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방통위 스캔들 전말

'거사' 끝났지만 첩첩산중…도로 '최시중판'?

[일요시사=사회팀] 종편 재승인 후폭풍이 거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 사업자에 대한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또 한 차례 종편을 둘러싼 고지전이 예고되고 있다. 같은 시기 조직을 비교적 무난히 이끌었던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낙마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장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불거진다. 방통위를 둘러싼 마찰은 이명박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종합편성채널사업자(이하 종편)에 대한 재승인을 의결한 가운데 '봐주기 심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방통위는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31일 승인유효기간이 만료되는 <TV조선>, <JTBC>와 다음달 21일 승인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채널A> 등 4개 방송사업자에 대한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유효기간은 3년이다.

종편 재승인
거센 후폭풍

이날 상임위 의결에 앞서 야당추천 인사인 김충식 부위원장과 양문석 위원은 각각 종편 선정 심사위원들이 작성한 채점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고성이 오가던 회의는 야당 추천위원들이 심사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퇴장하면서 남은 세 위원(이경재·홍성규·김대희)의 전원 찬성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정치적 심사'였다는 방통위 안팎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회의 자리에서 양 위원은 "(종편 재승인 검토를 위한) 항목별 채점표를 방통위 사무국에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면서 의혹을 지폈다.

당시 양 위원은 "세부 채점표도 안 보고, 중간 총계도 모르고, 사무국이 만들어준 평가 문건만 보고 어떻게 심의를 하고 의결을 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정종기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5월에 백서를 만들어 공개할 내용이지만 그 사항이 공개되면 심사위원의 인적사항 등 심사위원들이 개별적으로 곤란한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논란을 없애고자 공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양 위원은 '상임위원의 적법한 권리행사'라는 취지로 채점표 공개를 촉구했다. 그는 "채점표를 보여주지 않으면 (점수) 조작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압박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외부 비공개를 전제로 양 위원에게 채점표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당추천 인사인 홍성규 위원은 "만약 채점표를 공개할 경우 다음에는 아무도 종편 선정 심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의 날선 공방은 결국 채점표를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럼에도 '종편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은 불식되지 않았고 회의는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다.

종편 재승인은 정부·여당이 추천한 3명의 위원만으로 우여곡절 끝에 의결됐다. 그러나 '퍼주기 채점' 의혹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야권의 공세는 점차 격화되고 있다.

종편 재승인 의결 십자포화…봐주기 심사 있었나
친박중진 이경재 중도경질 뒷말…야당과 친해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야당 측 간사인 유승희 의원(민주당)은 종편 재승인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심사 결과를 무효로 선언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 유 의원은 종편 재승인 과정에 불거진 여러 의혹들에 대해 추후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크건 작건 국회 안에서의 진통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국회 밖에서는 법적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양 위원은 재승인 안건이 방통위를 통과한 다음날(20일) 언론 인터뷰를 갖고 "관련 공무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과 방통위의 재승인 의결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함께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종편발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국회나 법원으로 옮겨 붙고 있는 셈이다.

친박 이경재
경질 배경은?

때문에 방통위는 지난 이명박정부 때처럼 또다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둘릴 공산이 커졌다. 최근까지 '이경재 체제'의 2기 방통위는 '최시중 체제'의 1기 방통위와 비교해 여야 합의에 더 적극적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3월24일 취임한 뒤 방통위를 별다른 잡음 없이 이끌어왔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오랜 기간 신뢰를 다져왔기 때문에 방통위 안팎에선 그의 연임을 유력하게 내다봤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재신임에 대한 대통령 결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이번 달 초부터 본격적인 교체설이 불거졌다.그러나 파행 운영된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2기 방통위는 전원 물갈이를 앞두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연임이 점쳐졌던 이 위원장이 사실상 경질되면서 오는 25일을 끝으로 물러난다는 점이다. 친박 중진으로 알려진 그는 왜 청와대 눈 밖에 난 것일까.

일정대로라면 오는 26일 3기 방통위 출범에 맞춰 청와대는 최소 20일 전까지 차기 위원장을 지명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5일에도 이 위원장을 차기 위원장으로 유임한다는 언질은 없었다. 당시 이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문제로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가 이 위원장의 교체를 결심한 배경은 대외적으로 이동통신사를 컨트롤하는 문제, 구체적으로 말하면 휴대폰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과다지급 문제 개선을 꾸준히 방통위에 요구해왔다.

지난 2월 있었던 미래창조과학부 및 방통위 업무보고에서도 박 대통령은 "스마트폰 가격이 시장과 장소에 따라 몇 배씩 차이나고, 스마트폰을 싸게 사기 위해 추운 새벽에 수백 미터 줄까지 서는 일이 계속돼선 안 될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입법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은 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 상임의원들이 개점휴업 상태로 접어들면서 표류했고, 같은 시기 이동통신사 3사의 불법 보조금 경쟁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청와대가 결심을 굳혔다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코드설'이 거론된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여당보다 야당에서 평가가 더 좋아 경질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련 언론보도를 살펴 보면 야당추천 인사인 김 부위원장과 양 위원은 이 위원장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같은 <동아일보> 출신이자 선후배 관계라는 묘한 인연이 있다. 최근 간담회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이 자신을 추켜세우자 "야당에서 칭찬하면 불이익을 받는다”고 뼈있는 응수를 했다.

또 지난달 19일 있었던 국회 업무보고에서 이 위원장은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직 KBS 앵커출신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임명된 것에 대해 "KBS 윤리강령에 위배됐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청와대의 인사에 부담을 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시각이다.

선거 앞두고
변수 급부상

이명박정부 당시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를 통합한 부처인 방통위는 지난 정권 핵심실세인 최시중 전 위원장이 군림하며 한때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이름 높았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미래창조과학부로 상당 업무가 이관되면서 조직의 위상과 예산은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정치권이 가장 눈여겨보는 정부기관인데 그 이유는 선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방통위는 언론장악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로 의심을 샀다. 사정기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과 관련한 상납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최 전 위원장이 힘을 받을수록 각 언론사 경영진은 최 전 위원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회고했다. 또 그는 "현 정부 입장에서 이명박정권의 가장 큰 공로는 언론 환경을 권력을 쥔 편에 유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익혀 알려진 대로 종편 재승인은 선거를 앞둔 야권 입장에서 득이 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특히 비교적 '반야당' 성향이 뚜렷한 <TV조선>과 <채널A>의 존재는 다가올 지방선거의 중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한 보좌관의 말을 빌면 "종편을 놔두는 한 정권 탈환은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야권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 그런데 여기서 종편을 감시·견제해야 할 방통위가 종편의 꼭두각시가 된다면 위기감은 곧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반대로 새누리당 입장에선 종편만큼 든든한 우군이 없다. 새누리당 한 보좌관은 "아무래도 정치인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얼굴이나 말을 오랜 시간 노출시켜주는 매체를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종편을 옹호한다기보다는 이해관계가 맞는 거고, 반대로 온라인 언론 생태계에서는 진보 쪽의 주장이 더 비중 있게 실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배경으로 정치권의 주된 관심은 '누가 방송 언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쏠린다. 방통위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이들이 정부 통신정책을 좌우하기 때문이 아니라 언론정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최성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험난한 인사청문회가 예고되는데 종편을 내준 야권은 최 내정자를 향한 검증의 수위를 높이면서 난국을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21일 최 내정자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최 의원은 "최성준 후보자가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관련한 사실을 공개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지난 2009년 어머니의 사망으로 6억300만원에 해당하는 주택을 상속받았음에도 상속세를 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자 측은 후보자는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는데 증빙이 빠져있어 실상을 파악 중인 것으로 답했다.

언론장악 놓고 여야 정치공방 격화
지방선거 앞두고 돌발 변수로 부상

하지만 최 의원은 "국세청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최 후보자가 납세한 현황을 증빙하기 위해 발급한 '납세사실증명 문서'에는 상속세를 납부한 사실이 없었다"며 "상속세법에 따른 세율을 적용하면 1억2000만원의 상속세를 납부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또 "최씨가 20세이던 2005년 70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동안 꾸준히 예금이 증가해 현재 1억4000만원의 예금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세금을 납부한 사실이 없었다"며 "만약 세금 탈루가 아니라면 후보자는 최씨가 학생 또는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추궁했다.

최 내정자가 받고 있는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 의원은 '최 내정자 자녀의 세금 탈루 의혹'을 함께 제기하며 각을 세웠다. 최 의원은 "후보자 외동딸인 최씨의 예금재산이 1억4000만원에 이르는데도 증여세 납부사실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임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난항

이처럼 신임 방통위원장을 향한 검증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경우에 따라선 최 내정자가 낙마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법에는 정통하지만 방송이나 통신 영역에서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최 내정자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방통위원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방통위 안팎에서 제기된다. 종편 재승인으로 시작된 '방통위 스캔들'은 출범을 앞둔 3기 방통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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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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