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초보 안철수 '흔드는 손' 실체추적

호랑이 굴에 호랑이 없다더니~ "숨은 독사에 물렸다"

[일요시사=정치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민주당과의 합당을 결정한 후 한 달여 만에 고된 시련을 겪고 있다. 당초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안 대표는 현재 자신의 향후 거취까지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안철수를 흔드는 세력은 과연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그 실체를 추적해봤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안철수 공동대표가 민주당과의 합당을 결정했을 때 윤여준 당시 새정치연합 의장은 "사슴이 호랑이굴에 들어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또 "호랑이굴에 들어가 보니 막상 호랑이가 없었다"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호언장담 떵떵
호랑이 없었나?

하지만 합당을 결정한 후 약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안 대표는 자신의 향후 거취까지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여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놓고 위협하는 호랑이는 없었지만 바위틈에 숨어있던 독사에 물린 격"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선 합당 과정에서부터 안 대표는 이리저리 휘둘렸다. 당초 양측은 통합야당의 당명에서 '민주'라는 단어를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에선 당명에 민주라는 단어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새정치연합은 민주라는 단어가 포함될 경우 '도로민주당'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두 글자를 반드시 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통합신당의 당명이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결정되면서 안 대표는 이미 지고 들어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또 합당 과정에서 불거진 정강정책과 관련한 논란, 최고위원제 폐지, 비례대표 지역구 출마 금지 등의 이슈에서도 안 대표는 번번이 민주당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그때마다 한 발씩 물러나는 행보를 거듭해야만 했다.

중앙당 창당대회 다음날에는 민주당 출신 의원들의 계파와 성향을 분석한 '새정치민주연합 성향 분류'라는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새민련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문건 내용이 알려진 후 수십 명의 의원들이 당 대표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을 정도다.

당 지도부는 그런 문건을 작성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았다. 새민련은 이후에도 연이어 터진 내부문건 쇼크로 큰 타격을 받았다. 새민련의 언론 대응 방침과 지방선거 전략 등 자칫 오해를 살 만한 내부문건들이 언론에 줄줄이 새어 나갔다. 이때부터 당내에 안 대표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계 인물로 분류되는 김상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민주당 출신 김진표, 원혜영 두 예비후보들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김상곤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김상곤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양 후보의 논평을 보고 "새누리당이 낸 논평인 줄 알았다"며 경악하기도 했다.

당내 반발에 밀린
기초 무공천 철회

하이라이트는 무공천 철회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었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명분으로 합당했지만 합당 이후 당 내부에서는 무공천 결정에 대한 불만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새누리당이 공천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새민련만 무공천 하게 되면 기초선거는 전패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었다. 기초선거를 망치게 되면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연일 안 대표를 흔들었다.

새민련 조경태 최고위원은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안 대표를 공격하는 당내 일부 의원들을 겨냥해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에 손상을 주고 흠집 내려는 자들은 지금이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티던 안 대표도 당 안팎의 강한 압박에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일 새민련 지도부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여부를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무공천 회군'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사실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연이어 터진 내부문건 쇼크 배후?
도 넘은 내부 비판, 잘못된 만남?

새민련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안 대표는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로 공천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이 나오자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며 "기초공천 여부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 나에 대한 신임투표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대표 측은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하기 전 주말을 이용해 두 차례나 무공천 여론조사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것으로 알려졌다. 무공천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결과는 공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때문에 결과가 뒤집힌 것은 친노진영의 조직적인 방해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사실 친안세력과 친노세력의 물밑싸움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안 대표는 무공천을 주장했지만 친노계는 공천을 주장하며 물밑에서 안 대표를 흔들어 왔다. 여론조사 사실이 공지되자 친노계 의원들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자신의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공천의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 안 대표를 흔드는 배후세력으로 가장 의심 받는 것 역시 '친노'다. 실제로 친노 강경파 의원들은 자신의 SNS 등을 활용해 시도 때도 없이 안 대표를 비판해왔다. 일부 비판은 차마 당대표를 향한 비판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수위가 높은 것들도 있었다.

정청래 의원은 "안철수, 당신 멋져!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주자!"라며 무공천 결정에 대해 조롱했고, 김광진 의원은 안 대표에 대해 한 네티즌이 "가지가지 하네 이 X같은 XXX"라며 적나라한 욕설을 남긴 게시물에 호응을 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노계의 한 관계자는 "상대당도 아니고 자당 당대표에 대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안 대표를 공격했다"며 "희롱이 도를 넘었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흔들리게 되면 가장 이득을 얻는 것도 친노라는 분석이다.

현재 당 지도부가 흔들리면 창당 과정에서 소외됐던 친노계가 급부상할 수 있다. 또 잠재적 대권경쟁자인 안 대표가 흔들리면 반대급부로 친노의 수장격인 문재인 의원의 몸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시작된 싸움
승자는 누구?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조직적인 안철수 흔들기라고 보진 않는다. 다만 외부에서 들어온 일개 초선의원이 제1야당의 당대표를 맡는다는 것에 대해 은근히 불만도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다른 해석도 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합당 결정 후 안 대표가 표방한 모든 것들이 기존 민주당 기득권 세력을 위협하는 것들이었다"며 "안 대표를 흔드는 것은 특정계파가 아니라 기존 민주당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었던 세력 그 자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새민련이 기초선거 공천을 결정한 만큼 향후 기초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공천하는 작업에서도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구 민주당과 안 대표 측 간 후보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이 예상되는 것이다. 자신을 흔드는 손에 맞서 '정치초보'인 안 대표는 과연 무난히 정치실험을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요즘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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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