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나비효과' 잘하면 판 확 뒤집힌다!

심상찮은 정치판 6월 특급태풍 지각변동 대예측

[일요시사=정치팀] 지방선거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지방선거는 과거부터 3대 선거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명운을 건 총력전에 나서면서 이미 과열 양상까지 띠고 있다. 판이 커질 대로 커진 6·4지방선거의 결과는 정치권에 어떤 '나비효과'를 몰고 오게 될까? <일요시사>가 미리 예측해봤다. (※나비효과-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

지방선거는 지방정부를 새롭게 구성하는 전국단위 선거로 과거부터 중요한 선거 중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대선과 총선과 비교해서는 그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는 여야 모두 여러 가지 명분을 내걸고 선거에 나서면서 그 의미가 아주 크고 복잡해졌다.

여야 총력전
스타탄생 임박

우선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여야 모두 명운을 걸고 총력전에 나서면서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차출됐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선후보로도 어색하지 않은 이들이 부지기수다. 또 통합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출현으로 지방선거의 판세가 박빙으로 변하면서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스타탄생의 조건이 고루 갖춰진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스스로도 대권에 뜻이 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는 추세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도지사가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되면 경남사람들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경남지사 출신이 한 6개월 더 지사직을 하는 것보다 대통령이 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도 "도지사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와야 된다"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권주자 뜨고 지는 지방선거
당권경쟁 눈치 보기도 '치열'


과거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대권의 꿈을 실제로 품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체로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며 선을 그어온 것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오는 2017년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면 중도 사퇴가 불가피하지만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 재보선을 치를 필요가 없어 부담이 덜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지역에서 큰 인물을 키워달라는 호소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전히 중도사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대권출마와는 선을 긋고 있는 잠룡들도 있지만 이들도 막상 상대후보들의 대선 불출마 서약 요구에 대해서는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하진 않지만 충격적인 합당선언으로 승부수를 띄운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경우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대권 스케줄이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반면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권잠룡들의 성적표가 좋지 않다면 반대급부로 이번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 문재인 의원 등이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누가 뜨고
누가 질까


지방선거의 영향력은 벌써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14일에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처음으로 안철수 공동대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4월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해 왔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여야 내부의 권력구도 역시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경우 벌써부터 친박과 비박의 희비가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박심을 등에 업고 출마한 친박계 후보들은 오히려 박심 논란에 발목이 잡히며 지지율이 답보상태다. 



반면 비박계로 분류되는 정몽준, 남경필, 홍준표 후보 등은 선전하고 있다. 당초 당내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차출된 것을 두고 '비박 몰아내기'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만약 비박 중진들이 지방선거에서 대거 살아 돌아온다면 새누리당 내 권력구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크게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연합의 경우에도 내부 속사정이 복잡하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합당선언을 하긴 했지만 당헌·당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당 일각에선 이렇게 다른 성향의 양당이 과연 결합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회의론도 힘을 얻고 있다.

친노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의 경우 안철수 공동대표를 향해 "점령군처럼 행동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안 공동대표가 지난 17일 친노와 비노 진영 간 갈등의 중심에 있는 조경태 최고위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조 최고위원의 방을 직접 찾아 30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조 최고위원은 바로 전날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매노종북 신당배제'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일부 친노 의원들은 조 최고위원에게 욕설까지 해가며 강하게 항의했고 당시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전해진다. 그런 다음날 안 공동대표가 조 최고위원을 찾았다는 것은 사실상 조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비노진영을 결집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다.

친노 대 비노+새정치연합의 대진표가 그려지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양대 진영의 명운을 건 대결로 평가되기도 한다. 새정치연합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안 공동대표와 비노진영에 힘이 실리겠지만 패할 경우 친노진영이 급격하게 결속할 가능성도 있다. 또 지방선거가 끝나면 여야 모두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지방선거의 결과는 더더욱 여야의 당내 역학구도와 직결되어 있는 문제다.

이번 지방선거가 대규모 개각과 연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내 중진들을 대거 차출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출마 직전까지도 절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인물들이다. 이들이 출마를 결심한 것엔 당내 압박도 있었겠지만 여러 가지 솔깃한 제안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대규모 개각설
충성 보은인사?

일례로 지난해 10월 재보선 당시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의 화성갑 출마에 반발하던 김성회 전 의원은 갑자기 화성갑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서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선언을 한다. 이후 '보은인사설'이 불거졌고, 김 전 의원은 얼마 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며 보은인사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5월 중순이 되면 국회의장단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연쇄적으로 순환배치를 하는 과정에서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보은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미 해수부 장관, 안행부 장관, 방통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았나? 개각 수준은 아니고 공기업 낙하산인사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의 교체설도 나오고 있지만 상식적으로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경제부총리 자리에 보은인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의도 정치지형도 크게 흔들어 놓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현역 국회의원 중 공식적으로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사람만 20명이 넘는다. 또 대법원에서 당선무효가 확정된 의원이 2명이고, 현재 법원 2심까지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의원도 5명이나 된다. 때문에 오는 7월 재보선은 미니총선을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략 15곳에서 많으면 17~18곳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 이후 대규모 개각?
역대 최대 재보선, 과반 깨질까?


10곳만 넘어도 역대 최다 지역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은 새누리당이 156석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과반의석이 깨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국 각지 선거에 출마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주로 호남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중도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 의석이 줄어들 가능성보단 새누리당의 의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7월 재보선을 통해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복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고, 야권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과 정장선 전 의원, 천정배 전 의원, 새정치연합 이계안 공동위원장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선까지 내다보고 있는 중진급 의원들이 재보선을 통해 대거 원내에 진입한다면 여의도의 정치지형은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이번 지방선거가 몰고 올 나비효과 중 하나다.

특검공세
이번에 마무리?

마지막으로 야권의 각종 특검 공세도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박근혜정권은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에 대한 '재신임'과 연결시키며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으로 1년 넘게 지속해온 부정선거 논란을 끊어버리겠다는 복안이었다.

또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그동안 특검에만 매달려온 야권 자체적으로도 전략수정이 불가피해 특검 요구로 대립을 거듭해왔던 여야 관계가 일시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야권의 공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국정원특검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친노 강경파들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따라서 안 공동대표와 비노진영이 이끄는 당 지도부가 이번 선거에서 패하고 나면 선명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친노 강경파가 당권을 장악하고 투쟁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정치권에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게 될까? 지방선거발 '빅뱅'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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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