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③'변방의 희망지기' 최문순 강원도지사 특별대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3: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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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현상은 국민들의 실망수치"

[일요시사=정치팀] 2014년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누가 뭐래도 '지방선거'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 지사는 지방선거가 만들어 낸 스타이기 때문이다. 최 지사는 지난 2011년 4·27 보궐선거에 깜짝 등장해 불리했던 판세를 단숨에 뒤집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당시만 해도 정치신인에 불과했던 그의 승리는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느새 최 지사도 2014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았다. 그동안 최 지사가 '변방'으로 취급받던 강원도에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14년 뜨는 인물이다.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민주당 소속인 최 지사는 차기 강원도지사 후보군 중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색채가 강한 강원도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눈길을 끈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민주당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2014년엔 소치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관심은 자연스럽게 2018년 동계올림픽이 예정된 강원도 평창으로 옮겨갈 것이다. 이래저래 최 지사와 강원도는 2014년 이슈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2014년 최 지사가 강원도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하루 10개가 넘는 공식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하고 있는 최 지사를 만나 현 정치권의 답답한 상황과 내년 지방선거 판세 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최 지사와의 일문일답.

 - 벌써 임기 마지막 해입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으셨습니까?
▲ 2013년 도정의 주요 성과를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우선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고, 레고랜드 본 협약 체결 및 스페이스캠프 개발협약 등으로 어린이 왕국이 건설됐습니다. 2014생물다양성 총회 등 대규모 국제회의 유치에 성공했으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성공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외에도 복지투자 1조원 시대 진입, 2014년 국비 5조원 달성, 기업 및 외자유치 목표 초과달성, 농산어촌의 소득증대 및 활력화 등 다양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 2014년 강원도정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2014년 주요현안 과제는 본격 추진 과제와 국가 지원 과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본격 추진 과제로는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개발,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 평창동계올림픽 특구 개발, 2014세계생물다양성 총회 등 국제회의 성공개최로 평창인지도 제고, 레고랜드코리아 조성 등이 있습니다. 또 국가 지원 과제로는 춘천~속초 간 고속화 철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추진, 여주~원주 간 철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추진, 원주 첨단의료기기 생산단지 조성,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 폐광지역 관광자원화 사업 등입니다. 이 같은 과제를 역점 추진하여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 약 3년 정도 강원도정을 이끄셨습니다. 직접 경험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습니까?
▲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완전한 형태가 아닌 중앙과 지방의 8대2 분권입니다. 경찰, 법원, 검찰, 대학 등 주요 조직이 다 중앙정부 산하에 있습니다. 이렇게 중앙에 예속돼 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지역의 특성을 살린 적절한 정책들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지방분권이라는 말도 중앙에 예속된 것을 전제로 한 개념이므로 앞으로는 '지역주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각 지역의 특성과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세밀한 제도와 방안들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민주당, 기득권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안철수 견제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 살펴라"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는 강원도의 최대 현안이자 전 국민적인 관심사입니다.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 올림픽 개최 준비는 정상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2014년에는 1802억원을 투입해 진입도로와 경기장 및 대회관련시설의 실제 공사가 시작됩니다. 특히 동계올림픽 특구는 올림픽 기능과 관광·문화·주거·산업 기능이 융·복합된 '올림픽 명품도시'로 조성되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동계올림픽을 평화와 문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문화·관광 분야 사업 종합계획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원도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습니다. 지난 2011년 재보선에서 최문순 지사를 선택했던 강원도 민심이 변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통적으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도민들의 선택은 차이를 보여 왔습니다. 특별히 지사직을 잘못 해왔다든가, 민심이 변화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도민들께서 큰 틀에서 선택한 것이라 봅니다. 

- 강원도가 역대 정권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실제로 강원도는 오랫동안 홀대를 받아 왔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서울~속초 간 고속철도는 20년이 넘은 숙원사업인데 아직도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도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최 지사의 공약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엔 포함되지 않는 등 또다시 강원도가 홀대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습니다. 강원도 홀대론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입니까?
▲ 최근 강원도는 북극항로와 시베리아, 유럽을 횡단하는 기차(TSR) 등 섬나라를 탈피하고 대륙국가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을 포함한 북방경제, 대륙국가로의 진출은 성장동력을 잃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도 환동해권 경제와 대륙국가 진출에 있어서의 강원도 역할론, 혹은 전진기지화를 수용하여 새로운 플랜에 동참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지사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민주당원으로서 최근의 정치적 혼란과 민주당이 진보진영의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사과드립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생을 챙기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지만,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국민과 더욱 대화하고 협의하지 못하는 새누리당도 문제지만 민주당도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근본적인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정치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도 과거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거리와 현장에서 국민을 만나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현상'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소위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 수치라고 봅니다. 따라서 현 정치권은 '안철수'라는 특정 인물에 대한 견제보다는 국민들이 무엇을 지적하고 무엇을 바라는가 하는 점을 잘 살펴야 합니다. 

- 만약 안철수 신당의 영입제안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현재 안철수 신당 측에서 저를 영입을 하려는 움직임은 없습니다.(웃음)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인적 구성이 어렵기 때문인지 안철수 신당 활동이 조금 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안철수라는 이름에 모아지는 기대에 부응하려면 조금 마음에 안 들더라도 신당을 창당하기보다는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에 들어와서 당을 개혁하고 강화해서 좋은 정당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수색채 강한 강원도서 압도적 1위
강원도 홀대론에서 강원도 역할론으로

- 현직 도지사로서 내년 지방선거의 판세는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 아직은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내년 지방선거는 국민들의 요구와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세밀하게 준비해서 당략적 차원보다도 국가 전체가 화합하고 소통하는 하나의 국민 토론장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강원도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 접경지역인 강원도는 평화적인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강원도는 그간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선도적 역할 수행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천안함 사태에 따른 정부의 5.24조치로 남북교류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향후 남북관계의 상황변화 및 정부정책을 주시하면서, 정부승인 가능 사업부터 우선 추진하는 등 탄력적인 대응을 해나갈 것입니다.

- 새해를 맞이해 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해주시지요.
▲ 새해 강원도는 새 발전 전략으로 '중심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그동안 변방으로 취급받던 강원도를 극동아시아 환동해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강원도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새해에는 도민 여러분도 바라는 모든 일들을 성취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아 활기차고 진취적인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최문순 강원도지사 프로필>

▲MBC 기자
▲MBC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초대위원장
▲MBC 대표이사
▲제18대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강원도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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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