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올린 새정치민주연합 예견된 적전분열 막전막후

일촉즉발 '적과의 동침'…아슬아슬 살얼음판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6일엔 창당준비위 발기인대회를 열고 통합야당의 새로운 당명까지 발표했다. 당초 합당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예상됐지만 겉으로 보기엔 의외로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선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아귀다툼이 조용히 시작됐다. 6월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벌어지는 통합야당의 적전분열 양상을 <일요시사>가 집중 취재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해 만든 통합야당이 지난 16일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고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통합야당은 이날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하고 이달 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을 한다는 계획을 재차 확인했다.

아귀다툼 시작

당초 양측은 통합야당의 당명에서 '민주'라는 단어를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내부에선 당명에 민주라는 단어를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반면 새정치연합은 민주라는 단어가 들어갈 경우 '도로민주당'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두 글자를 반드시 빼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결국 통합신당의 당명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양측 모두가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양측의 기싸움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셈이다.

양측은 창당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일사천리로 통합절차를 속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아귀다툼이 벌써 시작됐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신당 창당과정에서 우려됐던 '친노배제론'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신당추진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발표한 신당추진단 면면을 보면 일부 범친노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포함되긴 했지만 친노 핵심세력은 철저히 배제됐다는 평가다. 민주당 내 친노가 최대계파인 점을 고려하면 의도적인 배제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또 모바일투표제 폐지나 최고위원제 폐지 등도 친노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선도 인선이지만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을 대폭 중도로 이동시키고 있다. 그동안 김 대표의 중도표방 노선에 대해 친노진영은 크게 반발해왔다.

그런데도 친노 측에서는 이번에는 별다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전혀 뜻밖이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야권통합의 대의를 위해 친노진영도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모종의 '음모론'도 솔솔 피어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친노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마치 누군가의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그래서 들려오는 말이 지방선거를 일부러 여당에 내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서 떠도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이번 지방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매우 불리하다.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기초선거에서는 압도적으로 새누리당에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고, 새누리당이 거물급 인사들을 대거 차출하면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숙청' 본격화?
합당 박수치고 뒤에선 당권 노린다

어차피 패색이 짙은 선거에 친노가 왈가왈부하게 되면 창당과정에 방해가 됐다며 선거 패배 후 책임이 친노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철저히 김·안 공동대표 체제로 치르게 한 뒤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책임을 물어 대폭적인 당 지도부 물갈이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김·안 공동대표가 어렵게 만들어놓은 새정치민주연합을 친노는 손쉽게 장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손 안대고 코풀기' 전법이다.
 


친노가 목표로 하는 것은 차기 총선이다.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하기만 하면 김·안 공동대표가 내세운 중도표방 노선이 틀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의 노선을 대폭 수정하고 친노 주류들이 대거 입성할 수 있다. 또 친노 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모바일투표제의 부활 등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가 있다.

모바일투표제는 조직동원력이 좋은 친노진영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룰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차기 총선에서도 친노가 당을 장악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한발 더 나아가 문재인 의원을 앞세워 다시 차기 대선까지도 노릴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반면, 오히려 새정치연합 측이 당권 장악에 더 혈안이 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협상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이 잇따라 과도한 요구를 해오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 공동대표가 민주당을 통째로 삼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고 한다. "이럴 바엔 통합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나왔다는 후문이다.

새정치연합 측에서 민주당 측에 최고위원제도 폐지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새정치연합 측은 "최고위원제는 계파정치를 강화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기득권 포기를 주장하고 있다.

최고위원제가 폐지되면 가장 큰 반사이득을 얻는 것은 안 공동대표다. 그만큼 당대표의 권한이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현 지도부와 기존 계파들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통합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친노진영은 당내에서 세력이 또 한 번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안 공동대표가 이번 합당에 전격적으로 응한 것은 지방선거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장악해 차기 총선과 대선을 노리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물론 이 같은 정치권의 시나리오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양측은 결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너무나도 다른 노선 때문이다.

최후의 승자는?

국정원의 간첩 증거 조작사건과 관련한 공동기자회견이 대표적인 사례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지난 9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생중계 기자회견 직전 현수막에 적힌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이란 문구를 종이로 덧대 국정원 '증거' 조작사건으로 급하게 고치느라 생중계 기자회견이 잠시 늦어지는 해프닝이 있었던 것이다. 새정치연합 측에서 돌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친노진영에서는 '증거' 조작이 곧 '간첩' 조작이라며 줄기차게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진영의 민낯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겉보기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과연 내부갈등을 잘 해소할 수 있을지가 통합야당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치민주연합, 지방선거 전망 캄캄

50~60대 이상 유권자 수가 늘어나면서 통상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지방선거가 이번에는 달라질지 주목된다. 안전행정부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유권자 수는 처음으로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대체로 20~30대가 진보적 성향을 가진 반면, 50~60대 유권자들은 보수성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보수당에 유리할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5060 유권자 늘고, 지지율 역부족


과거 사례를 보면, 다섯 차례의 지방선거는 대부분 야당이 이겼다. 지방선거가 '여당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새로 탄생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예상 외로 높지 않다는 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 3~7일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2.0%p) 통합신당(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38.3%로 추락해 새누리당(47.8%)과는 9.5% 포인트로 벌어졌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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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