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서 나온 '남재준 제물론' 실체 추적

"다 된 밥에 재 뿌릴 수 없다…국정원장 목 날려라"

[일요시사=정치팀] "청와대가 남재준(국가정보원장) 목 날릴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 최근 여권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 주요 정치이슈에 휘말리며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남 원장을 지켜준 것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번에도 과연 지켜줄 수 있을까? 대답은 회의적이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여권이 남 원장의 경질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 들려오는 '남재준 제물론'의 실체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추적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각별한(?) '남재준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박 대통령과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경선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자신의 국방안보특보로 남 원장을 임명했다. 비록 경선에서는 패했지만 남 원장은 이후 국방안보 분야에서 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국방안보 멘토
'남재준 사랑'

지난해 3월 남 원장이 박근혜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박 대통령의 남재준 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정원장은 보통 대통령의 최측근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가 임명되는 자리다. 국내외 모든 정보를 다루는 부서이다 보니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과거에는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독대보고를 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었다. 당연히 정권의 실세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

남 원장이 취임 후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자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셀프개혁’을 주문하며 남 원장에 대한 무한한 지지를 보냈다. 야권이 수 개월간 장외투쟁을 벌이며 남 원장의 사퇴를 촉구할 때 남 원장을 지켜내는 일은 박 대통령으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공무원 간첩증거조작사건(이하 간첩증거조작사건)이 터졌을 때도 박 대통령은 남 원장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하는 선에서 그쳤다.

6월 지방선거는 '박근혜의 선거'
남재준 그냥두면 '수도권 빅3' 위험


하지만 간첩증거조작사건의 파문이 점점 더 확산되면서 청와대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 결과 간첩증거조작사건이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검찰은 지난달 31일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과 협조자 김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법원에 낸 공소장을 보면 국정원이 간첩증거조작사건에서 번번이 거짓 해명을 내놓으며 증거를 조작해왔다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다.

국정원은 지난 2월14일 "국정원과 검찰이 법원에 낸 중국 공문서 3건이 모두 위조됐다"는 중국 정부의 회신이 공개되자 "중국 선양 주재 총영사관을 통해 입수했다. 사실에 부합하는 문서로, 위조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이 문서는 국정원이 협조자를 시켜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정원이 공문을 가로채고 팩스 발신번호까지 조작 해가며 위조문서를 진짜인 것처럼 속이려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정원의 민낯
국민들 '충격'


지난 2월28일에는 대검찰청이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세관) 발급 문서를 감정한 결과, 중국 정부가 진본이라고 밝힌 변호인 쪽 문서와 국정원·검찰 쪽 제출 문서에 찍힌 도장이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국정원은 "중국은 한 관공서 안에서도 복수의 인장을 사용한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공소장에는 국정원 직원 김 과장이 협조자 김씨가 위조를 주저하자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키면서 위조문서에 넣을 문구까지 적어준 사실이 적시되어 있었다. 



협조자 김씨가 위조비용으로 중국돈 4만위안(약 74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 돈을 국정원 측이 지급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이는 (정권에 찍히면) 누구라도 간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섬뜩한 이야기다"라며 "9시 뉴스에서 한 시간 내내 떠들어도 모자라지 않을 사건"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 내부에서는 남 원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국정원의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은 가히 충격적이며, 국정원의 신뢰는 다시 한 번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국정원의 신뢰 재건을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철저히 파헤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서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수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국정원의 '국' 자도 꺼내지 않았을 사람이다. 그런 최 원내대표가 국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것은 청와대도 (남 원장을 경질하기로)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남 원장의 경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기류 변화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야권에선 봐주기 수사라고 하는데 정말 봐주기 수사라면 검찰이 공소장에 저런 내용들을 담았을까? 어설픈 봐주기 수사는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차라리 강력한 수사의지를 보여주며 선을 긋는 편이 여권의 입장에선 더 낫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미 검찰의 공소장에서 국정원의 증거조작 혐의가 대부분 드러난 상황에서 청와대가 언제까지 남 원장의 경질을 미룰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는 달리 간첩증거조작사건은 남 원장의 임기 내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무작정 선을 긋고 남 원장을 옹호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청와대의 기류가 변한 이유는 더 있다. 새누리당 친이계에서는 간첩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남 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갈등은 곪고 곪아 최근에는 남 원장의 거취문제가 여권 내 계파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었다. 남 원장의 거취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친이계가 이를 계기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야권에 이어 친이계까지 남재준 경질론에 가세한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진영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질 우려도 있다.

친이계 결집
사면초가 친박

게다가 지금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이 사안을 오래 끌 경우 아무리 콘크리트 지지율을 가진 박 대통령이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지율의 하락은 국정운영동력 상실로 이어진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청와대도 잠잠해지는 것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남 원장의 경질론에 무게가 실리는 가장 큰 원인은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지방선거가 남 원장의 목을 날리는 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내놓은 오류투성이 해명들
"경질은 기정사실…문제는 시기?"


박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전국적으로 야당 소속 시도지사가 많아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은 야권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의혹 등을 이유로 현정권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해온 상황에서 이번 선거를 정권에 대한 '재신임'과 연결시키며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때문에 남 원장이 지방선거 승리에 걸림돌이 된다면 박 대통령은 얼마든지 남 원장을 쳐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 원장의 경질은 이미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빅3로 불리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 선거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자리수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남 원장을 경질하지 않고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빅3를 야당에 모두 내주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에는 특히 진보성향을 가진 20~40대의 유권자들이 많은데 남 원장을 경질하지 않고는 결코 이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표심
박근혜 고심

현재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른바 '박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온다. 박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장관의 인천시장 출마선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은 당초 인천시장직에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당에서 현직 장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이 임명한 현직 장관을 지방선거에 차출하자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박심이 작용한 것이다. 정황상 그렇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남 원장의 경질은 기정사실이고 다만 문제는 '시기'일 뿐"이라며 "너무 일찍 남 원장을 경질하면 결집된 보수층을 오히려 와해시킬 수 있고, 너무 늦으면 여권이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 지금 청와대에서는 남 원장을 언제 어떤 식으로 경질하는 것이 지방선거 표심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 한창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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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