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파파라치 보도 논란

'여왕' 사생활에 대한민국 발칵

[일요시사=연예팀] 김연아 선수의 열애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열애를 최초 보도한 매체는 '파파라치'로 유명한 <디스패치>. 그러나 김연아 소속사의 법적대응 시사와 '스토킹'을 연상케하는 취재방식 때문에 그간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줬던 파파라치 보도가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을 통해 파파라치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정리해봤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여왕'이 지난달 25일 귀국했다. 귀국 당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했던 김연아는 지난 3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식에서 소치올림픽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팬들과 만났다. 지난 5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만찬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일정을 마쳤다.

어디까지 허용?

그리고 지난 6일, '김연아 열애설'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파파라치 보도로 유명한 <디스패치>가 열애설을 최초 보도했고 각종 언론사들이 후속 보도를 통해 열애소식을 다루면서 두 남녀의 사생활은 인터넷을 뒤덮었다. <디스패치>의 제호는 '뉴스는 팩트다'이다. <디스패치>는 '팩트'를 위해 '여왕'과 '여왕의 남자' 김원중을 반년 동안 따라다녔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가 샅샅이 공개됐다. 관련한 동영상은 무단으로 유포됐고 추측성 기사들이 쉴새없이 쏟아졌다. 김연아 연관검색어로는 '김원중 집안'' 김원중 가족' '김원중 과거 기사' 등이 새롭게 자리 잡았다.

배우 박광현은 김원중을 둘러싼 이른바 '연예인 킬러'라는 루머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김연아 선수 남친이 과거에 누굴 만난 게 왜? 뭐?"라며 "나이 삽십에 한 번도 연애 안 해본 게 더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그 상대가 연예인이었다면 죄인가? 참"이라고 반문했다. 박광현은 이어 "만나고 헤어지는 건 둘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예쁜 사랑 하시길. 축하요"라고 두 사람을 응원했다.

김연아 측은 열애기사가 난지 두 시간여 만에 열애를 인정했다. 하지만 김연아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는 하루 뒤인 지난 7일 "김연아 선수의 열애 보도 기사와 온라인상 글들과 관련해 허위사실이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 등에 대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톱스타라면 사생활 침해 감수해야"
                [vs]
"사생활은 개인의 기본권…대응해야"

<디스패치>는 일단 발을 빼는 모양세를 취했다. <디스패치>는 해명 글을 통해 "굳이 여러 차례 찍을 필요가 있냐고도 묻습니다. 이는 사진의 거짓말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찰나의 순간은 거짓을 말하지만, 축적된 시간은 거짓말을 못합니다"며 6개월간 두 남녀를 따라다닌 이유를 밝혔다. 톱스타의 사생활 공개 논란에 대해서는 "톱스타는 이런 취재를 감당해야 하냐고요? 관심 때문입니다. 그들은 대중의 관심으로 많은 것을 누립니다. 그 관심이 줄어든다면, 취재할 이유도 없습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무분별한 파파라치식 보도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성우 이용신씨(@yongsini)는 트위터를 통해 "범죄자도 아닌 사람을 6개월간 미행하고 맘대로 사진 찍어올리고 특종이라 자랑하듯 인터뷰하는 작자를 기레기라고 합니다. 기자라고 하지마세요. 진짜 특종은 사생활 폭로 따위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잠입취재와 스토킹을 혼돈하지 맙시다"며 김연아 측의 법적대응을 응원했다.

<디스패치>의 해명을 문제 삼는 누리꾼도 있었다. 아이디 wisg****는 뉴스 댓글에 "무슨 소리냐, 도대체 뭘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거냐? 일반 국민들은 김연아의 남자친구가 누구든 상관없거든. 팬들은 더더욱 알고 싶지 않거든. 김연아의 열애설로 이득을 보는 건 니들 디스패치와 김연아 못 잡아 먹어 안달인 특정 집단을 밖에 더 있어? 김연아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들 위해서 김연아가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거야? 십몇년을 노력해서 톱스타 자리에 오를 동안 니들 디스패치가 해준 게 뭐 있다고 톱스타니까 감수해야 된다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라고 적었다.
 

아이디 jwr5****는 "사생활을 6개월 동안 쫓아다닌 것도 소름끼치지만 그걸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더 소름끼친다. 톱스타니까 감당해야 한다고? 톱스타는 개인의 사생활조차 누릴 자유는 없는 건가? 사생활은 개인의 기본권이다. 그것도 디스패치가 취재한 시기는 올림픽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걸리지 않았으니 당당하다고 하는데 만약 걸렸고 이후 슬럼프라도 오거나 했으면 어찌할 건가. 더불어 이제 은퇴하고 쉬려는 김연아에게 그 휴식마저 빼앗은 게 디스패치다. 정신 좀 차려라"라고 적었다.

알 권리? 스토킹?
욕하면서도 클릭

언론사의 파파라치식 보도를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나영*은 "난 파파라치를 옹호한다.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했을 분이다"고 말했다. 아이디 gyps****도 "이해가 안 된다. 기사 내기 전에는 무조건 당사자에게 검열을 받아야 하는가. 정치인들에 관한 스캔들도 이렇게 물고 늘어질 건가. 기사가 정확한 팩트에 의해서,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나온 내용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글도 있었다. 아이디 jyjy****는 "누리꾼들. 올림픽 끝나고 기사를 내주어 고맙다고 했던 누리꾼들이 소속사에서 법적대응을 운운하니까 이제 와서 언론사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것은 이중인격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주장했다.

아이디 hsaj***는 "김연아는 단순 스포츠선수가 아닌 스타다. 물론 자기 훈련 등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의 관심이 있었기에 CF를 찍고 수익을 내고 훈련에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김연아는 스타다. 스타들의 사생활 노출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누가 책임지나

아이디 ghde****도 "김연아는 대중의 힘으로 재벌이 된 소녀다. 2013년 CF 수익만 130억이다. 기타 초상권 및 부수익은 추산도 할 수 없다. 대중의 관심이 없다면 저 소녀가 어찌 재벌이 되었을 수가 있겠는가"라고 파파라치 보도를 옹호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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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