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호 2기 출범, 신한의 ‘새로운 시작’

'다른 생각·새로운 시작’으로 대한민국 금융사 새 지평

[일요시사=경제2팀] '신한'의 단독 질주가 놀랍다.

저금리 시대로 인한 이자마진 감소와 경기침체, 대기업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의 증가로 국내 금융그룹의 실적이 대폭 감소했지만, 이 가운데서도 신한금융그룹은 2008년 이래 6년 연속으로 금융권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26일 대한민국 금융의 신화를 써가고 있는 신한의 한동우호(號) 2기가 닻을 올린다.

소위 ‘신한사태’로 일컬어지는 전(前) 경영진의 분쟁으로 안팎으로 신한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았던 가운데 취임한 한동우 1기가 시작된 지 만 3년만이다.

한 회장은 2011년 취임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승계 프로그램 신설 ▲집단 지성을 활용한 ‘그룹 경영회의’ 정례화 ▲고객에게 통합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CIB, PWM 등의 사업부문제 신설 ▲전문성과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프로세스 도입 등 여러 분야에서 신한을 새롭게 변모시켰다.

이를 통해 신한이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빠른 시간 내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되찾았다.


또한, 신한금융그룹의 위상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평가에 있어서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금융전문지 더 뱅커지(誌)는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선정했다.

2012년 57위, 2013년 51위에 이어, 2014년에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해 신한은 3년 연속 국내 1위 금융 브랜드를 차지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지난해보다 무려 56위 오른 30위를 차지함으로써 삼성, 포스코 등을 제치고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장기간에 걸쳐 신한이 고객에게 보여 준 상품, 서비스, 사회공헌활동, 재무실적 등 다양한 기업활동이 총체적으로 평가를 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신한은 이제 한동우 집권 2기를 맞아 이제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동우 2기의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의 '새로운 시작'이 바로 우리 눈 앞에 와있는 것이다.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

지난 1월 신한금융그룹은 2014년도 그룹의 경영슬로건을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으로 발표하고, ‘고객을 위한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 글로벌 현지화·신시장 개척, 채널 운영전략 혁신, 전략적 비용절감 성과도출이라는 6개 중점추진과제를 선정했다.

한 회장은 “이제는 ‘금융의 본업’이라는 관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가 왔다”며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아니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주의’에 입각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한에게 주어진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 입각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으로 신한의 '새로운' 시작을 하자는 경영 슬로건은 한동우 2기의 출범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

최근 금융권에서 은퇴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은 여전히 초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은퇴 비즈니스 추진 차별화는 은퇴라는 특정한 영역에서 창조적 금융을 좀 더 구체화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초기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양적 경쟁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

이에 신한은 고객의 은퇴에 대한 니즈를 제대로 해결해 주기 위해서 고객이 어떤 은퇴 생활을 원하는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위험 성향은 어떠한지 등 고객의 시각에서 접근하기로 했다.

은퇴라는 우리 사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관점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모은다면, 은퇴 시장은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고객과 신한의 신뢰와 상생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현지화, 신시장 개척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성장의 기회가 남아있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그룹의 신 성장동력으로 필연적이며, 점차 글로벌화 되어가는 국내 기업들을 더욱 잘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금융의 역할이다.

현재 15개국 73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은 각 금융지주사들이 일성으로 글로벌 진출을 외칠 때,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현지화’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외에서 신한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15년까지 순익의 10%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창출한다는 비전 하에 지난 2년간 기존의 5대 핵심시장(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에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신성장 기회 발굴’과 차별화된 전략를 통해서 글로벌 사업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다.

채널운영전략 혁신

오늘날 IT 기술 발달로 인해 금융과 관련된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터넷 뱅킹의 보편화로 창구 내점 고객이 줄어들고, 보험은 다이렉트 보험의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펀드 시장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운용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펀드 슈퍼마켓 개념의 회사가 설립되었다.

취임 후 조직 안정화 견인…한국 대표 금융브랜드 등극
2기 ‘따뜻한 금융’ 업그레이드…‘미래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결국,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살펴보면, 하나같이 금융회사의 기존 채널에 상당한 위협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은 미래채널의 모습을 예상하며, 전체적인 관점의 채널 전략에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한이 생각하는 진정한 미래 채널의 모습이란,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이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그 역할을 분담하고, 각각의 서비스가 고객 관점에서 물 흐르듯이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한금융그룹은 그룹사간 채널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점점 효율성이 강조되는 경영환경 하에서 그룹사간의 채널 역할 분담과 마케팅에 있어서의 협업을 통해 그룹사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가치를 높인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업을 추구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은 물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략적 비용절감 성과 도출

저성장·저수익이라는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결국 비용의 전략적 집행과 통제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략적 비용 절감이라는 것은 단순히 아끼고 줄이자는 것과 다른 말로, 효과적인 지출을 통해 그 효용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은 ‘몸을 가볍게 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즉, 기존의 확장 지향적인 점포 전략을 재검토하고, 본부 지원 조직도 마찬가지로 효율성 관점에서 재편할 계획이며, 사업 전략에 있어서도 차별화가 어려운 영역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출혈 경쟁을 벌이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면 고객의 편의성과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한은 이 부분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전략적 비용절감이 단순히 생존을 위한 궁여지책이 아닌 차별적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적은 비용으로도 고객에게 예전과 같은 수준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줄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신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한 회장은 2011년 취임 후 그룹을 이끌어갈 사상적 가치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창립 이후 신한을 이끌어왔던 혼이 무엇이었고, 작금의 시대에 걸맞는 기업의 역할이 무엇인지 원점에서부터 숙고했다.

그 결과, 신한금융그룹의 존재가치를 이렇게 정의했다. 

“신한의 존재 이유는 사업을 영위하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 이라고.

이것이 바로 2011년 신한금융그룹이 그룹의 미션으로 정한 '따뜻한 금융'이다.

이는 금융회사가 본업인 금융을 통해 고객들과 따뜻한 유대감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성장은 물론, 생존을 담보 받을 수 없다 한동우 회장의 시대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그동안 신한을 현재의 위치로 올려놓았던 수익성 일변도의 금융기업문화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일대 변혁이라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한동우 2기에서는 신한의 고유 명사로 자리매김한 ‘따뜻한 금융’ 이제 2014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다.

따뜻한 금융의 2.0버전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날 시대가 요구하는 금융의 본업이란, 시대적 흐름에 맞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 다음은 고객이 맡긴 자금을 잘 운용해서 불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금융의 본업을 잘 하기 위한 도구인 금융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자금 운용의 방식은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상품, 서비스, 그리고 자금운용의 방식에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방법,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한 회장은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을 통틀어 ‘창조적 금융’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신한의 지향점을 달성하는 과정을 좀 더 구체화 해보면 아래와 같다.

고객의 가치가 커지면 신한도 그 일부를 수익으로 얻을 것이고, 또 더 많은 고객들이 신한과 거래를 하고 싶어할 것이다.

더불어 신한의 기업가치도 점점 커질 것이고, 이렇게 신한이 더 많은 고객들과 거래를 하면서 그들의 성공을 돕고, 경제 전반의 관점에서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는 금융의 기능을 잘 수행하면, 사회적 가치도 커지게 된다.

이렇게 ‘고객’과 ‘기업’, 그리고 ‘사회’의 가치가 함께 커지면서 상생 발전을 이루어가는 ‘상생의 선순환구조’가 이루어지게 된다.

결국 따뜻한 금융의 개념을 발전시킨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은 ‘창조적 금융’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상생의 선순환구조’를 형성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 회장은 2기를 맞아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적극 추진하려 하고 있다.

첫 번째는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이다. 즉, 지금까지 따뜻한 금융의 추진 경과를 보면, 그 개념에 대한 전파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며 회사 차원에서 따로 추진한 실적도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장 직원들의 일상 업무에 이르기까지 녹아 들어가지는 못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올해는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에 중점을 두고 먼저, 각 사별로 현장의 실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원칙을 정립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정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

두 번째가 수익률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이다.

이는 자금 운용의 영역으로 좁혀서 생각해본 것으로 운용 측면에서 창조적 금융의 의미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다양한 운용의 방식을 모색함으로써 고객이 맡긴 자산을 잘 불려주고, 더불어 자체 운용 자산의 수익률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빠른 성장을 계속할 때에는 운용처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즉, 투자를 하고 싶어도 자금이 없다 보니 금리는 올라가고 금융회사 관점에서는 ‘운용’보다 ‘조달’이 관건이 되던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 성장이 둔화되어 금리가 내려가고, 자산 가격의 상승세도 꺾이면서 금융의 화두가 ‘운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즉, 금융회사의 보유 자산 운용 방식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주식, 채권 외에 다양한 투자 방안을 모색해 본다든가, 여신 일변도의 운용에서 벗어나 투·융자 복합상품을 시도해 본다던가 하는 것이다.

한 회장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길을 개척하다 보면 그룹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에필로그>

한 회장의 취임 2기인 2014년 금융환경은 그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으며, 또한 정보유출 등 각종 이슈로 금융권을 향한 국민의 시선마저 따가운 상황이다.

하지만, 한 회장은 흥망성쇠를 거듭해온 수많은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누구나 어렵다고 외치고, 모르겠다고 고개를 떨구는 이 때, 더욱 철저한 분석과 준비만이 신한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이 커다란 전환기를 맞으면서 금융업 또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혼란기지만,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일수록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외부적인 환경이나 운(우연)이 아니라 변화에 맞게 대처하는 기업의 선택과 행동이라는 것을 한 회장은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아울러 “2기에는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통해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동시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위기에도 견딜 수 있는 재무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30년 넘게 금융업에 몸담으며 많은 금융회사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한동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을 지속가능기업이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이와 같은 전략 과제들을 반드시 실천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동우 2기가 정상의 신한을 얼마나 더 높은 세계로 이끌 수 있을지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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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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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