령탑의 궁합이 어떨지 지켜봐야겠다.
 

 
새누리당 이완구(충남 부여·청양)·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이 지난 8일 여야 원내사령탑이 됐다. 이들은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협상 등을 주도하게 된다. 

새 원내대표
동시 선출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협상력과 정치력을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원내대표는 임기 초반부터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여야는 참사의 원인과 당국의 책임을 밝히고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선 견해 차이를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미루고 우선 수습에 주력하자고 나오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명확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두 원내대표는 전임 원내대표들이 마무리하지 못한 6월 국정감사와 국회선진화법 개정 문제도 풀어야 하는 입장이어서 이런 문제들이 새 원내대표들의 협상력과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에 관해서는 둘 다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의 소지가 없어 보이지만, 새누리당 일각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 관련 업무를 별도 상임위로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전반기와 달라진 정당별 의석분포를 이유로 여야 어느 한 쪽에서 상임위 정수조정을 요구할 경우 여야 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선다는 점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 친박계 3선인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이 지난 8일 선출됐다. 앞으로 이 의원은 19대 국회 후반기 첫 1년간 새누리당의 원내 활동을 지휘하게 된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비박계인 3선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당선됐다. 이완구·주호영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후보로 단독 출마해 표결 없이 박수로 만장일치 합의 추대됐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뒤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건강한 당·정·청 긴장관계가 필요하다”면서 “엄중한 시기에 집권당 원내대표라는 중역을 맡아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군림하는 느낌의 대표가 아닌 당의 심부름꾼인 총무가 돼서 당의 의견을 정부와 대통령과 언론에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 어려운 고언의 말씀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를 보면 지역적으로는 충청권과 텃밭 TK의 구성이고, 계파로 보면 친박과 비박 인사의 조합이다. 비교적 무난한 모양새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영남권이 지역 기반인 새누리당에서 충청 지역 출신 의원이 원내 사령탑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이 신임 원내대표는 충남지사를 역임한 여권의 대표적인 충청권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경제 분야 관료 출신이지만 충북·충남경찰청장을 지낸 평범하지 않은 이력으로 정치권의 문을 두드려 15·16대 의원을 지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당선됐지만, 2009년 당시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면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했다. 


‘합의 추대’이
‘여성 최초’박
 
주 신임 정책위의장은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내는 등 판사 출신으로 친이계의 핵심 인사였지만, 합리적인 성품 덕에 계파를 뛰어넘어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원내대표와 주 정책위의장은 당선 직후 원내 수석부대표와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재선의 김재원 의원과 나성린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추대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 원내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험난한 정국을 헤쳐가야 할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는 시작부터 정치력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야당이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과 관련해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국정감사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정부·여당의 책임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특검·국조·국감 요구에 대해서 “희생자의 49재가 있고 아직 35명 정도의 실종자가 남아있기에 이런 문제를 제쳐놓고 특검·국조·국감을 한다면 현장에 있는 해경 요원이나 해군 관계자가 다 국회로 와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신중하게 야당과 협의하고 언론의 양해와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새로운 체제 재편 ‘강대강’ 불가피
세월호 참사 수습과 선거정국 대충돌 예상
 
이처럼 새누리당이 국정조사 수용 입장을 정한 것을 두고,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 후폭풍에서 벗어나려는 출구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참사 수습 후 국정조사 실시’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특검 요구와 관련해선 “특검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수사 결과가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될 경우 실시하면 될 일”이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국가 대개조 문제는 대통령도 말했지만 여야와 이념, 정파 문제가 아니다”라며 “야당의 쓴소리도 들어야겠다. 야당의 협력도 받아내야겠다. 진정한 집권당으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이 문제 해결에 접근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이 원내대표는 1974년 행정고시(15기) 합격 후 재정경제원에서 경제개발계획에 참여했다. 그는 홍성경찰서장을 거치며 치안직으로 자리를 옮겼고 충북·충남 경찰청장을 역임한 뒤 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97년 대선을 치른 뒤 정권교체가 되자 여당행을 선택해 충청 지역정당인 자유민주연합(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그는 당 대변인과 원내총무 등 주요 당직을 두루 맡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서 철새 정치인으로 비난받았다. 그 후 2003년 한나라당 소속 의원 11명이 ‘스카우트비’ 등의 명목으로 당 재정국이 불법 모금한 대선자금 중 2억원 이상씩을 전달받았다는 ‘이적료 파문’에 2004년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미국으로 떠나 UCLA 교환교수로 1년여를 지낸 뒤 2006년 귀국해 한나라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지사직을 내려놓은 2009년에는 다발성골수종(혈액암) 때문에 치료에 전념했다. 건강 악화로 2012년 총선 출마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부여·청양 재보궐 선거에서 77.40%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화려하게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충남도당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으로 만든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 명예대표로 참여했다. 이 포럼에 함께 참여한 주호영 신임 정책위의장과 이때부터 러닝메이트로 원내대표 경선 참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국회는…
고지전 준비 중?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대표에 3선의 박영선 의원이 선출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에 오르는 신기원을 열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 경선은 지난 8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3선 노영민(충북 청주흥덕을)·최재성(경기 남양주갑)·박영선(서울 구로을), 4선의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의원 간의 4파전으로 치러졌다.
 
전체 130명 중 128명이 투표한 1차 투표 결과, 노영민 의원이 28표, 최재성 의원이 27표, 박영선 의원이 52표, 이종걸 의원이 21표를 얻었다. 무효·기권표는 없었다. 아무도 과반 투표를 얻지 못하면서 관련 규정에 따라 노영민·박영선 의원 간 결선투표가 곧바로 진행됐다. 전체 130명 중 128명이 투표한 결선투표에서 박영선 의원은 69표를 얻어 59표를 얻은 노영민 의원을 10표 차로 앞섰다.
 
박 원내대표 당선에는 이른바 강경파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의 지지가 바탕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지지로 1차에서 압도적으로 앞선 후, 2차 투표에서 3, 4위에 그친 최재성, 이종걸 후보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표를 노영민 후보와 나눠가지면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특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지도부 측에선 친노·민평련의 지지를 받고 있던 노영민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지도부와 원내대표 간의 갈등을 제어하기 힘들다고 보고, 2차 투표에선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도 강경 성향이기는 하지만 계파색이 없기 때문에 협력관계를 맺기 쉽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의 정견발표가 당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진도 팽목항을 다녀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애절함을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여 장내를 숙연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한 대여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국면에 제1야당의 원내수장으로 뽑힌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문제와 함께 6·4지방선거와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원내 지원도 지휘하게 된다.
 
[이] “대통령에 고언할 것”
[박] “대통령과 맞설 것”
 
박 원내대표는 당선 뒤 “올바른 대한민국, 새로운 야당, 새로운 정치를 여는 힘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제가 해야 할 첫 일은 세월호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일”이라며 5월 국회 소집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고도 제안했다.
 
무엇보다 박 원내대표는 ‘존재감 있는 야당’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국민 앞에 우뚝 서는 새로운 새정치연합을 보여드리겠다”라며 “국민들에게 당당한 야당으로, 존재감 있는 야당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박 원내대표는 2004년 초 MBC 선배인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에 의해 당 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방송 기자와 앵커 경력으로 다진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당의 입’으로 맹활약해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며 금산분리법 통과 등 재벌개혁에 앞장섰다. 특히 금산분리법을 소급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때는 정동영계의 핵심 측근으로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며 ‘BBK의혹’을 주도적으로 파헤쳐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듬해 총선에서 야당의 수도권 참패 분위기 속에서도 서울 구로을에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18대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간사로 활약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전제하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했다. 천성관 검찰총장, 김태호 총리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사법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을 맡아 검찰 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기용돼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데도 앞장섰다.

정국 순항
‘시계제로’
 
2011년 5월 여성으로는 처음 당 정책위의장에 임명돼 이른바 ‘3+1(무상 급식·의료·보육+반값 등록금)’ 등 보편적 복지 정책을 설계했다. 같은 해 치러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천정배 추미애 신계륜 의원 등 쟁쟁한 경쟁자를 모두 제치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돼 주가를 높였다.
 
비록 무소속 시민사회 후보로 나선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의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해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무조건 양보’로 박 시장의 당선을 도와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후 당과 국회에서 잇따라 ‘여성 최초’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2년 1·15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에 뽑혀 한명숙 대표와 함께 민주당에서는 최초로 여성 선출직으로 지도부에 입성했고, 19대 총선에서 구로을에 출마해 3선에 성공한 뒤 첫 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올랐다.
 
이후 국회 본회의의 관문인 법사위를 맡아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반대하고, 검찰 개혁법안인 상설특검법과 특별감찰관법을 관철하는 등 제1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법안 처리와 관련해 새누리당으로부터 ‘월권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법사위 내에서는 여야 협의에 따라 원만한 운영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hlee@ilyosisa.co.kr>
 

[이완구 원내대표는?]
 
▲충남 청양 출생
▲양정고 졸업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미국 미시건주립대 석사  
▲단국대 행정학 박사
▲행정고시(15회)·경제기획원
▲홍성경찰서장
▲LA총영사관 영사
▲충북·충남지방경찰청장
▲15·16대 국회의원
▲UCLA 교환교수
▲2006∼2009 충남도지사
▲2010 새누리당 충남도당 명예선대위원장
 
 
[박영선 원내대표는?]
 
▲경남 창녕 출생
▲수도여고 졸업
▲경희대 지리학 학사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MBC 보도국 기자, LA 특파원
▲MBC 보도국 경제부장
▲17·18·19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대변인
▲국회 정보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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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